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山

진도 일출-온 몸이 아프다, 마디마디 꽃이 피느라고

kyeong~ 2012. 4. 4. 20:17

 

 

하루종일 아침이다

눈을 감아도

책에서도 해가 뜬다

동석산에서 만난 일출이

하루종일 붙어 다닌다

 

날 선 바위를 걸어도

아프지 않다 

동백꽃 피고지는 섬으로

날고 싶다

내가 전생에 새였던가?

 

비는 주적주적 오는데

이곳저곳 살이 아프다

발끝에서 붉은 진달래 터지고

손끝에서 산자고 찌르고

온 몸이 아프다.  마디마디 꽃이 피느라고

 

아마도 내가 귀신이 들린게야.

 

 

梁該憬

2012.4.2. 진도 동석산을 다녀와서

 

 

일출을 본다는 것은

참 우연한 일입니다

바닷가 태생인지라

아침이면 보물찾기 하듯 해를 찾았지만

그게 그리 쉬운 일입니까

늘 뜨던 해가 어느날은

엉뚱한 곳에 숨어 버리더라구요

사랑하는 것도

항상 뜰 것 같은 일출도

그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진도 동석산에 일출을 만났습니다

생각조차 못했던 진짜 우연이었습니다

애써 걸어가지도 않았고

문득 뒤돌아 순산하는 해를 만났습니다

훤하게 잘 생긴 해를 만나고 나니

온몸에 해가 돌아다니기 시작합니다

해에 씌인 것인지

귀신에 씌인 것인지

온종일 훤하게 생긴 해에게 온몸과 마음을 다 내어 주고 말았습니다.

무엇인가에  푹 빠진 다는 것

순정을 다주듯 행복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