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 路

소쇄원-다시올 그대를 위해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kyeong~ 2010. 9. 11. 18:25

소쇄원의 여름

 

 

삽장문을 들어섰는데도

대나무 잎 하나 흔들리지 않습니다

흙담에 기댄 목 백일홍

숨소리 간간이 들리고

바람은 낮잠을 청한듯합니다

 

여름 지는 것이 느리고

하루 지는 것도 느린 걸 보니

올여름은 미련이 많은 것 같습니다

댓잎 같은 볕발이 텃마루에 노닐다가

밤이면 봉숭아 꽃물 들이러 갑니다

 

배롱나무 꽃피워서 초가에 얹어 놓고

밋밋하게 흘러가는 물소리에

귀를 열고 앉아 있노라면

소쇄원의 여름은

세월이 느려서 좋습니다

 

 

梁該憬

2010.9.5.담양소쇄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