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물들여 놓은 것들이 서러운가
서글프도록 푸른 하늘은 고요히 멈추고
억새 허리 굽지 않은 만큼 부는 바람은
자꾸 붉어지고 싶다는
나 같은 가슴을 자박자박 건넌다
별별의 가을이
아무렇게나 맞이한 가을이
수없이 겨울로 걸어가고
온몸의 생기가 단풍 빛이 되어있을 때
그래, 깊어질 대로 깊어진 가슴에
피식 붉음이 전해져 온다
그것은 서럽다 못해 말문이 막힌 저 하늘빛이다
설렘이라는 것
어느 날 소리 없이 떨어지는 붉은 잎처럼
아무것도 아닌 그래서
붉음, 그저 바라만 보는 풍경이다.
梁該憬
2012.10.14.
설악산 울산바위 서봉의 단풍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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