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 路

갯골공원-가슴마다 묻어 있는 가을을 따라

kyeong~ 2009. 9. 25. 17:27

가을편지를 기다리며

 

너 없이 가을 앞에 서있다

기다리는 일이 지겹지 않아

네가 올것 같은 길에

코스모스처럼 서있네

 

우편함을 열었다 잠구었다가

명색이 너를 위한 편지함에

길게 누워있는 이름모를 편지

제집으로 가기싫은 걸까

 

우편함에 먼지를 털어내고

코스모스처럼 서있는 오후

보이지 않는 너때문에

물빛눈동자에 가을이 머무네

 

2009.9.17.시흥 갯골공원.

 

 

 

너없는 가을

너가 내곁에 있는 듯이

 타박타박 걸어가네.

 

네가 없어도 올것은 오고

웃을 것은 웃고 있다.

 

 

풀숲에 도란도란 앉아

아름다운 이야기 나누고 싶다.

  

네가 함께 한다면

저 들녘처럼 풍요로우리.

  

바람개비 바람을 타고 놀던 날도

우린 아랑곳하지 않고

마음과 마음을 부비며 보냈지

  

꽃잎사이를 누비는 이야기들

바람을 빙글빙글 돌리던 이야기들

모두가 너때문에 아름다웠노라고.

 

 

세월은 강을 타고 오지 않을때도 있다

머물듯 머물듯 뜻밖의 길을 따라

거슬러올라야 하는 일

 

 지금 네가 오지 않아 비워 둔 길에

홀로 걸어간다.

 

우두커니 서서

해가 몇번이나 뜨고 지고

꽃이 피고 지는 것을 보아야 할때

기다릴 사람이 있다는 것때문에

가능한 일...

 

 

올 가을은 가슴이 유난히 붉다

그리움이 붉은빛이라는 것을 미쳐 몰랐다.

 

또 해가 지네

길에만 서있으면 어김없이 해가 지네

너를 기다리며

코스모스처럼 서있는 오후

 

이길에서 너를 만난다면

붉은 입맞춤을 하리

온몸으로 감싸 안고 서슴없이 입맞춤 하리

 

붉은해가 머슥해질것 같이

너를 온몸으로 그리워하리

 

 

석양이 지네

코스모스 까치발을 들어

해가 지는 곳을 바라보네

 

문득문득 고개 들어

강으로 거슬로 오를지도 모를 너를 기다리네.

 

너를 기다리다 풀잎처럼 눕는다

네가 타고 올 강물을 감싸안고 풀입처럼 눕는다.

 

 

너와 내겐 영원한 다리가 있다

내가 너에게로

네가 나에게로

언제나 오고갈 다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