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山

20230513.토. 괴산 등잔봉&산막이옛길

kyeong~ 2023. 5. 18. 12:44

산막이마을을 또 가자고 한다

잠시 망설여진다

이번에 가면 네 번째

그래도 이맘때쯤이면 강물을 타고 부는 바람과 솔향기 가득한 등잔봉은 기분 좋은 산길이다

힘들지 않은 산길이라 스틱도 집에 놓고 간식도 가볍게 챙겨서 산행을 나선다 

날씨도 맑고 괴산호 수변을 따라 걷는 능선길이니 얼마나 상쾌할까 

집에 있는 것보다야 길을 나서는 것이 백번 좋다 

10년 정도 산행을 같이한 반가운이 들을 만나니 더 좋다

예전에는 산이 좋아 길을 나섰지만

퇴직을 한 이후로는 심심한 기분이 들어서  사람을 만나러 길을 나서는 것 같다 

수다 떨며 산을 오르다 보면 힘도 덜 들고 몸속에 갇혀 있던 에너지들을 산야에 쏟아내니 몸도 마음도 가벼워진다 

이번 산길에는 또 어떤 야생화가 발길을 잡을지도 궁금하다

또 가보는 산막이 옛길 오늘은 어떠할지 사진에 남겨본다 

 

 

괴산 산막이 옛길

 

♣ 일 시 : 2023.5.13. 토 / 맑음

♣ 코 스 :  주차장  ~ 등잔봉 ~ 천장봉 ~ 진달래동산 ~ 산막이옛길~주차장

♣ 고 도 :  등잔봉 450m/ 천장봉 437m 

♣ 거 리 :  약 8km

♣ 시 간 :  약 4시간 [휴, 중식 20분 포함]

♣ 난 도 :  초급

 

처음 오는 이들은 대형안내판 앞에서 오늘의 갈길을 확인한다

수변을 따라 둘레길을 걸어도 되고

등잔봉과 천장봉 산행을 한 후 올 때에 수변둘레길을 걸어도 된다

난 익숙한 길이라 보고 말고 할 것도 없이 산을 향해 오르기로 한다

 

 

고향마을 산모롱이길 산막이옛길은
충북 괴산군 칠성면 외사리 사오랑 마을에서 산골마을인 산막이 마을까지 연결됐던
총 길이 10리의 옛길로서 흔적처럼 남아있는 옛길에 덧그림을 그리듯 그대로 복원된 산책로이다.
옛길을 따라 펼쳐지는 산과 물, 숲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움은 괴산의 백미로 꼽을 수 있는 곳이다.
댐 주변의 훼손되지 않은 자연생태계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더욱 값진 곳이며
친환경 공법으로 괴산댐을 끼고 조성된 산막이 옛길은 괴산댐 호수와 어우러지며 한국의 자연미를 흐트러짐 없이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수풀냄새 싱그러운 산바람과 산들거리며 불어오는 강바람이 만나는 길을 걸어보면 자연 그대로를 느낄 수 있다.

전국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산막이 옛길은 주말이면 1만여 명이 찾을 때도 있다고 한다 

산막이는 ‘산의 마지막’ ‘산으로 가로막혔다’는 뜻으로,

임진왜란 당시 왜적을 피해 산속으로 들어갔던 피란민들이 산에 막혀 더는 가지 못하고

머물렀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산행지도를 찾아보니 우리가  택했던 진입가 없다

카카오지도에 들어가 걸었던 길을 표시해보았다

 

보통 등잔봉을 노루샘에서 치고 오르는데

우리 팀은 산막이옛길 입구에서 마을 쪽으로 돌아서 올랐다

등잔봉은 어느 코스를 선택하든 산은 낮지만 가파른 길이다

등잔봉 7부쯤 오르면 가파른 길과 돌아서 가는 길이 이정표에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산막이옛길의 자세한 안내도 

 

 

산행팀과 옛길팀을 나누어 진행했다

나는 당연히 산길을 선택했다

보통 노루샘에서 등잔봉으로 오르지만

우리 일행은 주차장에 지역주민들이 파는 농산물 상가를 지나

처음 나오는  삼거리에서 오른쪽 길로 진행했다

 

 

