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美

승기천-우리동네에서 가장 낮은 길, 그길에도 봄이 온다

kyeong~ 2013. 4. 22. 21:55

 

 

승기천에서

 

 

버려진 물이 흐르고

여름이면 역겨운 냄새가 나는

승기천을 따라 길이 생겼다

우리 동네에서 가장 낮은 길

그 길에 봄이 온다

 

벚꽃 한 짐

개나리 한 움큼  

그리고 발등에 올라앉는 꽃

바리바리 등짐을 지고

승기천을 따라오는 봄

 

바람이 불 때마다 풍기는

썩은 냄새가 무슨 대수랴

햇살이 길바닥에 누울 때까지

가장 낮은 길에

꽃 짐을 나르느라 분주하다

 

봄처럼 살아야지

작은 꽃이 피어나는 낮은 길에서

속삭이듯 꽃을 부르고

작은 잎 같은 눈을 간직해야지

그리고 봄의 체온으로 너를.

 

梁該憬

2013.4.22. 연수구 승기천에서

 

 

하수가 흐르는 하천을 따라

길이 생기고 몇년

거기에 길이 있는 줄은 알지만

그길을 가지않았다

하수천을 따라 걷는 다는 것

그리 내키는 일이 아니었다

 

시간은 많고 마땅히 갈 곳도 없는 날

승기천으로 갔다

여의도처럼 벚꽃이 피어 있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봄을 신나게 몰고 갔다

우리동네에서 가장 낮을 길을 따라

올망졸망한 꽃이 피어 있었다

승기천에 봄이 가득 담겨져 있었다

세상 어디서나 피어나는 꽃

낮은곳이라도

봄은 오고 꽃은 피기마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