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山

20230604.일 양평 용조봉~신선봉

kyeong~ 2023. 6. 6. 00:16

 

양평에서 용조봉과 신선봉 처음 들어본 산이다

검색을 해보니 용문산과 중원산 사이에 위치한 산이다

후기를 읽어보니 네발로 기어올라야 할 정도로 거친 산이라고 한다

산 높이는 높지 않지만 기어서 오르다 보면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필요할 것이다

좀 걱정은 되지만 딱히 다른 일정이 없고 수도권에서 가까운 곳이라서

함께 하는 친구들 믿고 나서보기로 했다

어느새 입하가 지난  6월이고 보니 여릿했던 연둣빛은 초록 속으로 들어가는 중이다

산에서 땀 좀 흘리겠다 싶다 

등에 땀이 줄줄 흘러내리다가도 탁 트인 바위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반기는 바람을 맞이하노라면

아  산은 이맛이지 

그때는 몸에 쌓였던 온갖 노폐물이 모두 빠져나가는 기분이다

용조봉에서도 그 기분을 맛보기 위해 이른 아침 배낭을 꾸리고 나서본다 





뜻하지 않은 용서/梁該憬

갈길 물어보지 않고 떠나온 산행

기어서 오르며 생각한다
우리끼리니까 다행이지
다른 사람들 앞이라면 부끄러웠을까
천금을 준다 해도 기는 것 못하지
산이니까 아무렇지 않다
갈길은 먼데
네발로 기어오르다 보니
고개 들어 정상을 가늠할 여유가 없다
용조봉은 왜 이리 멀까


알게 모르게 
모질게 말했던 것 
여자의 마음이라 까발리기 싫어
끝없이 냉정하였던 것
모두 용서하오
어차피 기어가는 김에 
뱀처럼 기어서 용서를 구하노니

시야는 온통 땀에 젖을 때
나뭇잎사이로 곰보자국 같은 햇살이
감지덕지더라


이산은 왜 이리 할 말이 많은 건지
세월 지나면 무뎌진다는데
굽이굽이 날을 세우며 
거친 숨을 공양받아
천년만년 기고만장할판이다
네발로 기었던 이날을  기념하라
뜻하지 않았던 용서를 기념하라
무릎에는 인증마크하나 시퍼렇게.



2023.06.04. 일. 가평 용조봉에서




입체안내도로 오늘의 목적지를 살펴본다

 

좌 용문산

우 중원산

그사이에 용조봉과 신선봉이 있다

 

 

2023.6.4. 일. 날씨 맑음

산행시간: 10시 20분~16시 (휴식 및 계곡 휴식시간 포함)

산행거리:약 6km

산행코스:조계골 도성사입구-도성사-용조봉(635m)-신선봉(635m)-안부-도일봉삼거리-용계계곡-도성사입구(원점회귀)

비고:암릉에 적합한 등산화 필수

 

출발지: 경기 양평군 용문면 신점리 716

 

용문사 주차장에서 오른쪽 좁은 마을 길을 오르면

신점리 북쪽 도성사 입구를 만난다

용문천위 구멍이 뽕뽕 난 철다리 앞에

차를 4대가량 주차할 수 있어서 수월하게 주차를 했다

 

우리가 가야 할 신선봉은 1.87km

 중원계곡에서 올랐던 낯익은 중원산 이정표도 함께 나열되어 있다 

 

 

대파 종다리다

도심을 나서면 옛 생각이 나는 텃밭의 모습들이 정겹게 반긴다

옛날 생각나는 철다리를 건너니 작은 텃밭에 대파씨가  영글어 가고 있다

대파 씨앗이 영글어 가는 계절에 용조봉에 첫인사를 하는 날이다 

 

 

일주일 전이 석탄일이다 보니

도성사 입구는 오색 연등이 그대로 꽃처럼 숲 속에 나열해 있다 

축제는 오랫동안 느껴야지 ~

 

 

터리풀

장미과에 속한 여러해살이풀. 높이는 1미터 정도이며, 잎은 어긋나고 손바닥 모양으로 갈라진다.