오월임에도 날씨가 따갑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이날이 30도까지 올라가는 여름날씨였다고 한다

다행히 바람이 시원해서 땀이 많이 흐르지는 않았다

야생화가 싱그럽게 반기는 길을 따라 앞에 보이는 등잔봉으로 향했다

 

 

괴산 농촌 마을 사잇길로 ~

 

 

드디어 산길로 오른다 

노루샘에서 올라온 길과 만나는 곳이다

햇빛이 강하니 얼마 걷지 않아도 덥다

소나무숲 그늘이  반가운 날이다 

 

군락을 이룬 야생화 

올 때마다 다른 꽃이 반기니 다시와도 좋은 산길이다

 

산길에서 자주 만나는 꽃인데 이름을 잊었다

꽃박사에게 물어봤더니 '백선'이라고 한다

이젠 잊어먹지 말아야 할 텐데.....

 

 

약 1 키를 걸었는데 이때부터 가파른 길의 시작이다

소나무 숲에서 천천히 오르고 싶은데 

오늘 함께 하는 일행들이 마라톤팀이 있어서 저절로 발걸음이 급해진다

 

 

은방울꽃

 

조금 오르다 보니 괴산호 위에 떠가는 유람선이 보인다 

산막이길을 오는 사람들이 저 유람선을 타기 위해 오는 사람도 있다

 

 

오래된 소나무와 한 몸으로 살아가는 담쟁이

저 소나무는 좋겠다

저렇게 착 달라붙어 함께하는 生이 있으니 말이다

 

 

 

산정상을 코앞에 두고 갈림길이 있다

가파르게 올라가거나

산허리를 조금 돌아서 느슨하게 올라가거나...

 

이번엔 편안한 길을 선택해 본다

 

 

건너편 산봉우리는

군자산과 비학산이다

 

한가한 농촌마을인데 밭에는 뜨거워서인지 사람이 안 보인다

 

 

이정표와 산행지도는 전부 노루샘기준이다 

 

 

등잔봉

높이는 450m

등잔처럼 표지석이 작다

해발 450M의 등잔봉은

옛날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간 아들의 장원급제를 위해

등잔불을 켜 놓고 100일 기도를 올렸다는 유래를 가지고 있으며,

지금도 이곳에서 정성을 올리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정상이 넓고 전망대까지 갖추고 있어서

오늘같이 더운 날 배낭에 싸가지고 온 먹거리를 펼쳐놓고 놀다가도 좋은 봉우리다

 

 

 

 

등잔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한반도 지형과 산막이 마을

 

 

막걸리 한잔에 솔바람을 섞어 마시고 다시 천장봉을 향한 발걸음

이 능선은 거의 다 솔밭이다

 

 

내 기억엔 높낮이가 없는 능선이라고 생각했는데

잠시 아래로 내려가는 길

 

 

길이 유순해서 뒷산길 오른다고 생각하면 된다

막걸리를 종이컵으로 두 잔 마셨는데 기운이 빠지고 숨이 찬다..

더워서 단숨에 마셨는데 ....몸이 받아주질 않는다...

 

 

 

적송이 이뻐서 한컷

 

 

이 꽃도 흔한 꽃인데 이름이 뭐더라....

글 몇 개 써 내려가는 동안 꽃박사한테 금방 답이 왔다

'산조팝나무'

 

 

오늘 내내 마을과 강물... 그리고 소나무가 졸졸 따라다닌다

아담한 마을에 등잔봉을 등지고 괴산호 강물을 옆에 자리한 마을

제대로 배산임수 마을이다 

 

한반도 전망대

 

 

산막이 마을에서 괴산댐 인근 주차장까지 열심히 오고 가는 유람선

나중에 안 일인데 주말에는 사람이 많아서 1시간씩 기다려야 유람선 탑승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괴산댐

남한강의 지류인 달천을 막아

1957년 순수 국내 기술진이 설계 시공한 최초의 발전용 댐인 '괴산댐'이 보인다

건너편 지형이  한반도 모형을 띄고 있는데 영월에서 본 것보다 닮지 않았다

 

소나무 숲사이로 보이는 건너편 비학산

 

 

등잔봉과 천장봉 그리고 산막이 마을로 가는 갈림길

이 갈림길에서 100미터만 가면 천장봉이다

 

 

 

천장봉의 정상 안내판

나무 판 지에 어설프게 쓴 천장봉 437m

 

많이들 찾은 산인데 정상석이 없다 

모르면 그냥 길인 듯 지나치기 쉬운 곳이다 

 

이정표는 잘 갖추고 있는 산줄기인데 

정상석에는 예산을 아꼈나 보다 

 

 

다시 100미터 오던 길을 되돌아 내려와

산막이 마을로 내려가기로 했다

 

 

괴산호 전망대와 진달래 동산이라고 쓴 이정표를 따라 내려가는데.....

