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山

20230521.일. 소백산 (어의곡-비로봉-연화봉-희방사)

kyeong~ 2023. 5. 23. 13:57

 

오월의 소백산,

철쭉꽃이 핀다고 기별이 왔다

소백산은 한해도 거르지 않고 소식을 전하는데

작년에 못 갔으니 올해는 무조건 가야겠다

천상의 화원 소백산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철쭉 능선을 힘든 것과 산행거리 따지지 않고 가봐야겠다

일 년 중 마지막 봄꽃잔치가 열리는 곳이 소백산이다

바람으로 유명한 산능선에 어찌 그리 아리따운 철쭉꽃이 피는지

하늘에서 무더기로 선녀가 내려앉은 것 같다

산아래 연둣빛이 점점 색이 짙어갈 즈음 소백의 능선에 연분홍 꽃으로 마지막 봄을 장식한다 

봄이 이제 시작인 것처럼 장관을 이룬다

어느 누구의 말처럼 소백산의 철쭉화원에 처음 가는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가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인위적으로 화려하게 조성하지 않고

셀 수 없는 세월 속에 여기저기 자리 잡고 능선을 채워가는 철쭉꽃이다

자연은 지금 보고 있는 사람이 임자다

돌아서 내려오면 타인의 것....

그래서 더 오랫동안 걷고 싶다

소백산은 장쾌한 능선 때문에 해가 질 때까지 머물고 싶은 곳이다

산행하기 전부터 마음속 소백의 능선은 파도를 치기 시작한다

 

 



소백산 철쭉/梁該憬


소백이 주신 땅
너른 초원 위에 
연분홍 곱게 차려입고 
누구를 기다리나
멀리서 보아도 나를 기다리는 것 같아
겨울날 이 자리에서 
눈 속에 빠지던 발의 깊이만큼
기뻐서 울컥
이번 봄날은
비로봉에서 연화봉까지 길다


격렬한 바람이 하늘을 흔드는데
고요한 저 빛깔은 소리를 쓸어 담네
가장 낮게 앉아
바람에 누운 풀잎들의
등불이 되는 연분홍
낮게 앉아도 
연분홍 등불아래 그림자 있네
그림자 끌어안고 누운 풀잎
아무리 길어도 좋은 봄날

2023.05.21.소백산에서

 

 

  • 2023.5.21. 일. 소백산/날씨: 맑음
  • 오전 8시 하남 만남의 광장 휴게소 출발
  • 연화봉(1383m)/비로봉(1439m)/국망봉(1420m)
  • 산행코스: 어의곡주차장-어의곡삼거리-비로봉-연화제 1봉-연화봉-희방사-희방폭포-제3주차장
  • 산행거리: 약 15km
  • 산행시간:10:20~18시 ( 식사시간포함 7시간 40분)
  • 하산식을 한 후 19시 30분 출발 -하남만남의 광장 22시 20분 도착

 

☞어의곡 오름길 경사도와 희방사 하산길 경사도

희방사에서 연화봉구간은 계단이 많고 급경사 구간이라  하산 시 주의가 필요하다

 

 

 

어의곡주차장에서 어의곡삼거리까지

10쯤 도착하니 어의곡계곡입구 새밭주차장으로 가는 길

한 개의 차선은 자동차들이 주차를 해서 진입이 어렵다

소백산으로 빨리 오르고 싶은 마음에 차에서 내려 걸어서 가는 사람들도 있다

철쭉시즌에는 새벽같이 와야 진입이 쉬울 것 같다 

새밭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나니 10시가 넘었다

 

 

새밭주차장에서 화장실이용과 단체사진을 찍은 후 출발

 

 

비로봉 방향으로 출발 

비로봉으로 곧바로 오를 수 있는 어의곡 계곡방향으로 산행은 시작된다

표지판에서 조금 올라가다 보면 두 갈래 길이 나오는데

끝에서 만나는 길이다 

오른쪽 길로 올라가면 어의곡탐방지원센터가 있다

 

 

약 20도가량의 완만한 경사가 1.4km가량 이어진다

옆으로는 계곡 물소리가 신바람 나게 이어지고 

하늘이 안 보일 정도로 숲은 울창하다

햇빛 한 줌 파고들 틈도 없이 빼곡한 숲사이로 걷다 보니 뜨겁지 않아 좋긴 하지만

습도가 높은지 등에서 땀이 줄줄 흐른다 

 

 

흙길을 지나고 바닥에 박석을 깔아놓은 길

경사도가 점점 급해지기 시작하지만 1000미터가 넘는 고봉을 오르는데

이 정도의 경사야 당연한 거지...