7~8월에  꽃이 줄기와 가지 끝에 피며, 타원형의 삭과(蒴果) 달린다. 

우리나라 각지에 분포한다

 

절집으로 가는 길에 피는 꽃이라 맑아 보인다 

아침에 보는 터리꽃 참 고요하다

 

 

 

도성사로 올라가는 계단은 가파르고 길다

계단옆으로 황매화가 줄지어 심어져 있지만 

때는 6월이라 꽃은 지고 푸른 잎사귀만 숲을 채우고 있다 

 

계단을 오르다 보면 

도성사 바로 직전 오른쪽으로 신성봉 안내 표지판이 눈에 잘 보이게 안내되어 있다

표지판모습을 보니 이산에서 길 잃을 염려는 없겠다 

 

 

도성사를 우회하는 신선봉 등산코스

처음에는 가파르긴 하지만 육산 등로가 이어진다

내가 몰랐던 산인 것처럼 많이 찾지 않는 산이라 길은 희미하다

발등을 툭툭 치는 풀잎에서 숲의 냄새가 올라온다

 

 

우회하면서 바라본 도성사 미륵당

 

 

도성사를 끼고 신선봉 이정표대로 오르는 길

잡목이  우거진 길이라

모자를 벗어도 될 만큼 그늘이 가득하다 

 

이때만 해도 저 '등산로' 안내판이 소중한 줄 몰랐다

길이 나있는데로 주섬주섬 오르면 되는 줄 알았다

 

 

도성사에서 10분쯤 올랐을까

얼마 되지 않았는데 쉬어가라는 쉼터가 기다리고 있다

소풍을 왔다면 돗자리 깔고 쉬어가면 더위를 잊을 만큼 좋은 곳이다

첨부터 깔딱 산행이라 쉼터를 만나면 무조건 쉬고 싶은 곳이다

 

 

용조봉에 적응할 틈도 주지 않고

길은 가파르게 고개를 든다 

옆으로는 숲이 울창해서 눈길 줄곳이 없다 

심장 박동을 조절을 하느라 호흡은 급하게 움직인다 

 

 

폭발할 것 같이 숨이 가파오를 쯤

첫 번째 위험구간이 나타났다 

발끝만 버틸 수 있는 바위에 힘을 주고 무사히 통과했다

거친 바위를 겨우 올라서니 용문 관광단지가 한눈에 조망되는 바위에 올랐다

한고비 힘든 바위를 오른 것에 대한 보상을 주는 시원한 조망터이다

 

 

굵직굵직한 소나무와 바위사이로 길은 이어진다

직립보행을 할 기회를 주지 않고 연신 네발로 기어올라야 하다 보니 

조심과 긴장을 보태어 천천히 올랐다

 

초입에서 보았던 "등산로" 안내판과 밧줄이 가이드를 톡톡히 하는 산행이다

 

 

오늘 산행은 100미터 오르는 일이 다른 산행의 몇 배나 힘들다

조금 오르고 숨 돌리고 

숨 돌릴 때마다 나무 사이로 바라보이는 풍경을 담아 본다 

멀리 장군봉에서 흘러내린 백운봉이 뾰족하게 고개를 들고 있다

 

저 백운봉을 뾰족한 봉우리 때문에  누군가는 알프스의 마터호른이라고 부른다

 

알프스를 직접 다녀온 나로서는 비교할 사진 한 장 첨부

 

 

마터호른 4478m(2019)

 

 

에게~~ 겨우 1km 올랐는데 땀이 줄줄 흐른다

비등로처럼 험한 이산에 산행 표지판이  잘 정비되어 있는 것이 신기하다

일반 산꾼들은 잘 찾지 않을 법한 산이다 

험하기 때문에 등산로 표지판을 잘 정비한 것 같다

 

 

저 봉우리 너머가 용조봉이다

녹음이 짙다 보니 바위가 드러나있지 않지만

속살은 거친 근육질의 산이다

 

 

산 능선 오른쪽으로 용문산 가섭봉(1157m)이 용문봉(970m)으로 이어지고

그 뒤로 폭산(천사봉, 992m) 한강기맥이 조계고개를 향해 흘러내리고 있다

 

 

용조봉으로 가는 유일한 계단

험해서 사람이 많이 찾지 않는 산중인데 계단을 설치하다니....

