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하게도 그녀가 그립다
어제 성곽 길을 걸었고
시멘트를 발라놓은 길이
붉은 잎 때문에 메마르지 않았던 느낌
붉디붉은 잎을 보고도
밀려오는 서글픔이 든다는 것은
잎에 일어나는 짐작
경험 때문에 일어나는 기억 때문이다.
엉뚱하게도 오늘 아침 TV 소식에서
연예인 "김자옥 별세"
가장 붉고 아름답게 살았던 그녀
잘 모르는 그녀이지만
기억이 남는 연예인 그녀가 떠났다는 말이
바람에 날리던 낙엽보다 더 아리다
예년보다 낮은 기온 때문에
급하게 떨어지던 잎
세월은 가기 마련이라지만
구멍 난 잎,
붉은 잎 사이로 자꾸 그녀가 보인다
'그대여 가끔은 기억하오리다'
梁該憬
2014.11.17. 한양도성 길을 다녀와서
2014.11.16.일요일
경복궁역 3번출구에서 7022번 버스로 창의문(윤동주문학관)으로 이동
창의문-백사실 계곡-팔각정-숙정문-혜화문-낙산공원-흥인지문-광희문
대략 12km
서울 한양도성길
1392년 개성 수창궁에서 조선왕조를 개국한 태조 이성계는 한양으로 수도를 옮기기 위하여 궁궐과 종묘를 먼저지은후 태조5년(1396) 음력 1월 9일부터 2월 28일까지 49일간, 이어서 8월 6일부터 9월 24일까지 49일간, 모두 98일 동안 전국에서 19만7천4백여명을 동원하여 북악, 낙산, 남산, 인왕산, 능선을 따라서 평지는 토성으로 산지는 석성으로 축성하였다 전체 공사구간(5만 9.500여척)을 600척씩 97구간으로 나누고 각 구간을 천자문 순서에 따라 이름붙인뒤 군현(郡縣)별로 할당하였고 성을 쌓을때는 일부 성돌에 공사에 관한 기록을 남겼는데, 태조, 세종때에는 구간명, 담당 군현명등을 새겼고, 숙종이후에는 감독관, 책임기술자, 날짜등을 명기하여 책임소재를 밝혔다
성곽에는 사대문과 사소문을 두었는데 동쪽 흥인지문(興仁之門 동대문), 서쪽 돈의문(敦義門 서대문), 남쪽 숭례문(崇禮門 남대문), 북쪽 숙정문(肅靖門 북대문)의 사대문과 북동쪽 혜화문, 남동쪽 광희문, 남서쪽 소의문, 북서쪽 창의문의 사소문을 만들어 성안과 밖을 연결하였다.
세종 4년(1422) 도성 수축공사때 흙으로 쌓은 구간도 석성으로 고쳐 쌓았고 문종1년(1451)에도 도성을 수축하였지만, 임진왜란때 일부가 부서졌다. 광해군 8년(1616)에 개수하였으나 병자호란때 다시 부서졌다. 병자호란때 청나라와 맺은 조약중에 성벽을 쌓지않고 보수도 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어 부서진 채로 방치되다가, 숙종 30년(1704) 이조판서 이유(李儒)의 주장으로 오군문(五軍門)의 장정을 동원하여 성곽을 대대적으로 수축하였다 그밖에도 효종, 현종, 영조, 순조 시대에 부분적인 개수를 하였으나 현재 남아 있는 성곽은 대체로 태조, 세종, 숙종 시대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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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북악산길과 낙산구간을 걷기로 했었는데
한 친구가 주민등록증을 안가져 왔다네요
아...이것도 기회인가
저길은 답사때 다녀 온 길이니
또다른 길을 부여받는 길에 대한 기회
빡센 산행을 위주로 산행을 하던 친구가 왠일로 트랙킹을 왔다
그 친구가 오늘의 구세주
주민증이 꼭 필요한 구간을 우회하여
백사실길을 걷게 되었다.
