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항재에서 화절령을 거쳐 새비재까지 이르는 40킬로 길을 운탄고도라고 한다
운탄고도는 석탄산업이 활발하던 시절 1000고지 이상 산 중턱을 따라 석탄을 운반하던 길이었지만
석탄산업이 바닥으로 추락하면서 운탄고도의 길도 뒤안길이 되었다
하이원리조트에서 스키장을 건설하고 주변 길을 조성하면서 다시 하이커들에게 관심을 받는 길이 되었다
만항재에서 백운산을 거쳐 도롱이연못 마운콘도로 이어지는 길은 교통이 편하고 길이 아름다워 몇 번 걸었지만
화절령에서 새비재까지 걷는 길은 연이 닫지 않아 아쉬웠는데
이번 산우들과 백패킹도 할겸 화절령에서 새비재 구간을 목표로 길을 떠나게 되었다
화절령은 마운틴 콘도에서 도롱이연못 방향으로 4킬로 가량 걸어서 가도 되고
옛 폭포주차장에서 산길로 약 5킬로가량 걸어서 도착할 수 있다
화절령 주소
강원 정선군 사북읍 사북리 산 160-3
(도로명) 강원 정선군 사북읍 도사곡길 42-1
2022.9.17. 토~일 화절령~새비재
오전 7시 인천 출발
11시 화절령 도착
11:30 새비재 방향 트레킹 시작 -5킬로 걷고 다시 리턴(원점회귀)
화절령에서 도롱이연못으로 1킬로 이동
오후 4시부터 도롱이연못에서 백패킹
다음날 11시경 인천으로 출발
사북 방향 풍경
사북에서 화절령으로 올라가는 길에서 잠시 쉬었다
푸른 하늘 저편으로 가을이 밀려오고 있다
화절령으로 오르는 길에 만난 투구꽃
일명 꽃꺼끼재(꽃꺾이재)라고하는 화절령은 약 1100m 높이에 위치하고 있으며
영월군 중동면과 정선군 사북읍의 경계이기도 하다
진달래가 만발하여 이 고개를 넘나들던 나그네와 나무꾼이 한아름 꽃을 꺾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탄광이 번성하던 시절에는 학교가 있을 만치 마을이 번성하였는데
석탄산업이 사라지면서 마을도 학교도 이 길을 넘나들던 트럭도 사라지고
길만 덩그러니 역사의 뒤안길처럼 남아 있다
다양하게 개발된 운탄고도 둘레길과 운탄고도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는 대형 안내판
운탄고도
1960~1980년대까지 만항재에서 함백역(40km)까지 석탄을 실어 나르기 위해 이 길을 만들었고
장대한 산중도로는 반세기 동안 대한민국의 산업화를 이끈 숨은 동력이었다
운탄고도는 '석탄을 나르던 옛 길(運炭古道)'이라는 뜻도 있지만 '구름이 양탄자처럼 펼쳐져 있는
옛길 운탄고도(雲坦高道)'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화절령 낙엽송길을 지나 하이원호텔&CC로 이어지는 구간에는 다양한 석탄 역사문화의 이야기가 소개되어
옛 탄광문화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으며,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해발 1,100는 고지와 능선으로 이어지는 호젓한 산길로
수백여 종의 야생화와 희귀 고산 식물이 함께 호흡하는 아름다운 힐링 명소이다
꽃꺼기재(화절령)에서 출발하여 원래는 새비재를 거쳐 함백초등학교까지는 걸어야 하지만
차량 이동이 원할치 않아서 5km 구간까지만 걷고 되돌아오는 걸로 했다
원하는곳에 갔어도 더 걷고 싶은 욕심때문에 아쉬움의 연속이다
더 많이 걷는 행복에 중독이 된것일까
운탄고도 출발!!
구름이 양탄자처럼 펼쳐져 있다는 말... '雲坦高道' 인정이다
걷는 내내 구름과 함께 걷는 날이 되겠다
시원하게 쭉쭉 뻗은 낙엽송 사이로도 보이는 건 구름뿐이다
길은 트럭이 지나다닐 만큼 넓고 평지 수준의 길이다
자칫 단순하여 지루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하늘과 맞닿은 길 그래서 하늘길이라고 하는 길
구름과 바람과 들꽃과 그리고 마음속의 생각을 끄집어내며 걷다 보니 단숨에 5킬로를 주파하는 길이다
이 길은 연신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지나는 길이다
자전거족들에게 만항재에서 새비재까지 강추! 강추다
양발로 걷는 사람들이 수시로 비켜주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건강한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양보란 기분 좋은 베픔이다
멀리 마운틴 콘도의 곤돌라 탑이 보인다 그 옆에 더 높이 솟은 봉우리가 백운산이다
마운탑과 백운산 중간쯤에 헬기장이 있는데
처음에 이길을 걷던 날이 생각난다
헬기장 주변에 야생화가 가득하여 우리는 천상에서 내려온 선녀들처럼 아름다운 식사를 했다
옛날 대감 목장승.... 재밌는 길 안내판이다
이곳에서 광부로 일하던 아버지 목장승을 나타낸듯하다
산박하?