급하게 걷지 않고 천천히 호흡을 조절하고 걷는다

신록의 기운이 온몸으로 들어오는 기분이다

올려다보기만 해도 눈이 시원한 어의곡계곡길이다

 

 

경사가 급한 구간이다

약 800미터 구간은 헉헉거리며 걸어야 한다

온몸의 잡내가 호흡으로 튕겨나간다

여기를 오르면서 쏟아낸 호흡이 몇 말은 되지 싶다 

소백산이 얼마나 좋았으면 사람들이 힘들다 않고 죽죽 잘 올라간다

덕택에 나도 힘을 더 내어 본다

 

 

비로봉까지 5.3km 거리 중에 절반을 넘어선 지점 

어의곡에서 3.1km 지점에서 

급경사가 잠시 경사도를 낮춘다

호흡을 가다듬고  고개를 들고 올려다보니 오늘의 첫 철쭉을 만난다

연둣빛 세상에 연분홍꽃이 웃으며  나그네를 맞이한다 

꽃 중에 요염하지 않고 가장 선한 미소를 지닌 꽃은 소백산의 철쭉이다 

 

 

여기서부터는 완만한 경사를 이루는 길

드문드문 핀 철쭉그늘아래를 지난다

빨리 갈 수도 없는 길 

사람이 많아서 쉬고 꽃이 이뻐서 쉬어가는 길이다 

비로봉 1.6km를 남긴 시점 

초록빛 잡목숲이 사라지고 울창한 침엽수림을 만난다

2시간쯤 걸었나 보다... 왠지 다 온 것 같은 느낌이다 

배낭에 짊어지고 온 점심도시락을 내어놓고 에너지 보충을 한다

너무 기분이 좋아서인지 밥을 안 먹도 배부를 것 같았는데

밥배는 따로 있나 보다

양배추쌈에 쌈장을 곁들인 꿀맛 같은 식사를 했다

 

 

가도 가도 숲이다

소백산 정상 쪽은 나무가 없지만 ~

아름드리나무는 소나무는 없지만 ~

오르는 동안 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숲이 빼곡하다

비라도 내렸다면 숲 속에서 자욱이 안개가 기어 나올만한 숲이다

 

 

 

우왓 드디어 하늘이 열리고 비로봉이 보인다

숲이 끝나자마자 바로 바람이 난리를 친다

배낭에 넣어 두었던 긴팔을 꺼내 입고 

모자도 날아가지 않게 단속을 했다 

이 바람소리 얼마만인가

올라오느라 등에 흘러내리던 땀이 금세 식는다

 

요란하게 등을 두드리는 이 바람 

왜 이제야 왔느냐고 참지 못하고 달려든다

소백산의 바람! 나도 진정으로 그리웠네!

 

 

꽃의  절정을  맞추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축제는 27일부터인데 올해도 일주일 먼저 피었다

민둥머리 푸른 초원에 철쭉이 드문드문 피어 있다

수령이 오래되어서 덩치가 제법 큰 철쭉이다

이 드넓은 초지에 바람만 휘몰이 장단을 친다고 생각하면 발걸음이 빨라질 텐데

연꽃을 닮은 색깔로 소백을 밝히니 가까이 가까이 다가가 본다

 

 

알프스를 연상케 하는 초원이다

여기저기서 소가 왕방울 소리를 내며 뛰어나올 것 같다 

고산지대라 철쭉나무의 키는 낮지만 수령은 오래된 철쭉이다

이 철쭉 내가 올 줄 알았는지 온몸에 꽃을 피오고 기다리고 있네

오랜만이야.... 그리고 고마워 철쭉

 

