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1.2. 하루종일 비.
보령 쌈짓돈 마을에 지인이 있어 전날 찾아갔다가 하루를 묵고
오천항의 별미를 맛보기 위해 들렀다.
오천항의 아름다운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는 수영성
이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풍경을 감상하게 된 하루였다.
천혜의 자연 조건으로 만들어진 오천항
비가 추적추적 오는 늦가을 오후
입맛 돋구는 간재미 회를 먹기 위해 오천항을 찾았다가
뜻밖에 충청수영성을 만났다.
조선시대 외적의 침입을 막기위해 해군 사령부를 두었던 곳이다
잊혀져간 해군 사령부
현대문명이 가득한 오천시내에서 옛읍성을 찾아 들어가 보았다.
오래된 석성이 언덕을 따라 길게 이어진 조선시대 해군 사령부 충청 수영성
조선초기 100여척의 군선과 8000 병력이 있었다는 곳이다.
오래된 나무와 세월의 흔적이 보이는 성
잠시 옛 흔적을 따라 걸어보기로 했다.
현재 유일하게 남아있는 충청수영성의 석문, 서문(망화문)
아치형 석문을 들어서니
수많았던 병력의 흔적은 없고
가을비만 가득했다.
조용해도 너무 조용한 오천읍성
'세종실록지리지'에 따르면
충청수영성은 조선초기에 설치되었고
고종33년 폐영될때까지 운영되었으며
그 규모가 조선초기 충청수영과 그 산하 속진에 배속된 군선은 142척,
수군은 8414명에 달한다고 기록되어있다.
지대가 높아 오천항과 어우러진 풍경이 참 아름답다
빈민구제를 담당했던 진휼청
석축위에 앉아 있는 질휼청
뒤돌아보며 다시 봐도 가을에 어울리는 풍경이다.
진휼청 뒤뜰에는 철 잃은 강아지풀이 무성하다
한때 가득했을 병사처럼...
영보정...정자가 있던 자리
빈터만 남아 있다
여기에서 바라보는 오천항
늦가을의 비오는 날의 풍경은 와보지 않은 사람은 상상치 못하리라.
천하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었던 이자리, 영보정
잠시 옛사람이 된 심정으로 바라보시라.
영보정(永保亭)은 조선의 4대 문장가인 장유(張維)가
그 경치가 호중(湖中)에서 첫 손가락 꼽히는 곳(永保亭勝槪冠湖中)이라고 했을 만큼 경치가 뛰어났던 곳이라고 했다.
낭떠러지 같은 저 길을 따라
조용히 내리는 비를 맞으며 잠시 걸어보았다
약간은 차갑지만
비를 맞아도 좋을 풍경속에서...
아무렇게 찾아든 이방인처럼
아무렇게 흘러다니는 작은 배들
어느 싯구절처럼
하나가 아니라 둘이라서 더 좋은 저 소나무
오천읍성을 따라 항구의 멋은 다르게 다가온다.
오천항은 키조개가 유명하다
간재미회도 맛있다
맛이 살아있고
옛읍성과 아름다운 항구의 모습을 만나는 곳
누구라도 후회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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