아마도 사고가 몇 번 나서 안전시설을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바위에 자세히 보면 붉은 화살표가 몇 군데 있다

바위사이를 비집고 길을 찾다 보면 길을 찾지 못할 때가 있는데

작지만 고마운 화살표다

등산로 표시도 자주자주 등장하는 용조봉 산길이다

아주 오래전 이정표가 많이 없던 시절에

산꾼들을 위해 저렇게 화살표를 하고 다녔다고 한다

 

 

산아래 잡목 군락을 벗어나

위로 올라올수록 바위와 소나무의 멋진 조합을 많이 만난다

소나무 그늘이 있어 땡볕을 면할 수 있다 

급경사에 밀려 내려갈것만 같은 바위를 나무들이 온생을 다해 바쳐주고 있다

 

 

바위와 바위사이로 으쌰 으쌰~

힘들게 올라도 마냥 즐거운 우리 친구들

웃고 떠들고 함께하는 재미를 느끼다 보니 힘듦을 잊고 오른다

 

산을 오르며 뜻하지 않은 용서를 구한다

그동안 몸과 입으로 잘못한것 모두 용서를 구하니

오늘 안전하게 산행하게 해달라고~

 

어른들 말씀이 딱 맞다

고생을 해봐야 사람된다고~

 

 

한고비 올랐으니 또 호흡을 정돈하느라 용문산 가섭봉과 폭산을 바라본다

어느새 산은 저렇게 짙어졌는지

높은 산이니 초록빛이 덜하려나 했는데 

용문산꼭대기까지 초록빛이 꽉 차있다 

 

용조봉을 능선을 중심으로 왼쪽은 용문산 오른쪽은 중원산

건너갈 수 없으면서도 종일 벗을 하며 용조봉을 오른다 

 

 

올라갈수록 점입가경

바위는 끈질기게 일어서있다

절벽 같은 길

그 절벽에서 갈길을 찾는 우리들

인간의 의지는 참 대단하다

그래서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차 실수라도 할까 봐 온종일 긴장이다 

 

 

오늘 산행 중에 가장 근사한 바위

영험하게 머리를 들고 있다 

 

산이름에 용자가 있으니

용머리 바위라 내 맘대로 작명

 

 

 

줄타기를 몇 번을 했었는지....

군데군데 밧줄 타고 오를 곳이 많다 

이정표와 밧줄이 많아서 안전산행에 많은 도움이 된다 

 

 

우회 등산로

처음엔 바위맛이 좋아서 무조건 기를 썼지만

어느새 기운이 떨어지나 보다 

우회가 더 안심이다 

 

 

 

1.5km 정도 오르는데 2시간도 더 오른 것 같다

신선봉까지 얼마 남지 않았지만

바위를 오른 동안 순서를 기다리고 조심하다 보니 

이동시간을 가늠할 수가 없다

 

 

밧줄을 열심히 잡고 의지하는데

우리 산대장이 말한다

"밧줄도 너무 믿지 말라"

순간 명언이다 싶다

내 발을 믿으며 안전하게 산행해야겠다

 

 

좀 긴 밧줄을 타고 휴 한숨 돌리며

앉아서 쉬며 한컷~

지멋대로 아무 곳에서 평생을 보내는 바위

잘난 것도 아닌데 그래도 바라봐주는 한 인간이 있네

 

 

드디어 용조봉이다

돌무덤 2개를 쌓고 아담하게 용조봉 표지석을 세워 두었다

아담한 바위에 어설프게 용조봉이라고 적어두었다

램블러는 신선봉에서 용조봉 배지를 준다

그래서 가짜 용조봉이라고 하기도 한단다...