꼭 봐야 할 철쭉과 꼭 느껴야 할 바람이 있어

오늘의 산행은 성공예감이다

 

 

어의곡삼거리

국망봉과 비로봉 갈라지는 삼거리다

어이곡에서  4.7km 올라온 시점이다

소백산에서 두 번째 높은 봉우리 국망봉(1430m)까지는 2.3km

 가장 높은 봉우리 비로봉(1439)까지는 400m

 

삼거리에서 진을 친 사람들 때문에 표지판 찍는 일이 힘들다

지리산 보다 사람이 더 많다

능선이 순하기 때문에 찾는 이가 더 많을지도 모른다

 

어의곡삼거리에서 비로봉까지

삼거리에서 바라본 국망봉 능선

 

소백에 오면 어디 하나 가리지 않는 장쾌한 능선을 보노라면 

속이 시원하게 뚫리는 느낌이다

이 느낌 때문에 몇 번의 아킬레스건 염증치료를 하면서도 오고 또 온다 

소백산은 여자의 산이라 한다

그래서 철쭉이 아름다운 신부가 앉아 있는 것처럼 곱다

 

 

딱 한번 가본 국망봉 능선

그 넘어 상월봉- 늦맥이제 -마당재-고치령으로 이어지는 능선이다

흰 눈이 내리는 날 한없이 걷고 싶은 능선 중에 하나다

 

 

어의곡 삼거리와 비로봉의 중간  민배기재에서 바라보는 초지

바람이 얼마나 거세었으면 풀잎이 누워서 산다

나무가 거의 없는 민둥산 

나무가 없는 까닭에 저 멀리 제2 연화봉 기상관측탑까지 보인다

저 초원의 결을 타고 겨울 눈이 무늬를 새길 때

차가운 바닥에 엎드려 수없이 카메라셔터를 눌러댔었지

 

 

민배기재에서 비로봉으로 가는 구간

왼쪽 아래쪽에 영주시 풍기읍 삼가리 금계저수지가 눈에 들어온다

산아래로 내려가고 싶은 듯 아랫마을을 내려다보고 있다

 

 

민배기재에 앉았으니 이 세상 다 얻은 것처럼 기쁘다

정상이 코앞인데 그냥 여기서 머물러도 더없이 좋다

 

영주시 풍기 방면의 시계는 흐리다

황사가 여기까지도 뻗치나 보다

 

 

풍기읍 방향의 풍경

철쭉이 좀 더 많은 군락지

바람 많은 곳에 견디며 피었나 보다 

견디다 안되면 버티며 피었을 것이다 

세상사 버티며 살다 보면 이렇게 아름다운 빛을 가진 꽃으로 태어나나 보다

 

 

비로봉을 향하여~

어의곡 초입서부터 밀려서 함께 올라가는 많은 산객들

겨울은 민둥산이라 상고대가 없어도 설원이 좋아서 또 오고 싶었는데

연분홍 철쭉이 지천으로 펼쳐져 있는 천상의 화원을 만나니 어찌 안 올 수가 있을까

 

 

어의곡에서 올라온 사람들

비로사가 있는 달밭골에서 올라오는 사람들

연화봉 쪽에서 걸어온 사람들

소백산 비로봉을 향하여 무던히 올라온 사람들이다

연화의 세상을 만나기 위해 약속이나 한 것처럼 사방팔방에서 밀려오는 사람들이다

소백산 정령이시여 

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나게 해 주어서 감사합니다 

 

 

가던 길을 뒤돌아 보니

내 뒤를 따르는 사람도 많다

사람이 풍경을 만드는 능선이다

등짐을 지고 묵묵히 가는 사람들을 보며

왜 하필 피난민을 생각했을까

천상의 화원에서 어이없는 생각도 해본다

 

 

단양 천동마을 방향

비로봉 화원이다

아직은 개화를 덜 된 상태라 분홍빛이 덜하지만

덜 피고 입 다문 꽃봉오리가 가까이서 보면 더 이쁘다

한꺼번에 다 피면 다음 주에 오는 사람은 서운할 테지

철쭉 그대여!

