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아름답다, 아름답다(2014.08.23.정선 하이원하늘길)

kyeong~ 2014. 9. 4. 21:24

 

 

 

 

 

 

 

아름답다, 아름답다

 

 

집 없는 꽃들이 제멋대로 피어있는 길

이대로 종일 걸어도 좋겠다

말라리 꽃 지고 나면 모싯대 피고

모싯대 지고 나면 구절초

이슬지고 나면 금방 잊고 마는 꽃 이름

그래도 아름답다, 아름답다

 

고승 같은 산허리에 선 꽃들이여

어느 곳에서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평생 집을 나와 들꽃으로 서 있는가

내가 꽃에 가슴을 풀고 매달리는 것은

천 번을 죽고 다시 태어나도 들꽃

바람의 길목에 선 들꽃이라

이대로 천 년을 걸어도 참 좋겠다.

 

梁該憬

2014.8.23. 정선 하이원하늘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