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美

2014.6.4. 송도 달빛공원 양귀비

kyeong~ 2014. 6. 5. 23:25

 

 

 

꽃에게

 

붉은 나비처럼

흔들리고 싶다면

차라리

꽃, 알몸으로 살아라

 

짧은 한철

꽃으로 왔다 가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사람이 꽃이 되지 못하는 것은

말로 영혼을 가리고

가슴에는 너무 많은 생각을 안고

제대로 흔들리지 못하기 때문

 

지나는 바람 한 점에도

손길을 타려면

꽃, 너는 벗고 살아라

 

 

梁該憬

2014.6.4. 양귀비꽃이 바람에 흔들리다.

 

 

 

 

6.4. 선거일

누구를 찍어야 할지

세월이 갈 수록 답이 없다

이사람이나 저 사람이나

시원한 느낌의 사람은 없다.

대충 프로필에 의지하여 누르고 나오니

살랑대는 초여름의 바람이 좋다.

 

그래서 송도1, 2, 3교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바람을 타고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붉은 나비떼....

곱다.

세월은 슬픔때문에 제대로 웃지도 못하고 흘러가는데

곱고 고운 붉은 나비떼에 취해

긴 시간을 송도 달빛공원에서 보냈다.

 

갖가지 들꽃과 어울려

빼곡하게 피어있는 개양귀비...

이 수변을 따라 피어 있는 걸

왜 이제야 알았을가

이 너울거리며 춤추는 모습이 한동안 아른거릴 것 같다.

 

 

바람때문에

기다림과 또 기다림을 통해 셔터를 눌렀다

바람때문에 붉은 나비떼가 춤추는 것 같다.

 

 

손을 대면 손끝에 선혈이 묻어 날 것 같다.

붉은 꽃 나비....

 

붉지만 향기가 없다...

어쩌면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향기마져 진했다면

그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말았을지도....

 

 

 

 

 

 

 

 

 

 

 

 

 

 

 

 

 

 

 

 

 

 

 

 

 

 

제법 무더워진 날씨에

꽃에 취해 오후의 시간을 쓰고 돌아오는 길

근처 빙수카페에서

양귀비꽃에게 바싹 타들어가던 마음을 시원하게 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