바위틈에 피는 철쭉
다시는 못 올 것 같은 주작산에 또 왔다
바위틈마다
바위의 내장 같은 꽃들이 솟는다
절벽을 잡고
하늘을 향하여 치솟는 유혹
굳게 닫혔던 입을 열어
붉을 대로 붉은빛이 번지고 있다
오랜만에 붉은빛으로 증발하는 아침을 본다
바위틈에서 세월과 맞바꾼 화려함을 본다
삶은 햇빛에 의해 퇴색되어 가는 것이 아니라
화려함과 맞바꾸고 있다
철쭉을 내장으로 갖지 못한 나는
저 바위틈을 부러워하는 중이다
철쭉이 점점 붉어지는 동안 내 일생은
바위틈을 바라볼 것이다
붉은 주작산, 앞으로도 오랫동안
바위틈에 철쭉을 심을 것이다
그 일은 눈동자 붉도록 하늘을 보게 하는 일
梁該憬
2018.4.28. 주작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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