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다, 아름답다
집 없는 꽃들이 제멋대로 피어있는 길
이대로 종일 걸어도 좋겠다
말라리 꽃 지고 나면 모싯대 피고
모싯대 지고 나면 구절초
이슬지고 나면 금방 잊고 마는 꽃 이름
그래도 아름답다, 아름답다
고승 같은 산허리에 선 꽃들이여
어느 곳에서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평생 집을 나와 들꽃으로 서 있는가
내가 꽃에 가슴을 풀고 매달리는 것은
천 번을 죽고 다시 태어나도 들꽃
바람의 길목에 선 들꽃이라
이대로 천 년을 걸어도 참 좋겠다.
梁該憬
2014.8.23. 정선 하이원하늘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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