천천히 피고 오래 머물다 갔으면 좋겠다

 

비로봉 정상이다

내 키보다 큰 정상석에서

환희에 찬 표정으로 인증사진을 찍느라 난리다

혼자 왔으면 줄 서서 인증샷을 찍고 싶은데

단체 산행이라 오랜 시간을 기다릴 수 없어

표지판에서 한 장 찍고 갈길을 재촉하자니 아쉬움이 남는다

 

 

사람이  많아서 정상석을 찍을 수가 없다

어쩔 수 없이 남의 사진 한 장 빌려왔다

 

소백산

소백산(小白山)은대한민국 경상북도 영주시와 충청북도 단양군에 걸쳐 있는산으로
일찍부터태백산과 함께 신령시 되어 온 산이다. 삼재(화재 수재 풍재)가 들지 않은 산이라 하여
풍수의 명당으로 꼽혀 조선시대 병란과 기근을 피할 수 있는 십승지지(十勝之地)의 하나로 거론되기도 했다. 
1987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2007년 IUCN 국립공원(Ⅱ)으로 인증되었다.

산의지리와 동식물
소백산은 백두대간에 속하는 산이다.

소백산의 비로봉, 연화봉 등을 지나는 주능선은 백두대간을 따라 형성되어 있다.
소백산 근방 지역은 주로 편마암으로 되어 있다.
충청북도 단양군과 경상북도 영주시 및 봉화군에 걸쳐 있는 소백산국립공원은
1987년 12월 14일 건설부 고시 제645호를 통해 18번째 대한민국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전체 면적은 322.011km2로 경상북도 지역에 168.407km2, 충청북도 지역에 153.604km2가 분포되어 있다.
소백산의 깃대종에는 여우과 모데미풀이 있다.
소백산의 주봉인 비로봉의 주변에는 초지와 주목 군락이 형성되어 있다.
또한, 소백산의 상부 지역에는왜솜다리가 서식하고 있다.

명칭의 유래
원래 소백산맥 중에는 ‘희다’·‘높다’·‘거룩하다’ 등을 뜻하는 ‘’에서 유래된 백산(白山)이 여러 개 있는데,
그 중 작은 백산이라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 소백산이다.




 

 

소백산 비로봉에서 제1연화봉까지

비로봉에서 한바탕 심장이 날뛰는 걸 붙잡고

연화봉으로 걸음을 옮긴다

바람이 어찌나 부는지 오싹 한기를 느낄 정도다

더워서 벗었던 옷을 꺼내 입고 바람과 함께 능선길에 오른다

 

제1연화봉과 연화봉까지 걷고 희방사로 하산할 예정이다

제1연화봉까지는 2.5km 

연화봉까지는 4.3km

희방사까지는 6.7km

 

 

여기저기 쉬어갈 수 있는 전망대가 있고

그 전망대에 자리를 펴고 바람과 함께 휴식을 취한다 

마음 같아서는 천막을 치고 하룻밤 묵고 싶다

밤새 천막을 흔드는 바람소리에 뜬눈으로 지새우고 싶다 

 

 

연화봉과 천문대가 보이는 능선 

그 너머 삼형제봉-도솔봉-노적봉-묘적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있다 

여기서 보기엔 전부 초록빛이지만...

가는 길 꽃 짐 지고 갈 수 있는 길이 되길 바라본다

 

 

비로봉에서 내려와... 아쉬운 나머지 다시 뒤돌아본 비로봉

해마다 철쭉꽃이 핀다고 기별은 오는데

발걸음이 게을러 내년에 또 올 수 있으려나 모르겠네

 

 

비로봉 아래 대피소

예전엔 움막처럼 생겨서 저기서 비를 피하기도 했는데

새로 짓고 지붕엔 태양열 집열판을 설치했다

 

 

