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水葬
날이 추워지니
골짜기를 흐르는 물이 수척해진다
끝도 없이 떨어지는 나뭇잎을 수장하다가
손을 놓고 야위어간다
차곡차곡 쌓이는 붉은 영혼과
그대로 잠들어가나보다
화석처럼 지울 수 없는 광경
분 골처럼 쏟아지는 흰 눈 사이로
정처 없이 떠나가는 길
겨울 골짜기를 감고 가는 길은
수장된 영혼을 메고 가는 것
길 위에 하얗게 서리는 안개를 보았는가
영혼의 눈물이 부딪치며 흩어지는 것이리라.
梁該憬
2017.12.9.토. 내변산 봉래구곡에서
'poem-아직도 모르지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꽃은 꽃술이 없는 까닭에(2018.1.13 덕유산에서) (0) | 2018.01.13 |
---|---|
2018.1.6.토. 고도의 풍경(정선 '운탄고도'를 걸으며) (0) | 2018.01.06 |
2017.11.4. 백양사 단풍나무 아래서 (0) | 2017.11.14 |
어둠에 대하여(가지산 무박산행) (0) | 2017.10.20 |
지리산 연가(지리산 천왕봉에서) (0) | 2017.08.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