인간은 많이 보고 움직일때
주어지는 기회와 얻음이 많은 것이다
사람을 얻는 기회
길을 얻는 기회
길과 사람이 함께 하는 사이
믿음을 얻는 기회
그럼 난 기회주의자네...
기회비용이 많으면 만사가 튼튼이라고 했는데
기회주의자도 그런셈? 하하하ㅏ...
친구란 이렇게 늘 마주보며 웃는 거지요
웃고 또 웃는 사이
믿을 얻는 기회가 오는 것인지도 모르죠
산에서 길에서 얻은 개똥철학...
철학은 무슨 갤뿔.....?
서울의 소소한 풍경이 한양도성과 어우러지는 길을 걸어갔다.
가을은 더더욱 축제처럼 느껴지는 계절이다
붉고 노란 단풍잎이 바람이 스칠때마다 우수수 떨어지는 거리
어딜가더라도 하염없이 걷고 싶다
밟을때마다 바스락 거리는 소리와
약간의 바람에도 반응을 하는 낙엽과
어디 그뿐이겠습니까
누구라도 손만 잡으면 연인인것처럼 걸어갈 수 있으니까요
담벼락에 친절한 안내판
우린 백사실길로 걸어가다가 사알짝 팔각정길로 올라갔지요.
산모퉁이 외딴길의 찻집...
저 집에서 꼭 차마셔보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저기서 무슨 드리마촬영도 했다고 해요
커피프린스라고 했던가...
드라마를 잘 안보니 기억이 가물가물 해요
"백석동천"각자
"백석"은 조선시대 "백석정"이라는 정자가 있었던 것을 말하고
‘동천’이란 ‘신선이 살 만한 경치 좋은 산골짜기’를 뜻하는 말이다.
백석동천각자가 있는 계곡을 "백사실계곡"이라고 하는데
백사실은 조선시대 유명한 정치인이었던 "백사 이항복(오성, 이항복)"의 별장이 있었던데서 유래된 이름이다.
백석정터와 지당의 봄
雨後自北漢沿溪 비온 뒤 북한산의 계곡물이 내려오면서
看瀑將出洗劍亭 세검정 계류 위에 장쾌한 폭포가 보인다.
見溪上又有一源 계류 상단 위에는 또 하나의 물줄기가 보이는데
高澗細瀑其上 높은 샘 골짜기에서 내리꽂는 폭포수 위에
有許氏茅亭 풀잎으로 만든 허씨의 소박한 정자가 있다.
扁曰看鼎僚不可以無詠 이를 간정료라 하였으니 이에 관해 시로 노래하지 않을 수 없구나.
-이광려(李匡呂: 1720-1783)의 문집 이참봉집(李參奉集) 중에서-
백석동천 외원도(김영환. 2014)
백석동천 외원도(김영환. 2014)
"백석동천"의 자료를 찾다보니 호기심이 가는 자료가 있어서 옮겨 보았습니다.
백석동천(白石洞天)은 종로구 부암동 115,117번지와 산 2,3번지 일대,
홍제천 지류의 상류 부근에 건물지와 지당(池塘), 육각정 터가 위치하고 있는 별서 터이다.
그러나 누가 처음 별서를 조영하였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다만 박규수(朴珪壽: 1807-1876)의 시에 의하면 1820년 당시엔 터만 남아 있었으나
이곳에 있었던 정자의 이름이 백석정(白石亭)이었고
서원 김선(犀園 金鐥:1599-1613)이 지었으며 후에 대원군의 별장터가 된 석경루(石瓊樓: 종로구 신영동149번지) 위에 있었다고 한다.
또한 이곳은 “원래 허진인(許眞人)이 살았던 곳이고,
후에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 1786-1856)가 매입함으로써 명성을 드높이게 되었다”고 하였다.
박규수는 또 다른 시에서도 백석정을 언급하면서 “세상에 전하기를 허도사가 단약(丹藥)을 만들던 곳이다
(白石亭,相傳爲許道士煉丹處)”라고 하였다.
