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기천에서
버려진 물이 흐르고
여름이면 역겨운 냄새가 나는
승기천을 따라 길이 생겼다
우리 동네에서 가장 낮은 길
그 길에 봄이 온다
벚꽃 한 짐
개나리 한 움큼
그리고 발등에 올라앉는 꽃
바리바리 등짐을 지고
승기천을 따라오는 봄
바람이 불 때마다 풍기는
썩은 냄새가 무슨 대수랴
햇살이 길바닥에 누울 때까지
가장 낮은 길에
꽃 짐을 나르느라 분주하다
봄처럼 살아야지
작은 꽃이 피어나는 낮은 길에서
속삭이듯 꽃을 부르고
작은 잎 같은 눈을 간직해야지
그리고 봄의 체온으로 너를.
梁該憬
2013.4.22. 연수구 승기천에서
하수가 흐르는 하천을 따라
길이 생기고 몇년
거기에 길이 있는 줄은 알지만
그길을 가지않았다
하수천을 따라 걷는 다는 것
그리 내키는 일이 아니었다
시간은 많고 마땅히 갈 곳도 없는 날
승기천으로 갔다
여의도처럼 벚꽃이 피어 있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봄을 신나게 몰고 갔다
우리동네에서 가장 낮을 길을 따라
올망졸망한 꽃이 피어 있었다
승기천에 봄이 가득 담겨져 있었다
세상 어디서나 피어나는 꽃
낮은곳이라도
봄은 오고 꽃은 피기마련.
'photostory-美'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4.6.4. 송도 달빛공원 양귀비 (0) | 2014.06.05 |
---|---|
금산, 그녀네 집에서(2013.11.9) (0) | 2013.11.27 |
2013.4.18. 진달래 (0) | 2013.04.18 |
설날-곱다, 참말로 이쁘다 (0) | 2013.02.11 |
송도 수변-주인있는 불빛이 늘어가고 불빛이 별처럼 모여들지만 (0) | 2012.1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