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2017.12.9.토. 수장水葬(내변산 내소사)

kyeong~ 2017. 12. 23. 02:55

 

 

 

 

 

 

수장水葬

 

날이 추워지니

골짜기를 흐르는 물이 수척해진다

끝도 없이 떨어지는 나뭇잎을 수장하다가

손을 놓고 야위어간다

차곡차곡 쌓이는 붉은 영혼과

그대로 잠들어가나보다

화석처럼 지울 수 없는 광경

분 골처럼 쏟아지는 흰 눈 사이로

정처 없이 떠나가는 길

겨울 골짜기를 감고 가는 길은

수장된 영혼을 메고 가는 것

길 위에 하얗게 서리는 안개를 보았는가

영혼의 눈물이 부딪치며 흩어지는 것이리라.


梁該憬

2017.12.9.토. 내변산 봉래구곡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