 

 

테스트할 겸 피크렌즈어플을 켜보았더니

처음엔 잘 알려주는 듯하더니 

그 이후 엉망으로 위치를 알려준다

제대로 인식하는 것 1장만 캡처해서 올려분다 

 

 

고개를 왼쪽으로 돌려보니 용계계곡 건너 중원산이 보이고....

 

 

한국의 마터호른이라 칭한다는 백운과 오른쪽 장군봉

 

 

용조봉 표지석 건너로 멀리 추읍산이 고고하게 고개를 내민다

산수유 곱게 피던 계절에 올랐었지

용조봉은 용계계곡과 조계계곡의 첫 글자를 따서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앉아서 오랫동안 쉬는 김에 솔잎도 당겨서 찍어보고...

토종 솔잎 같다.

하기사 이 험한 산에 외래종을 살리는 없지

 

 

추읍산을 좀 더 시원하게 한컷~

 멀리서 보아도 빼어난 용모 때문에 선뜻 눈에 들어오는 산이 있다

 

 

용조봉을 오르는 도중 가장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라

점심을 먹고 긴 휴식시간을 보낸다

 

 

점심시간

돌판 위에 윷말판을 그리고 윷놀이를 하는 벗들

선비들이 풍경 좋은 곳에 앉아 바둑을 두었던 것처럼....

 

 

쉴 만큼 쉬었으니 분재 같은 소나무가 가득한 신선봉을 향하여 ~

소나무가 다시 봐도 참 울창하다

저리 폼나게 서있으니 위험한 걸 알면서도 이렇게 찾아오는 사람이 있는 거지 

사실 바위와 씨름하느라 소나무의 자태를 눈여겨보지 못했다

 

 

신선봉까지는 약 100미터 거리지만

이곳 역시 네발로 기다시피 오르는 봉우리다

인간으로서 가장 낮은 걸음으로 세상을 향했던 날이다

 

 

길인지 아닌지...

더러는 따지지 말고 그 길을 가야 할 때도 있다

다행히도 혼자가 아니라서 세상 고맙다

 

 

난 누군가 옆에 있어야 오르는데

겁 없이 혼자도 잘 오르는 친구

 

 

신선봉까지 오르는 산행은 누군가 기다려주고 잡아주고 끌어주는 산행이다

산행을 하면서 배려와 인내를 적금 들어가는 중이다

이 아찔하고 스릴이 있는 산행

그렇지만 재미가 솔솔 하다

 

 

신선봉은 한강기맥인 폭산(천사봉)과 싸리봉 사이의 785봉에서
남쪽으로 뻗어내린 중원산으로 향하는 지능선(가칭 중원산능선)을 따라 500여m 정도를 내려가다
능선분기봉에서 남서쪽으로 뻗어내린 지능선(가칭 용조봉능선) 상에 자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신선봉은 최근에 지정된 산명으로 양평군에서 용조봉 정상에서 북쪽으로 약간 떨어진 암봉에 정상표지석을 세우고,
이정표와 등산로를 정비한 상태지만 아직 지도에도 제대로 표시되어 있지 않아 일반 등산객에게는 생소한 산이다,

신선봉 정상에서 약간 남쪽에 떨어져 위치한 용조봉은 넓은 공터에 돌무더기탑 2기가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돌무더기탑에 '용조봉'이란 문구가 새겨진 돌표석이 정상임을 알려주고 있다.
용조봉 또한 지도에도 제대로 표시가 되어 있지 않아 일반 등산객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상태이다.

신선봉과 용조봉이 같은 높이에 거리상 가까운 곳에 자리를 하고 있어,
양평군에서 산명을 정하면서 용조봉을 대신하여 신선봉으로 개명하여 정상표지석과 이정표 등을 세우고 등산로를 정비한 것으로 보여 용조봉(635m)과 신선봉(635.1m)이 동일한 봉우리란 생각이 든다.

