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관매도 해변에서 황홀한 시간을 보내고
관매도를 다 본 것처럼 흡족한 마음으로 밤을 보냈다
어제 관매 해변에서 왼쪽에 위치한 방아섬과 독립문을 살펴보았으니
오늘은 관매 해변 오른쪽 관호마을 주변의 명승지를 둘러보기로 했다
7시 이른 시간이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더워지기 전에 꽁돌이 있는 관호마을로 향했다
선착장에 내리면 크게 맞이하는 관매도 안내판
이 안내판을 중심으로
왼쪽으로 가면 해수욕장이 있는 관매리 마을
오른쪽으로 가면 꽁돌이 있는 관호마을
관호마을 전경
바다 쪽에서 바라본 풍경과 마을 뒤편에서 바라본 풍경
아늑하고 조용한 마을이다
돌묘와 꽁돌로 가는 길
관호마을 지나서 뒷산 언덕을 넘어가면 바로 꽁돌이 있는 해안이 나타난다
아침부터 푹푹 찌는 날씨지만 푸른 하늘이 열려있고 주변의 푸른 들판은 싱그러움이 가득하다
조도에서처럼 관매도에도 쑥을 재배하는 밭이 있다
꽁돌로 가는 가는 길옆으로 푸른 들판이 쑥밭이다
관호마을의 돌담들
제주도의 현무암 돌담과는 다르다
더 작은 돌로 쌓은 돌담이다
주변의 막돌로 쌓은듯했지만 사이사이 작은 돌을 끼워 넣어 꼼꼼하게 담을 쌓아 올렸다
천년이 가도 이 마을을 지켜줄 것 같은 돌담이다
관호마을 미역
재배한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채취한 자연산 돌미역이라 한다
관호마을 담장에 핀 야생화
우실
관호마을을 지나 자동차가 올라갈만한 길을 따라 오르면 언덕 안부에 우실이 있다
우실은 바람의 피해가 많은 곳에 돌담을 쌓아서 피해를 최소화했던 시설이다
꽁돌
언덕 위 우 실근처 정자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해안으로 내려가면 너른 바위에 꽁돌이 바다를 향하고 있다
거인의 손가락 크기만 한 자국이 선명한 거대한 꽁돌
산에서 굴러 떨어졌다면 거칠고 모난 면이 있을 텐데...
세월이 모난 면을 모두 지웠나 보다
홀로 제왕처럼 서있는 둥근돌이다
꽁돌과 형제섬
꽁돌의 전설
신기하게도 거인의 손바닥 자국이 파여 있다. 억지스러울 법도 한데, 정말 거인의 손바닥 자국처럼 선명해 놀랍다.
이 돌에서 관매도 전설이 시작된다.
꽁돌은 원래 옥황상제가 애지중지 여기며 가지고 놀던 공이었으나, 옥황상제의 딸들이 가지고 놀다 지상에 떨어진 것.
옥황상제가 하늘 장사를 시켜 공을 가져오게 했는데,
왼손으로 공을 들고 가던 중 이곳 선녀들의 거문고 소리에 취해 주저앉게 되었다고 한다.
옥황상제는 다시 아들들을 보내 가져오게 했으나 역시 거문고 소리에 취해 선녀들과 시간을 보내느라 눌러앉게 되었다.
진노한 옥황상제는 벌을 내렸다.
하늘 장사는 꽁돌 앞의 돌무덤에 가두고, 아들들은 관매도 앞 형제섬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실제로 꽁돌 옆에는 독특한 무덤처럼 생긴 작은 돌이 있다.
이 거대한 꽁돌은 절벽에서 떨어졌는데 소금기가 있는 바닷물이 묻고 거센 바람 때문에 침식작용을 하면서
우연하게 거대한 손자국이 생겼다고 한다
이 손자국 모양은'해양 타포니'현상에 의해서 생겨난 것으로 손자국 모양이 처음엔 손마디까지 보일 정도로 정교했지만
풍화작용으로 마모가 되면서 점점 흐려지고 있다고 한다
소금기가 묻은 주변의 움푹 파인 지형에서도 파악할 수 있다
꽁돌 주변의 특이한 해안 타포니 지형
돌묘
꽁돌 주면에 흩어져있는 돌묘들
해양 타포니 때문에 형성된 특이한 모양의 소금기가 있는 돌들이다
꽁돌에서 대략 1km 떨어진 하늘다리로 이동
산길로 올라가는데 천천히 걸어도 30분이면 오를 수 있다
좁은 숲길로 오르지만 오르는 길에 이 섬에서 자생하고 있는 나무에 붙여진 이름표를 보면서
나무들과 인사를 나누는 사이 금방 오를 수 있다
숲길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관매도의 기암들이 얼굴을 내민다
저 바위에 올라서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하늘다리를 향했다
하늘다리로 가는 길 중간쯤의 아래 절벽에 관매 제4경 할미드랭이 굴이 있다
선박을 이용해서 바라볼 수밖에 없어 많이 아쉽다
하늘다리 너머 갈 수 없는 곳의 풍경
하늘다리
(진도군청 관광과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사진)
드론이나 배를 타고 찍어야 하는 풍경
바다에서 바라본 하늘다리가 훨씬 웅장하고 멋지다
하늘다리에는 방아섬에서 방아를 찧던 선녀들이 날개옷을 벗고 쉬던 곳이라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는데,
그 전설이 뒷받침될만한 선녀들의 흔적은 찾아볼 순 없었다.