김정희는 자신의 시에서 백석동천 별서에 대해
“하찮은 문자에도 정령이 배었으니(區區文字有精靈), 선인 살던 백석정을 예전에 사들였네(舊買仙人白石亭)”,
“백석정은 나의 북서(北墅)를 말한다.
백석정 옛터가 거기에 있다.(謂余北墅, 有古白石亭舊址)”고 언급하였으니,
그가 이 별서의 주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김정희는 친구 김유근에게 보낸 서한에서도 “노친께서는 엊그제 잠깐 북서로 나가셔서 며칠 동안 서늘한 바람을 쐬실 생각이었다.
일기가 이와 같으니 산루(山樓)는 도리어 너무 서늘할 염려가 있어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고 하였다.
이는 부친 김노경(金魯敬)도 이 별서를 사용하였음을 나타내고 있는 대목이다.
또한 김정희는 백석동천 별서를 읊은 시에서 “백석동천 별서 부근에는 입사천(卄四泉)이라는 물의 근원이 있었다.
입사천 물줄기는 서서히 흘러 석경루(石瓊樓) 앞을 지난다.”고 언급하면서
청나라의 문인 왕평(王苹)의 호가 추사(秋史)이고 또 다른 호가 입사천초당(卄四泉草堂)인데,
김정희 자신의 호가 추사이고 자신의 별서 주변에 입사천이 있음은 우연이 아니라고 이야기하기도 하였다.
팔각정에서 맛있는 요기를 하고
다시 내려가는 길
청와대 보호때문에 군대 군대 초소가 있고 여기도 마찬가지
내려가면 숙정문 안내소가 있고
주민증이 없으면 성곽길로 들어서지 못한다
다행히 우회해서 트랙킹할 수 있는 길은 이어진다.
청와대 뒷산 "백악산"
그 백악산의 유래에 대해서 한번쯤 읽어보는 것도 재밌다.
숙정문 안내소를 지나면
그 유명한 삼청각이 보인다
성곽길 옆으로 세고 싶다
가을 축제의 무희
단풍들의 축제에 하객으로 만나고 싶다.
한양을 지키던 도성에
현대식 무기...
수도권 사수는 언제까지 이어져야 할지
내생애에
독일처럼 남북의 해갈이 오는 걸까
몇년전 북에 가봤지만
통일이 된다해도 문화와 국민성과 ...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너무 많다.
저것이 무슨 열매라고 가르쳐 줬는데~
휴~
우짜믄 좋을까
성북동의 구옥들
하늘을 찌를듯이 빌딩이 올라가고 있지만
이곳은 70년대를 그냥 살고 있는 기분
아마도 이들은 평생을 이곳에 익숙해 있고
이 익숙함이 지상낙원일지도 모른다.
마당에 널어둔 빨래가 정겹다
마당도 없는 좁은 터에 아무렇게나 놓인 화분
저기에 어떤 꽃이 피었다 졌을까
어쩌면 양말도 아무데나
먹은 밥그릇도 아무데나...
이것이 지극히 평범함이고
그 평범함 속에서 구속을 모르는 자유인이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한 웅큼 두 웅큼의 낙엽이 이쁘고
성문 사이로 붉으 집이 이쁘고
뉘엿뉘엿 넘어가는 햇빛이 성곽에 곱게 다가서고...
성곽과 단풍의 조화
이 성곽위에 냉큼 앉아서 국화차 한잔 마시고 싶다.
그리고 멍하니 앉아 있노라면
저 잎 찻잔에 떨어지려나...
내가 그대 마음을 살짝 다가섰던 것
내가 살짝 바람처럼 툭 치고 갈때...
하늘이 파랬다면 더 선명했을텐데
아니다...누군가 그랬다
보이는 만큼에서 아름다움을 찾고
그 아름다움을 느낄줄 아는 것도 본인의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이토록 절정으로 치닫는 붉음 속에서
왜 자꾸만 가슴이 슬퍼오는지...
돌아와 책상앞에서 사진을 보면서
텅빈 이 길이 슬퍼지고
언젠가는 혼자 지난날을 그리워하면서 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바람조차 없네
사람도 안보이고...
