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야봉에서
내 생의 숨소리
쉰둘을 쌓아 올린 숨소리가
이렇게 거칠었던가
가슴 속 천 리 길을 따라
무작정 내리꽂히는
장대한 백미 폭포
내 거친 숨소리를 알겠는가
수천 년의 풍상
아! 드디어 희야봉이다
가장 깊숙한 곳으로
거칠게 오르내리는 호흡
무어라 말을 하리
내가 아직
너를 부르지 못하는 것은
내가 아직 다른 산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오장육부를 토해 낼 것 같은 호흡의 설악에서
벗어나지 못함이라.
梁該憬
2012.8.26.설악산 잦은바위골 희야봉에서
설악동- 비선대 - 잦은 바위골 - 10미폭포 - 오십미폭포 - 백미폭포 - 시중폭포 - 희야봉(정상)
왕관바위- 염라폭포- 설악골- 비선대- 설악동 (13시간)
기억 하십니까
온 마음으로 끌어주던 밧줄을....
장대한 폭포보다
설악을 뒤덮은 운무보다
가슴을 내내 울컥하게 하던 그들을 땀과 가슴을
깊고 깊은 골짜기를 따라
사람의 때가 묻지않은 습한 골짜기를 오르고 내리는 내내
골짜기의 깊이 만큼 가슴이 울컥울컥했습니다.
내 생에 가장 거친 호흡을 한 시간이었고
힘든 고행을 했습니다만
그래도 난
내손을 이끈 그들의 노력과 진심을
설악의 깊이만큼 오래오래 기억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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