꽃에서 눈을 떼어 가야 할 능선에 다시 앵글 잡는다

길을 좋아하고 능선을 좋아하고

오늘은 여기를 걷지만 다음엔 이어서 저 너머 도솔봉과 삼형제봉 능선을 걷고 싶다 

걷고 싶은 미련은 꿈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어찌 보면 미련이 꿈일 수도 있다

 

 

가까이하기 부끄러워 멀리서만 찍다가

기어코 가까이 코를 맞댔다

부비부비~ 그대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알랑가

 

 

아직 덜 핀 꽃은 다음 주에 오는 사람들이 볼 수 있겠다

한꺼번에 우르르 피는 것보다 

천천히 오랫동안 이어서 피기 때문에 소백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몇 겹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너머로 삼형제봉과 도솔봉, 노적봉, 그리고 묘적봉이 산그리메처럼 펼쳐져 있다

 

 

팔을 길게 뻗어 지나가는 어깨를 툭툭 치는 철쭉꽃

하하하... 반갑게 아는 체 해주어서 고맙소!

 

 

천동탐방소로 내려가는 삼거리

비로봉까지는 600m

연화봉까지는 3.7km

제1연화봉까지는 1.9km

천동탐방소 쪽으로 내려가면 주목나무 군락지가 있어서

겨울에 온다면 환장할만한 상고대를 만날 수 있다 

 

 

수줍게 나무뒤에서 얼굴을 내미네~

 

 

바위틈새로 얼굴을 내미는 진다래를 보니

문득 주작덕룡에서 만났던 진달래가 생각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진달래라고 칭찬해 주었던 주작덕룡의 진달래 

아 가고 싶다

 

 

 

제1연화봉으로 가는 길은 오름도 거의 없고 걷기 쉬운 능선이다

갈길이 멀어 꽃그늘에서 충분히 휴식하지 못하고

길을 재촉하고 있다 

 

 

비로봉에서 겨우 1km 왔는데

꽃이 하도 많다 보니 마음 같아서는 3km쯤 온 것 같다 

비로봉까지는 1km

가야 할 제1연화봉까지 1.5km

연화봉까지는 3.3km

 

 

갑자기 서둘러야 할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속절없이 빨리 흘러서 날저무는 시간이 가까이 와있다

발걸음을 빨리 하려 하면 꽃들이 잡고

또 잡고 또 잡고....

세상 다 이겨도 꽃한테는 지고 만다

 

앞에 보이는 봉우리 제1연화봉이 듬직하게 기다리고 있다

 

 

새머리 같기도 하고..

꽃무늬 옷을 입고 누굴 기다리나..

 

 

제1연화봉으로 가는 능선허리에 

철쭉밭이다 

연화봉까지 가는 동안 가장 아름다운 능선인 것 같다

 

철쭉 피는 철에 소백산에 온다면 

시간을 넉넉하게 오시라

이렇게 이쁜 얼굴로 발길을 잡는 철쭉이 있는데 어이 서둘러서 걸어가리

 

 

연화봉 그 뒤에 도솔봉

 

 

제1연화봉으로 가는 산능선에 가장 아름다운 화원이 있다

이름하여 천상의 화원

조성하지 않고 자연으로 생성한 꽃밭이라서

더욱 신비함이 있고 온종일 빨려드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나 좀 보고 가라고 고개를 내민 철쭉

 

 

철쭉을 보호하기 위해 

데크길을 조성해 두었다 

한 번도 길밖에 서지 않고 이 길을 간다는 것은 대단한 인내심이다

길 밖 푸른초지에서 두 팔 벌려 바람에 안기고 싶다

 

비로봉에서 제1연화봉까지 넘는 이 구간은

한국의 알프스라 이름하고 싶다

높이는 알프스보다 더 낮아도

저 초지와 꽃이 어우러진 곳 어디에선가 하이디 소녀가 앉아있을 것만 같다

이 아름다운 광경을 두고 가기 싫어서

길밖에서 뒤돌아본다

천상의 화원 뒤로 비로봉이 보인다 

눈 오는 날의 저 비로봉도 멋지지만 

바람을 견디고 버티며 꽃으로 태어난 철쭉꽃 

황홀함과 단아함을 겸비한 그대 때문에 또 쉬어가고 만다 

 

