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섬은 넓다
목섬은 사람이 살지 않고
작은 섬이라 생각했고
그저 사람들의 호기심으로 건너가는 섬
나와는 상관없는 갈매기의 휴식처쯤으로
생각했던 적이 있다
물이 빠진 목섬에서
바다물이 밀려나간 모래밭에서
가장 긴 여행을 해야 할 섬
세상에서 가장 큰 섬을 만났다
가던 길을 멈추고
우연히 들른 목섬에서
나는 가장 넓은 세상을 만났고
그 섬에서 길을 찾지 못했다
여행은 해방이 아니라
방황이었던가
이 넓은 세상에서
어디까지 걸어가야 하고
경계선을 그어야 할까
그래, 여행은
길을 내는 것이 아니라
늘 두고 다시 떠나는 것
비움의 연속이리라.
梁該憬
2014.6.28.토.선제도 목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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