트럭이 멈춘 지 몇십 년이 지났지만 석탄을 나르던 흔적이 거뭇거뭇하게 남아 있는 길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광산일을 하느라 등이 휘도록 생을 바쳐 일을 하던 길이다
그 돈으로 대학 보내며 절대로 이곳에서는 살지 말라 했다 한다
서울 가서 넥타이 매고 출근하라고 대학을 보냈다고 한다
산의 허리춤이 내어진 길을 따라...
아버지의 땀과 숨결이 수없이 녹아든 길
아버지의 굽은 등 같은 길이다
두위봉으로 이어지는 산 능선이 보이고요
사실은 5km 거리의 두위봉을 오르고 싶었지만 태풍의 열기때문인지 여름날씨를 방불케 하여
걷기좋은 운탄고도를 걷기로 했다
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 하늘을 날아가는 날이다
남쪽에서는 태풍 '난마돌'이 온다고 하지만 정선의 하늘은 천연덕스러울만치 아름답다
낙엽송이 시원스럽게 뻗어 있는 길
운탄고도 마운틴콘도에서 화절령까지 걷는 구간에 낙엽송이 많이 자라고 있다
누렇게 가을색을 띠거나 고산지대의 안개가 서둘러 얼어버린 날에는 탄성이 저절로 뿜어져 나오는 길이다
개쑥부쟁이
쑥부쟁이가 길을 따라 연신 웃고 있다
구절초와 가끔 헷갈리기는 하지만 잎을 보면 정확히 구분 할수 있다
쑥부쟁이의 꽃은 보랏빛을 띠며 잎은 매끈하게 길다
구절초는 꽃이 하얀색이고 잎은 쑥의 잎과 비숫하다
배관 사이로 핀 쑥부쟁이
문득 콘크리트 빌딩사이로 고개내밀고 사는 나와 같다
운탄고도를 알리는 안내 리번
1330의 뜻은 운탄고도의 가장 높은 지점 만항재 높이를 뜻한다
곧은 길도
굽은 길도
눈이 시리도록 푸른 길
구름을 따라 구름이 흘러가는 만치 걸었다
자작나무
종잇장처럼 얇게 벗겨지는 껍질
저렇게 넓게 벗겨지는 껍질에 편지를 쓰고 싶다
까도 까도 양파껍질처럼 벗겨질 것 같은 자작나무 껍질이다
무심히 함께 하는 벗들
걷는 사람은 거의 없고 저렇게 거침없이 달리는 젊은 바이크족이 많다
만항재에서 함백역까지 약 50킬로 정도를 저렇게 달리고 나면 얼마나 좋을까
거침없이 싱싱한 매력에 이끌려 자꾸만 돌아보게 된다
이렇게 외진 길을 바이크족들이 채워주니 오지가 아닌 기분이다
5km 지점까지 갔다가 다시 5km 돌아온 화절령 솔밭
휘어진 나무라고는 없는 울창한 솔밭이다
바닥이 푹신푹신하여 그대로 누워도 좋은 곳이다
평상과 솔밭이 넓게 자리하고 있어서 백패커들에게는 안상 맞춤인 곳이다
원래 이곳에서 백패킹을 하려고 했는데 산우들이 도롱이연못으로 가자고 한다
1km 만항재 방향으로 이동하면 도롱이연못이다
질경이 씨앗이 여물어가고 들꽃은 우리 올 줄 알았다는 듯이 발꿈치 들고 반기고 있다
만항재에서 이곳 화절령까지 20킬로미터를 걷고
여기서 다시 폭포주차장까지 5킬로를 걸었던 그해 겨울이 생각난다
함께 걷는 사람도 없이 추운 날 외롭게 걸었다
고지대의 눈보라와 함께 완주했다는 뿌듯함이 몇년이 지난 지금도 전해진다
낙엽송이 울창한 도롱이 연못
하이원 리조트 마운틴콘도에서 이곳까지 3.7킬로
이곳에서 백패킹을 하기 위해 마운틴콘도에서 많이 걸어오는 길이다
도롱이 연못은 1970년대 석탄을 캐던 갱도가 지반 침하로 주저앉으면서 만들어진 생태연못이다. 도롱이란 이름은 화절령 일대에 살고 있던 광부 아내들이 이곳 연못의 도롱뇽이 살아있으면 남편도 무사할 거라는 믿음으로 기도했던 데서 유래했다. 고지대에 자리해 더욱더 신비로운 풍경을 간직한 도롱이 연못은 노루와 멧돼지 같은 야생동물들의 쉼터이자, 계절마다 갖가지 야생화가 만발하는 천상의 화원이기도 하다. 연못 둘레에는 키가 큰 나무들이 즐비해 때 묻지 않은 자연과 상쾌한 숲의 공기까지 함께 즐길 수 있다. 도롱이 연못은 구름 위로 걷는 길, 운탄고도와도 연결된다. 운탄고도는 석탄 산업이 활발했던 당시 채굴한 석탄을 나르기 위해 트럭들이 지나던 길로 해발 1,100m의 고지와 능선을 걷는 색다른 경험을 즐겨볼 수 있다. |
#1. 도롱이연못
#2. 도롱이연못
#3. 도롱이연못 반영
