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은역
무섬마을을 빠져나와
약속한 시간은 아직 멀고
간이역에 앉았다
하릴없는 두 시간
멈추고 싶거나
천천히 떠나고 싶을 때
내가 간이역
쓸쓸함이 가슴에 앉아 있고
유년의 기억이 스쳐 간다
깃발처럼 손을 흔들었지만
기차는 그냥 지나갔다
수몰이 된다고 하는 역
잠깐의 멈춤이 수몰되겠다
가려고 간 것은 아니지만.
梁該憬
2012.11.4. 평은역에서
평은역(平恩驛)은
경상북도 영주시 평은면 금광리에 위치한 중앙선의 간이역이다
1941년 7월 1일에 보통역으로 영업을 시작하였으나, 현재는 여객열차가 정차하지 않는다.
주 업무는 시멘트 및 철동 자갈 수송이므로 화물열차가 많이 정차한다.
문화방송의 드라마 에덴의 동쪽 1화에서 1960년대의 태백역(당시 황지역)으로 등장한 적이 있다
영주댐 건설로 이 일대가 수몰되어 폐역 될 예정이다.
수없이 콩닥거리며 튀어오르던 철로의 돌멩이들
이제 간이역에 대한 우리들의 설레임도 잠잠해져가야 하는지..
세월의 터널을 지나는 동안
우리 잊혀지고 싶지 않지만
묻어두고 가야 할 것이 너무 많다..
세월의 흔적..
이 흔적이 모두 잊혀져 간답니다
(영주댐 건설로 수몰이 될 평은역 전경들)
잠시 쉬어 가고 싶을때
천천히 어디론가 가고 싶을때
간이역에 앉아 내가 간이역이 되어 보시라
내게 쉬어가는 유년의 기억들
내게 쉬어가는 기차들
내게 쉬어가는 삶의 흔적들
나는 오늘도 간이역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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