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2017.11.4. 백양사 단풍나무 아래서

kyeong~ 2017. 11. 14. 01:18

 

 

 

백양사 단풍나무 아래서

 

11월이 되자 나의 언어는
쓸쓸하다, 쓸쓸하다
새로운 언어를 얻기 위해서
백양사 단풍지대로 간다
나무의 어깨 위에서 자랑스럽게 빛나는 별들
훈장 같은 단풍잎이 가득하다
별처럼 눈부신 잎들이 강을 이룬다
신이 만든 하늘 아래 있다
오색의 별들이 넘쳐흐른다
은하수를 만난 듯 찬란하다
바람이 불 때마다 유성처럼 떨어지는 별들
잎이지는 일이 저리도 찬란 일인 것을

11월이 유성처럼 떨어져 나갈 때
아름답다, 아름답다
쓸쓸했던 언어가 어디로 갔는지는 모르지만
떨어진 그 많은 별들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지만.

 

梁該憬

2017.11.4. 백양사 애기단풍나무 아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