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山

덕유산 - 설레임을 거두고 묵묵히 걸어가라

kyeong~ 2012. 2. 22. 15:12

덕유산에서

 

여기에 오거든

설렘을 거두고

묵묵히 걸어가라

비밀스러운 비경도 없고

감탄스런 기암은 없다

 

바람의 속도로

갈 수 있는 만큼만 가라

속을 다 보여주는 산줄기

하늘과 맞닿은 저끝에

살아온 날들이 등을 보여주며 가고 있다

 

굽이치는 등줄기 위로

쉴 새 없이 넘나드는 바람처럼

멀리멀리 요동쳐 갔다가

다시 돌아오길 몇번인가

 

밤새도록 덕유산 넘나드는 바람이고 싶다

아니다 덕유산 등줄기 같은 길이 되어

그에게 내어 주고 싶다.

 

梁該憬

2012.2.19.덕유산에서

 

 

 

  

설레임을 거두고

묵묵히 가야겠습니다

구만리 같은 산줄기를 따라

그저 홀로라도 아무것도 그립지 않은 산

그사람의 등줄기를 닮은 산을

가슴속에 강한줄기 흘러내리고 있는 것처럼

편안히 걸어갔습니다

 

남들이 고대하는 상고대

허리춤까지 차오르는 눈이 없어도

저멀리 하늘까지 닿는 산줄기면

이세상 다 가진 것 같이 행복합니다.

 

그사람 거기 없어도

그마음 다 안고 가는 것처럼 

지긋이 멀리 난 길을 보며 한없이 걸어갔습니다

덕유산 거기 있어서

난 또 그대에게 가듯 짐을 꾸리리라..

 

 

 

 

 

 

 

 

 

 

 

백련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