 

 

아! 가야 하는데 

자꾸만 발길을 잡네

 

 

연화제 1봉 

 

 

제1 연화봉 1362m

위치번호 01-10

봉우리는 출입금지라 봉우리 아래 표지판이 자리하고 있다

 

비로봉까지 2.5km

연화봉까지 1.8km

희방사까지 4.2킬로 

 

오후 3시를 넘어서 4시가 가까워 오고 있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이 2시간은 넘게 걸리겠다

 

 

제1 연화봉에서 연화봉까지

제1연화봉을 내려서 앞에 보이는 연화봉까지 1.8km

업다운이 심하지 않아 장거리 산행이라도 부담감이 크지 않아 좋다

그래서 소백산의 능선을 찾는 이가 이토록 많은가 보다

 

 

거대한 철쭉 동산에서 제2연화봉을 바라보며...

 

 

연화봉으로 가는 오름길

돌계단이지만 부담스럽지 않아서 좋다

 

 

제2연화봉과 연화봉 갈림길

오른쪽은 제2연봉으로 가는 길

왼쪽으로 가면 연화봉을 거쳐 희방사로 내려가는 길

여기 갈림길에서 약 100미터 오르면

소백산에서 세 번째 높은 연화봉(1383m)이다 

 

제2 연화봉 1357m

연화봉 1383m

제1 연화봉 13620m

비로봉 1439.5m

국망봉 1421m

상월봉 1272m

 

 

 

연화봉 전망대 모습

높고 유명세가 있는 산답게

이정표의 갈림길이 많다 

 

 

전망대에서 제2연화봉과 천문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연화봉역시 활짝핀 꽃숲에 둘러싸여 있다 

 

 

 

연화봉아래는 소백산 천문대가 자리하고 있고

저 멀리 제2연봉에 우뚝 솟은 탑은 강우레이더기지이다

연화봉 주변에도 활짝 핀 철쭉꽃이 맞이하고 있다

비로봉보다 야간의 고도가 낮아졌다고

꽃이 훨씬 더  활짝 피어 있다 

바람도 비로봉보다는 숨죽이고 있어서 온난한 늦봄의 기운이 느껴진다

 

 

 

여성을 상징하는 소백산 연화봉

철쭉제를 지내는 곳이다 

굽이 굽이 능선길 비로봉에서 연화봉까지 4.3km

화려한 외출을 나온 것처럼 천상의 꽃길을 마음껏 걸었다

꽃피는 시기를 맞추어 높은 고지를 오르는 일이 쉽지만은 않은데

올해는 철쭉개화시기 맞추어  잘 온 것 같다

날씨까지 맑으니 금상첨화다

 

소백산은 봄에는 철쭉꽃, 겨울에는 설화가 만발하는 산이며
1987년 12월 국립공원 제18호로 지정되었다.
여성적인 산의 상징이기도 하다.
소백산은 우리 민족의 영산이며, 영남지방의 진산으로 알려져 왔다.

태백산에서 서남으로 갈린 산맥이 구름 위에 솟아 경상도, 강원도, 충청도 3도의 경계를 지으면서
서남쪽으로 구불구불 백여리를 내려뻗어 일으킨 소백산은 영주, 예천, 단양, 영월 4 고을의 배경이 되어
고장의 평화와 행복을 수호하며 기품있는 선비의 풍모처럼 맑고 수려한 기상의 영기 어린 성산이다.

또한 지맥의 흐름으로는 한반도의 척추 부분에 해당하는 중요한 곳이기도 하다.
특히 소백산 허리를 감돌아 오르는 아흔아홉 구비의 죽령은 영남의 3대 관문 중 하나로서,
그 옛날 과거길 선비들의 수많은 애환이 서려있는 곳이기도 하다.

주봉인 비로봉(1,439.5m)에는 천연기념물인 주목이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나라가 어려울 때 선비들이 한양의 궁궐을 향해 임금과 나라의 태평을 기원하였다는 국망봉(1,421m)과
소백산천문대가 있는 연화봉(1,394m), 그 옛날 산성의 흔적이 남아 있는 도솔봉(1,315m) 등 많은
산봉우리들이 연이어져 있다.

