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상봉
그렇게 오르고도 길을 모른다
북한산은 수십 갈래 길을 흩어놓고
알아서 찾아 오르라 한다
산이 자극하는 거친 숨소리
가슴이 터질듯하다
멎지 않는 숨소리
묵묵한 바위가 들었으리라
하늘 높이 서 있는 소나무도 들었으리라
땡볕에 바위만 뜨거우랴
머리끝까지 붉은 혈관이 뜨겁다
그래도 길을 찾아 오르고 또 오르는 것은
가슴이 터질듯한 풍경을 얻기 위하여
발끝까지 퍼지는 전율을 느끼기 위하여.
梁該憬
2013.9.15.북한산 의상봉릿지에서
우리가 올랐던 길을 건너다 봅니다
정말 저기를 올랐을까 놀라웠습니다.
길이 있어서 올랐던 것은 아닙니다
길이 없는 곳에서
길이라고 우기며 오르게 한 벗이 있기때문입니다
함께라면 길이 없는 곳도 길을 내며 우린 함께 걸어갑니다.
천갈래 만갈래 거미줄 같은 북한산의 길중에
저 길을 택한 것은 무엇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우린 그 길을 끝까지 올랐고
건너편에서 흐믓한 표정으로 바라봅니다.
이렇게 길을 찾아 떠나고 오르는 일은
세상일과 같은 거겠지요.
우리가 살아왔다고 그것을 다 아는 것도 아니요
모르는 것도 살다보면 알게 되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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