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山

덕유산- 때로는 설렘을 거두고 묵묵히 가라

kyeong~ 2011. 2. 18. 13:48

 

 

 

 

 

덕유산에서

 

여기에 오거든

설렘을 거두고

묵묵히 걸으라

비밀스러운 비경도 없고

감탄사를 불러일으키는 기암도 없다

 

갈 수 있는 만큼 가라

속을 다 보여주는 산줄기

굽이치는 장엄한 등줄기

하늘과 맞닿는 저 끝에

살아온 날들이 걸어가고 있다

 

부드러운 능선 위로

쉴 새 없이 넘나드는 바람처럼

저 멀리 요동쳐 갔다가

다시 돌아오길 몇 번인가

밤새도록 덕유산 산줄기가 되고 싶다.

 

梁該憬

2011. 2.13. 덕유산에서

 

 

 

 

설레임을 거두고

묵묵히 가야겠습니다

구만리 같은 산줄기를 따라

그저 홀로라도 아무것도 그립지 않은 산

그사람의 등줄기를 닮은 산을

가슴속에 강한줄기 흘러내리고 있는 것처럼

편안히 걸어갔습니다

 

남들이 고대하는 상고대

허리춤까지 차오르는 눈이 없어도

저멀리 하늘까지 닿는 산줄기면

이세상 다 가진 것 같이 행복합니다.

 

그사람 거기 없어도

그마음 다 안고 가는 것처럼 

지긋이 멀리 난 길을 보며 한없이 걸어갔습니다

덕유산 거기 있어서

난 또 그대에게 가듯 짐을 꾸리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