만약 두 산이 동일한 봉우리라면 굳이 일부 등산객들에게 알려져 있는 기존의 산명인 용조봉을 버리고 신선봉이란 새로운 산명을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용조봉과 신선봉은 4km에 달하는 깊은 골짜기인 동쪽으로 용계골계곡, 서쪽으로 조계골계곡을 끼고 있어
계곡트레킹을 겸해 산행을 즐기는 등산객들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능선길이 바위능선이지만 우회로와 밧줄과 철제계단 등 안전시설이 설치되어 있어 위험한 곳은 없다.(펌글)

 

신선봉 635m

경기 양평 용조봉과 신선봉은

좌측으로 용문봉과 용문산,

우측으로 도일봉과 중원산이 있다

양쪽 산줄기 가운데로 뻗어 내린 산으로 635m의 나즈막하다.

낮지만 결코 만만하지는 않다

용계(龍溪)·조계(鳥溪) 계곡 사이 봉우리로, 노송과 기암이 아름답고 아기자기하다.

대부분 날카롭고 거친 바윗길이다.

용조봉표지석 앞은 넓은 터가 있는데

오늘의 목적지 신선봉은 쉬어갈 곳이 여의치 않은 악산이다 

램블러는 여기에서 용조봉 벳지를 준다 

양평의 공룡이라 일컫는 용조봉

아마도 설악의 공룡능선 신선봉에서 이름을 따온 것 아닌가 추측해 본다 

 

 

(2013년 펌사진)

검색을 하다 보니 원래 표지석은 말끔하게 생겼는데 

누가 훼손을 했는지 지금은 다르다 

표지석 뒤에 나무도 세월만큼 크게 자라지는 않았다

암릉들 사이에서 생존하는 일이 녹녹지는 않은 것 같다 

 

 

신선봉에서 바라본 용문산과 폭산(문례봉, 천사봉)

신선봉에서 뒤편으로 하산을 하는데

길이 만만치 않다

초보자의 눈에는 길을 찾기 어려우므로 산행 시그널을 참고해야 한다 

 

 

험한 등로를 내려선 안부

조계고개로 오르는 밧줄이 기다리고 있다

가파른 등로가 연이어 이어지고 있다

이산은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산이다 

우리는 용계계곡으로 하산을 하여 계곡에서 발 담그기를 결정했다

 

 

산행시그널을 따라 급하게 이어지는 하산길

암릉하산길은 아니지만 낙엽과 함께 미끄러지는 급경사길이라 

스틱을 짚고 조심조심 내려간다

 

 

800미터쯤 내려오니 용계계곡에 닿는다

우와... 여기서 도일봉까지 오르는 길이 시작되는구나 6킬로 가파른 오름길이면 제법 힘들겠다

 

 

급경사를 벗어나 물소리를 들으니 천국을 만난 것 같다

시원한 숲길로 두어 시간 하산을 하면 된다 

암릉의 스릴을 맛보고 천국 같은 숲길로 하산을 하니 

오늘은 득템을 한 것처럼 즐겁다

 

 

수량이 많지는 않지만 산행 후 계곡을 타고 흐르는 물소리가

가장 즐거운 휴심음악이다 

절경은 아니더라도 물소리를 듣고 앉았노라니 선경에 든 것 같다

 

 

한참을 내려온 것 같은데

신선봉에서 1.6km 하산점 

신점리까지는 1.38km 남았다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걷는 하산길이긴 하지만 너덜길이다

 

 

걷는 내내 물소리의 유혹 때문에 배낭을 내려놓고야 말았다

원하는 산길을 걷게 해주는 발에게

천금 같은 계곡물을 맛보게 해주는 시간이다

산꼭대기에서 불어왔던 바람보다 더 짜릿한 시원함이 발끝에서 심장으로 올라온다 

 

 

계곡길이긴 하지만 험한 길이다

위험구간을 우회해서 도성사 쪽으로 약간의 오르막이 있다

 

 

아침에 산행시작할 때 만났던 도성사 계단

원점회귀 산행이다 

 

 

계단을 내려오면서 찍은 연등

온 세상을 가득 채운 초목과 연등이 참 아름답다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에 내 발자국을 찍고 다니니 그 발자국이 연등 같다

연등 같은 발걸음을 온누리에 걸며 내일도 묵묵히 산을 오를 것이다 

 

by g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