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 路

남한산성- 가도 가도 가을뿐인 길

kyeong~ 2011. 11. 19. 01:03

가을비를 맞으며

 

성벽을 따라 비가 내렸습니다

집을 나선 단풍 댁, 갈잎 댁

앞서거니 뒤서거니

비를 맞고 그렇게 가고 있습니다

아마도 가을이면

길 밖에서 길을 보거나

길에서 풍경을 보는 것이 좋은가 봅니다

 

우산을 쓰고 비의 걸음으로 걸었습니다

비가 오는 날은

집을 나선 단풍 댁, 갈잎 댁도

조용히 길을 갑니다

아마도 비 오는 날이면

말을 하는 것보다는

가을이 밀려 오는 소리를 좋아하나 봅니다

 

가도 가도 가을뿐인 길

반해버린 이 길을

가을이 물러서기 전에

다시 한번 걷고 싶습니다

오늘 하지 못한 이야기

온 몸에서 가을 냄새가 나던 그대와 또.

 

梁該憬

2011.11.6.남한산성 종주

마천역-서문-북문-벌봉-약사산-노적산-광지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