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寺

2014.5.17~18 지리산 칠암자 순례(도솔암, 영원사, 상무주암)

kyeong~ 2014. 5. 23. 01:13

 

 

지리산 이름만으로도 어머니 품같이 깊고 깊은 곳

그 깊은 곳에 모퉁이 돌고 돌아 숨박꼭질하듯 나타나는 지리산 칠암자.

어느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지 아무것도 모르지만

칠암자라는 이름만으로도 묵시적 수행을 나서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혹여 비가 오면 어떻게 하나...

혹여 약속이 취소되면 어찌하나....

그렇게 손꼽아 기다리며 기다렸던 칠암자 길.

다른때와 달리 산을 오르는 발걸음은 자꾸만 앞서가고

 마음은 풍선 몇개 품고 있는 듯 가벼웠습니다.

 

 

칠암자 중에 가장 높이 있는 도솔암은 무거운 비박 짐을 지고 가는 관계로 생략하기로 하고

영원사-상무주암-삼정산-문수암-삼불암-약수암-실상사..순으로 들렀습니다..

 

여행처럼 걸어가는 지리산 산자락의 칠암자....

풍경 위주로 풀어놓아봅니다.

 

2014.5.17-18.

 

 

 

 

영원사-상무주암-문수암-삼불사-약수암-실상사

 

 

 

 

 

             도솔암          

(도솔암:사진퍼옴)

삼정산 능선에는 오랜 세월 자리해온 암자와 사찰이 일곱개 있다.

그 이름 '지리산 칠(七)암자'다.

 해발 1200m 높은 곳에 들어선 도솔암엔 아직도 전기가 안 들어오고,

홀로 수행하는 정견 스님은 직접 장작불을 때 생활한다.

절 앞뜰에서 나는 신선한 채소로 공양도 직접 준비하는 스님.

앞마당에서 보면 지리산 천왕봉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펌글)

 

욕계(欲界) 6천(六天) 가운데 제4천(第四天)인 도솔천은 "만족하"는 뜻입니다.

모든 것이 만족하다는 것은 곧 극락의 세계에 접어들었다는 뜻일것입니다.

 

 

도솔암에서 바라보는 지리산 주능선(사진 퍼옴)

왠지 가본듯 그립고

언젠가는 가보리라는 마음으로 지리산 암자 순례에

퍼온 사진을 편집해 봅니다.

 

 

 

 

지리산 칠암자 코스중에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였다는 도솔암

이번 산행코스에서 무거운 비박짐으로 인해 부담을 줄이고자

도솔암은 생략했습니다.

 

부처에게 가는 길이 어디 쉬운 일인가

아니갔어도 도솔암부처는 내안에 염원으로 남았으니

간듯 아니간듯 늘 그리며 살아가리라.

 

 

 

 

 

               영원사               

 

타고온 차량에서 내려 여기서 부터 걸어야 합니다.

제법 뜨거워지기 시작하는 오월의 햇빛을 등에 지고

도솔암을 제외한 여섯암자중

첫번째 영원사 순례를 위해 걷기 시작합니다.

 

그늘과 햇빛이 반복되고

어디선가 들리는 낭낭한 새소리가

여행같은 사찰순례길을 즐겁게 해줍니다.

 

금낭화(뜻: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부처를 따라 가는 길

금낭화가 고운 길.

꽃말처럼 부처를 따르는 길....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저 눈앞에 보이는 풍경만으로도

가장 아름답고 가장 행복한 시간

 

 

 

 

영원사 초입에 들자

긴 세월을 지나온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길손을 맞이합니다.

어느 고승같이....

 

 

영원사 전경

 

  

정확한 창건 연대는 알 수 없으나 신라시대 고승이었던 영원대사가 건립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한때는 너와로 된 선방이 100칸이 넘을 정도로 내지리에서는 제일 큰 사찰이었다고 한다. 

고승들이 스쳐간 방명록이라고 할 수 있는 조실안록에

부용영관, 서산대사, 사명대사. 청매, 지안, 설파 상언, 포광스님 등 당대의 고승들이 109명이나 이곳에서 도를 닦았다는 기록이 있다. 

내지리에서 가장 큰 사찰인 영원사는 여수 반란사건 때 반란군이 아군의 공격에 쫓겨 영원사에 들어와 아지트로 삼고,

건물 등을 작전상 불태워 버렸다.

