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으로 갔습니다
꽃향기가 오금을 저리게 하여도
반듯이 서 있는 전나무 옆으로 갔습니다
실바람 같은 잎으로 내 얼굴에
햇빛 한 방울 떨어지는 것을
용서치 않는 모습 때문에
하루종일 서 있었습니다
연두색 웃음만 웃는 그 옆에서
온종일 서 있었습니다
내 몸에서 전나무냄새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손바닥 실금들이 전나무잎처럼 흔들렸습니다
새둥지 하나 얹어놓지 않는 것을 알지만
오래전 그 남자의 향수냄새를 기억하면서
그냥 전나무처럼 서 있었습니다
梁該憬
2010.5.16.청태산 숲체원에서
갑자기 오게 된 이곳
전나무잎들이 융털처럼 감싸고 있는 이곳
입장료 무료
오늘 횡재가 원플러스 원입니다
숲의 사계
신비스럽게 찍은 사진앞에서
오금이 저려 왔습니다.
삼지구엽초
무엇이 부끄러운지
땅을 바라보고 있었지요
전 누워서 그들을 쳐다보고요
너무 땅만보고 살지 마세요
바닥에 눕는일 쉽지만은 않았어요
연잎들이 세상구경을 시작했어요
올챙이들도 세상구경하러 나왔구요
아...우리는 숲구경 왔습니다
한날 한시에
즐거운 세상구경 해보기로 해요
심심산골에서
산골안개를 마시며
유유히 피는 철쭉
활짝핀 그들의 모습을 일주일은 기다려야 겠어요
철쭉, 그대를 알려면 아직은 멀었나봐요.
색이 참 곱죠
순진한 저빛
한때는 저빛으로
비누냄새나는 그를 좋아했었지만요
지금은 ...
어디에 있을까..그사람.
하필, 여기서
이꽃같은 마음으로 다가섰던
그사람이 생각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사람은 늘 반듯하게 서있었고
나는 저 순진한 빛깔로 웃었습니다.
반듯하게 서서
저 부드러운 손짓을 하는 전나무
전나무 옆에
온종일 서있어도 좋았습니다
딱 둘이서 걸어가면 좋겠죠?
이길을 걸어가는 내내
이슬비라도 내렸으면 좋겠어요
전나무 향기가 온몸에 배인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엄나무..
전 천성으로 뾰족뾰족한 것을 좋아해요
둥근것은 사실 그속을 알기가 더 힘들어요
어디를 봐도 똑같거든요
하지만..
뾰족한 것들은 무엇으로 숨을 쉬는지 알수 있어서 좋아요
숨구멍이 많은 전나무
내게 전나무 냄새가 나는 여자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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