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山

부용,청계산-산은 의미가 있어 오르는 것은 아니다

kyeong~ 2009. 5. 17. 22:47

 

바람에 붙들려 그림자놀이를 하면서도

졸참나무는 잎에 밑줄을 그으며 살아간다

푸른 영혼을 꿈꾸는 오월

그새 밑줄을 많이도 그었네

 

만약 철쭉꽃이 없었다면

멋없었을 정상

멀리 능선 아래를 흐르는

강물의 몸뚱어리에서

오월의 빛이 산란한다

 

멋없는 자리에 꽃으로 서 있는 철쭉

가슴마다 깨알 같은 의미를 가득 새겼다

철쭉의 오월은 어떤 의미이기에 오월의 빛을

곱디고운 빛으로 품었다가 가는 걸까

 

밑줄 긋는 것과

수없이 점을 새기는 그대를

어떤 의미를 가진 것은 아니지만 훔쳐본다

산에 어우러진 그림자를 무심코 밟고 가듯이.

 

梁該憬

2009.5.3

청계산(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위치)

 

 

 

 산에 간다하여 길을 나섰는데

아! 터널이라니

짧지만 우리는 가끔 터널을 통과하여 간다.

 

나무 그림자

가끔은 사다리타기를 하는 우리

사다리는 늘 꼭데리를 향하여 서있지요

 

자연스럽게 살아가지만

뒷모습조차도 그들에게 규칙이 있습니다.

 

눈앞에 있는 것만 보는게 아닙니다

그들의 틈을 빌어 다른 세상을 보기도 합니다.

 

 

졸참나무잎

푸른 영혼들은 밑줄을 그어가며 살아갑니다

얼마나 많은 밑줄을 가을속으로 가져 갈까요

  

등기대어 살아가는 푸른 영혼

그래도 참 맑지요

오월은 우릴 참 맑게 합니다.

 

잎도 꽃도 그들은 같은 빛깔입니다

내 마음도 얼굴도 같은 빛깔이길 바래봅니다.

 

 

할배,아버지,손자

한집에 살아갑니다

손바닥만한 땅에 대가족이 이쁘게 살아갑니다.

 

인생의 등껍질이 두터워질때면

가슴에는 옹이 하나쯤은 박혀있게 마련입니다

그래도 그 옹이가 아름다운 인생의 무늬가 되길 바라면서.

 

 

오월은 송화향기가 온동네를 채우지요

내미는 손끝마다 송화한줌.

 

 

키는 작지만

밑줄을 그으며 살아가는 푸른 영혼이랍니다.

 

가슴에 아로새긴 그 점이야기

언제 들려 주실건가요?

우연히 훔쳐보았지만 늘 궁금합니다.

 

능선을 따라 흘러가는 강

그대의 몸뚱아리에 오월의 빛은

산란을 합니다

 

철쭉에게 흘러가는 오월의 강줄기

곱게 웃다는 오월

아무도 철쭉꽃 그대 때문인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