#4. 도롱이연못
화각이 좀 더 넓은 핸드폰으로 찍은 도롱이 연못
#5. 핸드폰으로 찍은 도롱이연못
#6. 핸드폰으로 찍은 도롱이연못
도롱이 연못에 핀 과남풀
물빛을 닮아 더 고고하게 느껴지는 꽃이다
텐트 밖 세상
도롱이 연못 앞 오늘의 아지트
텐트 밖 하늘
텐트밖 노을
오스트리아 화이트와인까지 곁들인 산상의 만찬
백만 불짜리 하늘과 구름과 호수가 있는 산상에서 잊을 수 없는 밤이 깊어 가고 있다
오늘이 가고 있는 아쉬움 때문에 잠 울 이룰 수가 없다
낙엽송의 바늘잎으로 바닥을 채운 흙 위에 누웠다
낙엽의 두께만큼 편안한 잠자리에 드니 내일 아침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가 올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자정 즈음부터 후드득 비가 내린다
야생에 누워서 떨어지는 빗소리를 듣고 있자니
그대로 화석이 될 것 같았다
일어나지 않고 편하게 잠들고 싶다
오늘을 엿가락처럼 늘이고 싶다
밖으로 나가 밤하늘을 보니 몇 개의 별이 빛나고 있다
짝을 찾고 있는 별처럼 홀로 밤하늘을 걷고 있다
어젯밤 텐트 속 잠자리가 어찌나 편하던지 단잠을 자고 아침을 맞이했다
밤새 내린 후드득 비는 그치고 연못 둘레에는 바람 한 점 없이 조용하다
연못의 둘레를 한 바퀴 걸었다
예전에는 물이 연못이라 할 수 없을 만큼 조금이었지만
옆에 보니 인공으로 물을 공급하여 큰 연못으로 바뀌었다
둘레를 한 바퀴 걸을 수 있게 길을 조성하였다
올 때마다 좋은 환경으로 변화되고 있다
아침 7시 너무나 조용하여 걷기조차 미안한다
그래도 산책을 하며 숲속을 들여다 보았다
밤새 내린 비에 촉촉한 숲속의 얼굴은 청정 그대로다
조심조심 걷고 있는데 아롱이 연못이 나왔다
늘 도롱이 연못만 걷고 바쁜 걸음으로 지나쳤던 아롱이 연못이다
젊은 효자의 전설이 적힌 안내판 뒤쪽으로 도롱이 연못보다 작은 아롱이 연못은
버드나무가 자생하고 있는 늪지대에 있었다
예전에 논이었다는 전설이 있는 아롱이 연못
버드나무가 연못을 감싸고 있는 늪지대 연못이다
도롱이 연못과는 달리 물빛은 누렇색을 띠고 있고 있다
좀더 가까이 가볼까 하다가 뱀이 나올까 무서워 먼발치서 사진만 남겼다
아롱이 연못에서 좀 더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니 운락국민 학교터가 나왔다
교문을 지키던 기둥이 양쪽 모두 그대로 서있다
학교 건물이 있던 제법 넓은 터와 콘크리트 잔해가 학교였음을 말해주고 있다
1100 고지 높은 지대에 여러 가구 살고 학교가 있을만치 흥하던 곳인데
지금은 흔적조차 알고 있는 사람이 드물다
도롱이 연못 둘레에 핀 야생화
이른 아침 산책하면서 쪼그리고 앉아서 인사한 꽃이다
산괴불주머니
이질풀
고마리
달맞이
촛대승마
비비추 열매
천남성 열매
정선으로 갈 예정은 아니었다
어느 날 정선을 다녀온 벗이 또 가고 싶다는 말에
그래 가지 뭐...
무작정 떠나자
데리고 가고 싶은 곳도 생각났다
'도롱이연못'이었다
처음 보는 이에겐 신비롭기까지 하다고 숲 속의 풍경에 대해 극찬한다
극찬하는 풍경 속에서 야생 잠까지 잤으니 가을이 스며드는 날의 가장 큰 행복이 아닐 수 없다
오랜만에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별을 헤는 윤동주를 닮은 여인이 되고
이슬이 툭툭 떨어지는 새벽길을 따라 들꽃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별까지 보고 잠자리에 누웠는데 비가 툭툭 떨어진다
자장가를 불러주는 숲의 노래처럼 들렸다
푹신한 솔밭에 누워 비가 들려주는 노래를 들으며 누워있자니 이대로 화석이 되어도 좋았다
2022.9.17 by g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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