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아침이다
눈을 감아도
책에서도 해가 뜬다
동석산에서 만난 일출이
하루종일 붙어 다닌다
날 선 바위를 걸어도
아프지 않다
동백꽃 피고지는 섬으로
날고 싶다
내가 전생에 새였던가?
비는 주적주적 오는데
이곳저곳 살이 아프다
발끝에서 붉은 진달래 터지고
손끝에서 산자고 찌르고
온 몸이 아프다. 마디마디 꽃이 피느라고
아마도 내가 귀신이 들린게야.
梁該憬
2012.4.2. 진도 동석산을 다녀와서
일출을 본다는 것은
참 우연한 일입니다
바닷가 태생인지라
아침이면 보물찾기 하듯 해를 찾았지만
그게 그리 쉬운 일입니까
늘 뜨던 해가 어느날은
엉뚱한 곳에 숨어 버리더라구요
사랑하는 것도
항상 뜰 것 같은 일출도
그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진도 동석산에 일출을 만났습니다
생각조차 못했던 진짜 우연이었습니다
애써 걸어가지도 않았고
문득 뒤돌아 순산하는 해를 만났습니다
훤하게 잘 생긴 해를 만나고 나니
온몸에 해가 돌아다니기 시작합니다
해에 씌인 것인지
귀신에 씌인 것인지
온종일 훤하게 생긴 해에게 온몸과 마음을 다 내어 주고 말았습니다.
무엇인가에 푹 빠진 다는 것
순정을 다주듯 행복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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