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山

운악산-운악! 참 감개하다. 그리움, 사랑..그런것은 시시한거야

kyeong~ 2011. 2. 7. 23:42

 

첩첩 운악

 

첩첩의 바위를 올라 뒤돌아보니

아무것도 없다

병풍 같은 그림들 어디로 갔을까

허리 굽힌 소나무가 내 아버지 같고

모난 바위가 나인가 싶은데

사라진 풍경들, 꿈이었던가

안갯속에 숨어 눈이 내린다

금방 지나온 풍경을 지키지 못하고

안갯속에 내어주었다

절대로 잊지 못할 사랑도

죽을 때까지 그리울 사람도

내어준 것이 풍경뿐이랴

너무 높이 올랐나

순간의 풍경이었던 삶

그저 사라져가는 소리뿐이네.

 

梁該憬

2011.11.6. 가평 운악산에서

 

 

 

그림이다

신령이 그린 그림이다

감개한 운악

악~ 소리나게 좋다

 

이제는 어디로 가야 할지

그냥 여기에 머물고 싶다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 길끝 같은 곳에서

 

산이 붉지 않길 참 다행이다

처음 본 모습이 붉었다면

취해서 어찌할 줄 모를 뻔 했다.

 

길이 험하길 다행이다

평지였으면

나 닮은 바위 만들 뻔 했네

서둘러 떠나야 할 절벽에 서있으니

참말로 다행이다.

 

지나온 길은 아름다운 길

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뒤돌아 보는 길은

왜그렇게 아름다워야 하는지.

 

 

 

  구름속에 머무는 운악

나그네 여기 발을 멈추고

산하를 바라봅니다

 

백사 이항복 운악산을 읊고.

내마음은 눈발같은 춤을 추고.

 

 내 아버지를 닮은

허리 굽은 소나무

말이 없네

이렇게 떠날줄 모르고

한참이나 서있는데

그래도 말이 없다.

 

 왔던 길은 아니지만

다시 걸어간다

어디로 가는지

무엇이 기다리는지 모르지만.

 

 어디를 가도 길은 있다

사라졌다가도

내가 길을 내기도 하고

아무런 인연 없는 사람이 낸 길을 가기도 하고

그래서 세상은 내것이 아니다.

 

 안개 속에 숨어 눈이 내린다

꿈결처럼 사라져가는 것들

사랑도 그리움도 ...

순간의 풍경일지도 몰라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

안개 속에 모두를 내어주고 나니

지나온 모든 것들이 시시한 일

 

 얼어붙은 세상

그래도 우린 잘 지나간다

이것또한  길이라면요

이것또한 인생이라면요.

 

 

힘들 땐 짐을 벗으세요

세상 내것이 어디있습니까

사용하다 버리고 갈 뿐이라는데요.

 

 모든 것으로 향하는 마음을 끄고

텅빈것처럼 살아가는 것

그것이 얼마나 마음편한 것인지....!!

언플러그 세상속으로

 

바람이 시키는데로 고개를 두는 것

세상이 주는데로 옷을 입는 것

 

 

 그대를 향한 내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