소백산 중턱에는 신라시대 고찰 희방사와 비로사가 있으며,
희방사 입구에는 영남 제일의 희방폭포(28m)가 연중 시원한 물줄기로 피서객들을 즐겁게 맞고 있다.
특히 해마다 5월이면 철쭉꽃의 장관과 상수리나무 숲터널은 소백산의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으며
연중 6개월 정도 백설로 뒤덮혀 있는 비로봉은 '한국의 알프스'로 불리고 있다.

 

 

연화봉에서 희방사까지

꽃의 향연은 여기서 마무리 짓고

희방사를 향하여 내려간다

새벽에 나설 때는 설렘에 부풀었는데 

하산하려니 왜 이리 아쉬울까

아쉬움이 한 보따리니 다음에 다시 오겠지

 

 

내려가는데 나무등걸에 생을 다하고 사뿐히 내려앉은 꽃이 있다

아직은 생기와 화려함을 잃지 않아서 어여쁘다

생이 다하는 날... 나도 저렇게 웃고 가리라

 

연화봉에서 희방사까지 2.4km 구간은 급경사 계단구간이다

심장을 키울 대로 키우고  장딴지가 굵어질 대로 굵어진 우리도 힘든데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연화봉을 오른 사람들이 있다

자라는 아기들에게 무릎이 괜찮을까 괜히 걱정이다 

 

 

수직에 가까운 길을 제법 내려왔는데 1.6킬로 내려왔다

아직도 희방사까지는 1km 더 내려가야 한다 

중간 쉼터에 잠시 무릎에 휴식을 주고 다시 돌계단을 내려가야 한다

 

 

사진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가파른 돌계단 1km

만약 이길로 올랐다면 수없이 쉬면서 올랐을 것이다 

이 길이 하산길이라서 정말 다행이다

무릎에 충격이 많이 가는 하산길이다

 

 

연화봉에서 2.4km 지점 희방사

희방사에 들렀다가 가는 길과 바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있다

다른 때 같으면 잠시 들렀다가 가련만

가파른 길을 내려오느라 에너지 소모가 컸는지 얼른 쉬고 싶어서 그냥 주차장으로 향했다

 

희방사喜方寺

대한불교조계종 제16교구 본사인 고운사(孤雲寺)의 말사이다.
643년(선덕여왕 12)에 두운(杜雲)이 창건하였으며, 호랑이에 얽힌 창건설화가 전하고 있다.

두운은 태백산 심원암(深源庵)에서 이곳의 천연동굴로 옮겨 수도하던 중,
겨울밤에 호랑이가 찾아 들어 앞발을 들고 고개를 저으며 무엇인가를 호소하였다.
살펴보니 목에 여인의 비녀가 꽂혀 있었으므로 뽑아주었다.
그 뒤의 어느 날 소리가 나서 문을 열어보니 어여쁜 처녀가 호랑이 옆에 정신을 잃고 있었다.
처녀를 정성껏 간호하고 원기를 회복시킨 다음 사연을 물으니, 그녀는 계림(鷄林)의 호장(戶長) 유석(留石)의 무남독녀로서,
그날 혼인을 치르고 신방에 들려고 하는데 별안간 불이 번쩍 하더니 몸이 공중에 떴고, 그 뒤 정신을 잃었다고 하였다.

두운은 굴속에 싸리나무 울타리를 만들어 따로 거처하며 겨울을 넘긴 뒤 처녀를 집으로 데리고 갔다.
유호장은 은혜에 보답하고자 동굴 앞에 절을 짓고 농토를 마련해주었으며,
무쇠로 수철교(水鐵橋)를 놓아 도를 닦는 데 어려움이 없게 하였다.