이후 6.25동란으로 절은 완전히 소실되었다.

그 후 1973년 대일스님이 영원사의 수많은 내력과 전설을 듣고 복원불사를 시작해 인법당과 산신각을 지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두류선원

영원사에는 따로 법당이 없으며, 두류선림(頭流禪林)이라는 편액이 붙은 인법당이 주전각의 역할을 하고 있다.

전소된 영원사 터에 1973년 대일스님이 불사를 시작해 지은 것으로

전각 정면에 올라서면 산 아래가 한 눈에 들어올 정도로 조망이 좋다.

두류선림 뒤쪽 경사면에는 푸른 나무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으며, 앞으로는 돌로 쌓은 축대와 함께 돌탑과 꽃,

그리고 작은 나무들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영원사에 처음 보는 노란 영산홍

 

자연스럽게 쌓아 올린 돌탑이 이체롭습니다.

대부분 잘 깎은 석탑이 있기 마련인데 자연스럽게 쌓아올린 돌탑

부처의 마음처럼 꾸밈이 없어 보입니다 .

 

 

수 많은 소원의 불빛

 

 

지리산의 바람을 타고

영원사를 맴도는 풍경소리

 

 

 

석탄일을 지나온 등불이

오월의 꽃과 어울려 아름답습니다.

 

 

 

 

 

영원사 사립문을 나서서 상무주암으로 향합니다.

앙증맞은 연등을 등뒤에 두고

또다른 부처를 만나기위해 길을 재촉합니다.

 

 

 

 

 

                상무주암             

 

상무주암으로 가는 길에서 바라본 지리산 주능선

 

 

상무주암 가는 길

마음을 비우고

꿈속에 다녀가듯 그리 다녀가리라...

 

이모퉁이를 돌면 상무주암 입니다.

 

 

 상무주암

 

대한불교조계종 제12교구 본사인 해인사의 말사이다.
고려 중기에 보조국사(普照國師)가 약간의 수행승들과 함께 창건하고 일체의 바깥 인연을 끊고 내관(內觀)에만 힘썼다.

 

이 때 보조국사『대혜보각선사어록(大慧普覺禪師語錄)』 가운데

 “선이란 고요한 곳에도 있지 않고 또한 시끄러운 곳에도 있지 않고

사량분별(思量分別)하는 그 어느 곳에도 있지 않다.”고 하는 글귀를 읽고 크게 깨달았다고 한다.

 

그 뒤 1200년에 조계산 송광사로 옮겨 수선사(修禪寺)를 만들었다.
보조국사의 대오 이후 이 절은 성지화 되어 많은 승려들의 수행처가 되었으나 역사는 뚜렷이 전하지 않는다.
현존하는 당우는 인법당(因法堂)만이 있으며, 절 왼편에는 작고 불완전한 삼층석탑 1기가 있다.

 

이 탑은 고려 말의 고승인 각운(覺雲)필단사리탑(筆端舍利塔)이다.

 각운『선문염송설화(禪門拈頌說話)』30권의 저술을 완료하였을 때 붓통 속에 떨어졌다는 사리를 봉안한 탑으로서 서광을 발하였다고 한다.

 

 

 

 바람이 넘어오고

풍경이 넘어오고

사람의 마음이 드나드는 담...

 

 상무주암 마당에 서면 멀리 지리산 반야봉이 보입니다.

 

이곳에 앉으면

이곳을 왜 그리 오고 싶어했는지 수수께끼가 풀립니다.

한없이 앉아 있고 싶은 곳

발길을 돌리기 싫어

바라보고 또 바라보고

그리고 또 바라보고 싶은 저 반야봉

스님이 산을 내려가지 않는 이유를 이제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주변 풍경이 사람을 미치도록 홀리는는데

저 풍경은 또....

그림처럼 아름답게 매달려있습니다.

 

저 석탑이 되고 싶습니다.

아주 작은 사람이 되어

천년 만년 그림같은 풍경을 바라보고 싶습니다.

 

 산자락을 비집고 들어선 암자

석탑 앉을 자리가 좁았는지

돌담위에 소박한 모습으로 올라있습니다.

 

 

 

 

 

 선방의 결제기간이라

암자는 조용히 닫혀 있습니다

스님들의 하안거 기간에 이 길을 지나는 것 조차 참 송구합니다.

 

 

  

 

떠나고 싶지 않은 풍경을 두고

문수암으로 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