 

 

금연과 쓰레기 당연한 건데 

하도 산불이 많이 나다 보니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백 번 천 번 금연하고 쓰레기 가져가야지요

 

 

1킬로가량..... 아주아주 급경사를 내려가야 한다

진달래 동산길이긴 하지만 제철이 아니라 진달래도 철쭉도 보이지 않는 길을 정신없이 내려오다 보니

시원하게 휘감아도는 강줄기가 보인다

비학산과 군자산이 이산도 다녀가라고 손짓을 한다 

 

 

 

여기저기 소나무밖에 찍을 게 없는...

그러나 아무리 찍어도 좋은 솔숲길이다 

 

 

드디어 1.5킬로 다 내려왔다..

급경사라서 조심하느라 정신없이 내려왔다

전망대에는 쉬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가면 산막이 마을

우린 왼쪽 주차장 방향으로 갈 거다

산막이마을은 예전에도 다녀왔고 배 타는 곳이기 때문에

걷고 싶은 나는 주차장 쪽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주차장까지는 몇 킬로인지 모르지만 대략 한 2킬로 될 성싶다

 

 

정말 다래가 열릴까...

 

 

낡고도 낡은 전망대

 

 

표지판이 앙증맞다

처음 오는 사람은 무작정 가는 길이 답답할 수도 있느니... 작은 표지판으로 거리를 알려준다

 

 

흔히 있을법한 바위인데 명찰을 달았다

 

 

괴산호 수변을 따라 오르락내리락 데크길을 잘 조성해 두었다

평평하지만은 않기 때문에 고령자는 적합하지 않다

 

 

산악회에서 단체로 온사람들도 많은가 보다

 

 

아주 작은 유람선인 줄 알았더니 가까이서 보니 제법 크다

근데... 궁금한 것은

수로는 댐으로 막혀있는데

저 배를 제작해서 어떻게 이 호수로 이동해 왔을까

아니면 괴산호에서 처음부터 까지 만들었을까

아니면 반만 제작해서 이 호수변에서 용접을 하여 완제품을 만들었을까...

그냥 궁금하다

 

 

 

날씨가 더운 탓인지 이 앉은뱅이 약수터에 목을 축이는 사람이 많다

식수 적합판정을 받았나 보다 

 

 

노루가 물을 먹고 가는 샘이라고 해서 노루샘....

여기서 보통 등잔봉을 오르는 사람이 많은데

우리는 다른 길로 등잔봉을 올랐다 

 

 

재밌는 출렁다리인데 

반대편에서만 진입이 된다

가는 길에.... 그냥 눈요기만...

 

 

여자들이 더 즐기는 출렁다리

남자들은 군대에서 많이 했던 거라 시시한 건가...

 

 

좀... 야한 소나무

 

 

유람선 선착장

여기서 산막이 마을로 배 타고 갔다가 배 타고 올 수도 있다 

 

 

주차장을 등불처럼 밝히고 있는 붉은 꽃 아카시아

올해 처음 알게 된 붉은 꽃 아카시아

우리 동네에도 길가에 가로수로 심어두어서 곱고 이쁘다

 


 

지천이 산이고

지천인 산에 꽃은 더 지천이다

그래서 아름다운 강산이 된다

길을 나설때마다 만나는 꽃이 다르고 바람이 다르다 보니

산은 지겹지 않은 벗이 되어간다

오를 때 좀 힘들어도 힘든 만큼 정 들이기도 어려웠지만

정들고 보니 산만큼 좋은 벗이 없다

산 때문에 벗도 만나고 사진도 찍게 되니.... 난 늘 봄날 속에 사는 기분이다

by g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