휭하니 바람이 일면
저 잎들 미친듯이 춤을 출텐데...
가끔 내게도 바람이 일었으면 좋겠어
바람처럼
낙엽처럼
지멋대로 춤을 추는 무희였으면 좋겠어
간혹 미쳤다 소릴 듣더라도...
낙엽과 빛의 조화
저기 돌의자...
거기 앉고 싶었는데
아무도 앉고자 하는 이가 없다
백악산코스 종점 혜화문에 도착했다.
혜화문은 사소문의 북동쪽 문에 해당한다.
높을수록 신나서 쭉쭉 뻗는 담쟁이
아직 푸르네..
이들의 가을은 언제인가
저렇게 붉은 열매 더 붉어질길 없어
겨울로 달려가려 하는데.
담을 넘는 빛
눈부시게 흘러간다
가는 빛
가늘 세월을 어쩌랴
나이는 숫자에 불과?
개풀 뜯어 먹는소리지
우끼잖아..
세월이가고 나이를 먹고
무릎이 아프고 허리가 아프고...
그래도 나이는 숫자라고?.
이다음에 더 슬프지 아니하려고
갈 수 있으면 어떻게라도 걷는다.
가을이 모과향만 같았으면..
저 모과같이 향기로운 계절이 있었던가
곱게도 익었네
언젠가 모과차를 담느라고 손이 아팠던 기억이 난다
향기와는 다르게 육질이 단단해서 쪽을 내기가 쉽지 않았었다.
도성과 가을 국화 "금국"
도성에 앉아 있는 저 국화
한잎 따서 냄새를 맡으니
가을 전체가 온 몸에 퍼진다
위에 국화가 떠 있는 것도 같고
배설물에 국화향기가 날 것도 같고.
성곽을 따라 세월이 간다
나뭇잎도 가고
꽃잎도가고
나도...이렇게 성곽을 거닐며 세월을 걸어간다.
성곽과 도시의 어울림
아...이것을 어울림이라고 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
그럼 나는 성곽과 어울림?
아니 도시와 어울림?
어울리거나 아니거나
그냥 그자리에 있다보니
숙명처럼 함께하는 풍경이다.
이 집 주인이 재밌다
"개뿔"....
사람하나 눕기도 어려운 저 공간..
다락방인가...
개뿔...
"아무것도 아니다"
내가 사는 것도 개뿔 암것도 아닌 것이야
어느날은 걷는 것, 이것이 행복이라고 유난을 떨다가도
잠이나 자지 뭐 할라꼬 발목은 아파가지고 기를 쓰고 걷는 건지
개뿔 아무것도 아닌 일에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고집을 부리는지...
내가 참 알 수없는 인간인게다.
걷다 보니 가을을 다 보낸 것인가
단풍이 하나도 없네
완연하게 빛바랜 강아지풀이 도성을 에워싸고.
겨울을 이렇게 나려나.
낙산공원 구간을 내려오니
"흥인지문" 오늘의 마지막 구간을 마쳤다.
친구의 초대로
광희문옆까지 또 걷는다
걷는데는 마다하지 않는 벗들
진정한 트랙킹 가족이다.
"
'
'
'
'
하마터면 쓸쓸한 가을
차 한 잔에도 가슴이 녹아날듯 에린 가을이 될지도 모르는데
걸을 수 있는 길과
함께 할 수 있는 벗이 있음이 축복이다.
어느날 혼자임을 오장육부 만장일치로 원하는 날
이 길을 걸어갈 때
구석구석 친구들의 발자욱이 낙엽처럼 유령처럼 펄럭일때가 있겠지....
그리움이 일렁일수 있다는 것은
사는 것처럼 살아왔다는 삶의 연서 같은 것
초입에서 봤던 문구 '삶을 축제로'처럼
스스로의 여정을 축제로 여기며서 걷는 다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그네가 될 것이다.
" 함께 했던 그대!, 참 고마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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