1850년(철종 1) 화재로 소실되어 강월(江月)이 중창하였으나
6·25 때 4동 20여 칸의 당우와 사찰에 보관되어오던 『월인석보』권1과 권2의 판본(版本)도 함께 소실되었다.
그러나 주존불(主尊佛)만은 무사하여 두운이 기거하던 천연동굴 속에 봉안하였다가
1953년에 주지 안대근(安大根)이 중건한 뒤 대웅전에 봉안하였다.

문화재로는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226호인 동종(銅鍾)과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는 높이 1.5m와 1.3m의 부도 2기가 있다.
동종은 1742년(영조 18)에 제작되었는데, 특히 은은한 종소리가 유명하다.

 

 

희방사에서 대략 200미터쯤 내려오면 우렁찬 계곡 물소리를 들을 수 있다

깊은 계곡사이로 희방폭포가 흐르고 있다 

 

 

희방폭포
소백산 기슭에 자리한 희방폭포는
소백산맥의 최고 봉우리인 비로봉(1,439m)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있는데,
높이 28m로 내륙지방에서 가장 큰 폭포이다.
무더운 여름철, 우거진 잡목과 시원한 폭포가 어우러진 희방폭포는 1등 피서지가 되고 있으며,
폭포를 뒤로 하고 한구비 오르면 고요한 정적 속에 희방사가 자리잡고 있다. 

 

 

 

하산식을 할 식당이 있는 제3주차장까지 걸어서 하산했다 

긴 산행을 한 후 아스팔트길을 걷는 일이 가장 싫지만 

버스가 저 아래 있으니 걸어야 한다 

희방매표소에서 3주차장까지는 2km

대략 30분 정도 걸어야 하는 거리다 

아스팔트아래로 나무데크로 이어진 탐방로가 있는데 

나중에 안 일이지만 나무데크길이 훨씬 더 수월하다고 한다

 


소백산에서 만난 야생화

고광나무

 

고광나무

분류

장미목 > 범의귀과 > 고광나무속

꽃색:백색

학명:Philadelphus schrenkii Rupr.

개화기:6월, 4월, 5월

 

고추나무꽃

분류:무환자나무목 > 고추나무과 > 고추나무속

학명:Staphylea bumalda DC.

꽃색:백색

개화시기:5~6월

 

 

미나리냉이

 

미나리냉이

풍접초목 > 십자화과 > 황새냉이속

학명:Cardamine leucantha (Tausch) O. E. Schulz

꽃색:백색

개화시기:4~6월

 

 

벌깨덩굴

분류:꿀풀목 > 꿀풀과 > 벌깨덩굴 속

학명:Meehania urticifolia (Miq.) Makino

꽃색:분홍, 자줏빛

개화시기:5월

 

 

붉은 병꽃나무

분류:산토끼꽃목 > 인동과 > 병꽃나무속

학명:Weigela florida (Bunge) A.DC.

개화시기:4~6월

꽃색: 붉은색

 

 

할미밀망

분류:미나리아재비목 > 미나리아재비과 > 으아리 속

꽃색:백색

학명:Clematis trichotoma Nakai

개화기:8월, 6월, 7월

★꽃받침이 5장이면 할미밀망/ 4장이면 사위질빵

 

 

쪽동백

 

쪽동백

분류:진달래목 > 때죽나무과 > 때죽나무속

학명:Styrax obassia Siebold & Zucc.

꽃색:백색

개화시기:5~6월

★아카시아꽃처럼 길게 늘어지면 쪽동백 /3~4송이씩 피면 때죽나무꽃

 

 


기다림은 느리게 오고

지루하게 기다려서 맞이한 소백산 능선은

순간의 파노라마처럼 빨리 지나간다

소백의 능선에 서면 거친 바람이 불더라도

마음은 그 능선을 닮아 순해진다

지나가지 않을 시간은 없지만

이어서 기다려지는 시간이  있어서 천만다행이다 

한라산에 꽃이 핀다고 기별이 오고

소백산에 눈이 온다고 기별이 오고

설악산에 단풍이 들었다고 기별이 오고

어쩌다 산을 벗하다 보니 갈 곳 많아 생이 즐겁다 

소백산에 돌아와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소백의 환청이 들린다

소백의 바람소리가.

by g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