그래도 쉬어가기 좋은 경치인 것만은 확실하다.
하늘다리 위에서 바라본 풍경
다리는 생각보다 아담하다
여기서 더 이상 갈 수 없고 되돌아와야 한다
바위산 중심부를 칼로 자른 듯이 똑바르게 갈라져 그 폭이 3∼4m이고,
바다 수면으로 돌을 던지면 물에 떨어져 닿는 시간이 13초가 걸린다고 한다
참으로 아슬아슬한 그위에서 머리만 내밀고 내려다보면 산이 움직이는 듯 온몸에 찬 기운이 오싹할 정도이며
그 주변 기암절벽에 감탄을 억제할 수가 없는 절경이다.
반대편에도 고개를 내밀어 아래를 보니 깎아지른 절벽에 원추리꽃이 곱게 피어있다
이쪽저쪽 반으로 갈라진 절벽 위에 다리를 어떻게 놓았을까
양쪽으로 통하는 절벽의 바람을 느끼기에는 최고이다
이렇게 관매도의 바람과 하늘과 한 몸이 되는 순간
아뿔싸 오후의 기상이 안 좋아져 오전에 빨리 나가야 한다고 선착장으로 내려오라고 했다
오후 2시 30분 배로 나가려 했으나
급하게 내려와 11시 50분 배를 탔다
하늘에도 바람이 없고 바다도 잔잔하다...
여행사에 속은 느낌이다
관매도에서 진도 팽목항으로 오는 동안 들렀던 섬이다
지붕이 예뻐서 담아보았는데 섬마다 지붕 색깔을 달리하였다
섬마을 집들의 지붕만 보아도 어느섬이구나 ...하고 알 것 같다
관매도에서 진도까지 2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해상거리가 먼 것이 아니라
이름도 생소한 작은 섬을 들러서 운항한다
대마도 모도 소마도 관사도 나배도 조도(창유항)를 거쳐서 진도 팽목항으로 들어왔다
선상에서 담아본 나배도 모습
이제는 조도와 나배 도간 다리가 생기면서 좀 더 접근이 쉬워졌다
왜냐면 조도까지 가는 배는 자주 있기 때문이다
다리가 생기기 전에는 관매도행 배를 타야 하는데 하루 2번 가능했다
진도 팽목항 도착
등대의 세월호 리번만 보아도 어느 섬인지 알 수 있는 슬픈 등대 풍경이다
몇 년 전 조도와 관매도 산행을 하면서 마음속에 짙게 남아있어서 또 한 번 여행을 하게 되었다
날씨가 더워서인지 조도산행이 생략되어 많이 아쉬웠지만 이 날씨에 산행을 해도 무리겠다 싶다
먼저번 관매도 여행 때 못 가본 벼락바위를 가보려 했는데 일기예보 때문에 서둘러 나가야 한다고 해서
또 못가보고 2시간이나 앞당겨 진도로 나왔다
섬은 넉넉한 시간을 가지고 느린걸음으로 천천히 들러봐야지 나가야 할 날짜를 정하고 들어오면
못 보고 가는 풍경이 많기 마련이다
뜻하지 않게 고깃배를 이용해 관매도 절경을 볼 수 있어서 먼저와 다른 여행이 되었는데
구명조끼 없이 배를 태우는 안전불감증이 아직도 있다니... 안전에 대한 지도가 더 필요하다는 걸 실감했다
서둘러 나온 것이 미안했던지 예정에 없던 진도타워에 들러 진도대교 주변의 풍경과 케이블카의 모습을 바라보고
여름휴가 같은 2박 3일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2022.8.15. by gyeong~
===> 다음 편에 진도타워 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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