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음도
제 빛깔로 떠있다가
홀로 걷는 햇빛에 얼굴을 묻으며 지내는
그는 섬이었습니다
내 가슴에 어떻게 들어왔는지 알 수 없지만
아름다운 섬 하나 가지려는 어설픈 욕심이
그를 꿈꾸기 시작했습니다
섬으로 가는 길은 많았습니다
잠재된 붉은색들이 반응할 것 같은 길을 피해서
처음 만나는 길로 들어섰습니다
낮은 곳에 입맞추려는 철새 그러나,
입을 열지 않는 호수
약한 바람에도 응얼거리는 갈대 숲 사이에
누워 있는 조개들
뭍이 입을 벌려 섬을 삼킬 때
미쳐 바닷물을 따라나서지 못했나 봅니다
섬이 아닌지 오랜 그가 아직도 섬인 줄 알았습니다
차라리 섬으로 가는 길이 더 좋았습니다.
梁該憬
2010.1.1.우음도 가는 길에
언제 내 가슴 속으로 들어왔는지도 모를
섬을 향하여 길을 나섰습니다
황량한 계절
겨울이지만
오늘이 오십줄의 첫날
꿈꾸던 섬을 향하여 길을 나섰습니다.
얼어 붙어 있어도
각기 자기만의 무늬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아무도 그리지 못할 나만의 꿈을.
얼어 붙어 있지만
시간의 주인공이 되어 여기까지 흘러왔고
또 다른 그림을 그리려고
흘러 갈것입니다
지금 이자리에서 이런 그림을 그리고 살아가지만.
깃털처럼 가벼이
바람에게 맡겨두었습니다
꼭히 할말이 없을때에는
이렇게 바람에게 마음을 내어놓는것도
심심하지 않아 좋습니다.
길이 아닌 것이 길처럼 여백을 두고 기다립니다
마음이 얼어 있을때
다른이가 가지 않는 길을
걸어보고 싶을때가 있었습니다.
모두가 웅얼웅얼 흘러가는 길을 두고.
함께 있으면서도 홀로인듯한.
누구나
그대들 옆에 있으면서도
홀로 있다고 생각해보지 않은셨던가요?
그러나 해가질때면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어 있고 싶어합니다.
고만고만한 키를 재어보며
등기대어 살아갑니다.
천하를 지배하듯 홀로 서있어 보았습니까?
여린 바람에도 고개를 숙이는 사람들 숲에 서있어 보았습니까
내가 얼마만큼의 그늘을 내어 줄 수 있었던가요
내가 얼마만큼의 숲까지 볼 수있었던가요
하지만 제몫의 깊이 만큼 발을 뻗고 있을 겁니다.
머물지 못해 지나간 바람의 흔적입니다
바람만 지나갔겠습니까
햇빛처럼 반짝이는 시간이 지나가고
푸른 마음이 유유히 지나갔습니다
항상 거룩했던 삶이 제 빛깔로 우리앞에 있습니다.
과거는 늘 화석처럼 굳어갑니다
살아온 모습대로
조각난 그림
서있는 그림
누워있는 그림
화석은 늘 마지막 뒷모습을 남깁니다.
꿈을 꾸며 다가온 섬
갈대숲이 있고
신작로가 있는
섬이 아닌 그가 있었습니다
삶은 어차피 서로를 꿈꾸며 다가서는 것 아닌가 합니다.
마음의 양식을 키우고
제빛에 몸을 적시며 꾸는 꿈...
섬이 아니라도 좋습니다
새로이 만나서 친해지며 오는길
한햇동안 길들이며 다닐것 같습니다.
우음도는 이제 사라져 간답니다
저 장승이 마을을 지키지는 못했지만
우음도에 살아가는 이들의 마음속은 영원히 자리하며
잊혀지지 않겠지요
돌아올 때에는
낯익은 길로 왔습니다
해가 지는 자리를 알고 있었지요
전곡항, 같은 자리에서
해가 지는 모습을 보려했지만
구름에 가려져 보지 못했습니다.
어느자리로 넘어가는지 가늠하면서.
풍력계
전곡항에 새로운 손님이 오셨네요
허공을 돌리는 바람개비
삶의 에너지는 어쩌면 바람에너지 같은것
난 항상 바람을 꿈꾸며 살아갑니다.
섬으로 가는 바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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