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2022.4.17. 그해 봄

kyeong~ 2022. 4. 19. 23:50

그해 봄

 

잡목들 사이로

교실 복도처럼 나있는 길

사람들이 줄지어 걸어가고 있다

인기척에 복도로 들어서려는 진달래

뒤죽박죽 얼굴을 들이밀었다가

아무도 모르는 숨소리를 얹어본다

진달래 꽃술이 붉게 타는 소리

 

뉴스 첫머리에 날마다 오르는 숫자가 있기 그전 

숲의 통로로 들어가고 있다

독하게 버틴 기침을 봄물에

잠시 쏟아낸다

바위 끝 절름발이로 선 진달래도

나무 뒤에서 열병을 앓던 진달래도

햇빛으로 빛나는 하늘에 핀 진달래도

나를 위해 피었던 것은 아닌지

 

품으로 자꾸만 들어서는 진달래

뒤죽박죽으로 핀 진달래를 안고

통계의 숫자가 질 생각을 않는 독한 계절로

다시 돌아왔다

무심코 안고 온 진달래

하필 독한 계절에 내게로 왔는지

 

梁該憬

2022.4.17.일 남원 문덕봉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