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에게 꽃은
꽃을 사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는데
퇴근길, 길에서 파는 꽃을 샀다
향이 진한 프리지어와 색이 붉은 장미
그중에 장미를 샀다
아직도 나는 장미를 부러워한다
아무것도 아닌 여자가
꽃을 사는 날은
책 한 권을 읽은 것보다 더 풍요롭다
여자가 장미를 사는 일은
살아서 꿈틀대는 것
늦은 밤, 장미 옆에서 커피를 마시는 순간
혼자서도 커피맛이 향기롭다.
내가 나에게 물었다
"왜 꽃을 사느냐고?"
"힘들 때 꽃을 산다"고 답을 했다
삶과 하루, 하루와 힘듦, 힘듦과 여자
그리고 삶과 여자
삶과 여자를 이어주는 것을 찾기에는
긴 시간이 필요치 않다
길에서 흔히 보는 꽃 몇송이에
모든 것을 녹이는 것이 여자다
붉음에는 더욱 쉽게 녹는 법
내일 아침은 입술까지도 장밋빛일지도 모르겠다.
梁該憬
2015.3.30. 길에서 꽃을 사다
메꽃이 지천으로 피던 계절에
기차를 타고 왔었던 곳
오란씨 음료수와 크림빵을 사들고 기차에 올랐다가
힘들게 땀과 범벅을 하며 올랐던 산...
그때는 힘이 들어서 산의 풍경이 넓지 못했고 깊지도 못했다.
섬여행이 취소가 되고
옛추억을 떠올리며 다시 찾은 고대산
지금은 그저 삭막한 겨울과 봄사이의 고대산이다
남쪽에는 매화도 피고 산수유도 피어서
마을마다 꽃반 사람반이라지만
여기는 아직도 간이계절이다.
함께 걷는이들이 많아서 다행이다
눈이라도 있어야 볼만하지
꽃이라도 피어야 쉬기도하지...
간이계절의 고대산은 그저 조용하기만 하다.
수다와 거친호흡을 섞으면서 오른 고대봉
정말 고대해도 좋겠다.
드넓은 철원평야가 가슴을 드러내고 있다.
아무것도 자라지 않는 알몸의 평야다.
사방이 확트인 정상데크에 눕고 싶다.
다시 벌떡 일어나
두팔을 벌려 미친척 날고 싶은 곳이다.
미친척 날뛰고 싶은 날이
어제 오늘일이던가..
산은 모두 올라봐야 그 진가를 알수 있다.
그저 산아래서 산위에 숨어잇는 재미를 누가 알까.
내려오기 위해서 오른다지만
정상에서 맛보는 통괘한 기분
그 중독의 해독제는 영원히 판매불가이다.
2015.3.28.토요일
2015.3.28.토요일. 파란산악회
날씨: 맑음 사이로 미세먼지 많음
제3등산로-낙엽송숲-2등산로와의갈림길-말등바위-칼바위-대광봉(800m)-삼각봉-고대봉(832m)-제3등산로-표범폭포-야영장
식사시간포함 놀망쉴망5시간
출발점:주차장(해발표고 173m)
시작은 3등산로지만 중간 분기점에서 2등산로 말등바위와 칼바위방향으로 오른다.
산을 오르다가
잠시 뒤를 돌아 아래서 느끼지 못했던 풍경을 돌아보는 맛...
그 힘듬이 사라지는 순간이다.
아기자기한 신탄리 마을의 풍경이다.
칼바위 능선을 올라서....뒤돌아보니
암능은 숨고 연천 신탄리 마을이 내려다 보인다
이정표와 나무...
비슷한 키 높이의 짝이다.
선명한 봄날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깊은 골짜기
먼 산그리메...
맑지 못해서 아쉽다.
대광봉과 고대정( 800m)
봄은 황사때문에
풍경이 선명하지 못하다
꽃도 선명하지 못하고
저멀리 펼쳐진 풍경도 가시거리가 짧다.
고대봉으로 가는 길
땅속 벙커인가...
환기통 같기도 하고...
하여튼 여느산에 비해
북한과 인접한 산이라서 눈이가는 시설이 많다.
산에 오른 자동차 바퀴...
산에 오니 모든 것이 풍경이다
죽어있는 풀잎도
산에 오른 자동차바퀴도
모두가 풍경이다.
철원평야가 한눈에 들어오는 쉼터...
저기에 앉고 싶었는데
성질급한 일행이 모두 가버리는 바람에
쉼터를 두고도....쉬지 못했다.
국기봉도 아니고
피뢰침도 아니고
수신용...시설물 같다.
계단으로 이용한 폐타이어
재밌네...
고대산의 특징은
폐타이어를 이용한 것이 많다
군벙커 같은데...타이어로 덮어 놓다.
산은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춥지도 않고 걷지 좋은날
적당히 헐떡이며 등에 땀이 날락말락한 정도의 힘으로 2시간정도 오르면
군사초소와 정상 데크가 있다.
고대봉(832m)
표지석이 얼룩덜룩하다
마치 표범처럼...
그래서 저 아래 폭포가 표범폭포인가..
고대봉에서 대광봉을 ....
정상 목재데크 헬기장
여기서 날고 싶다
헹글라이더를 타고
넓은 철원평야를 향해 날고 싶다.
백마고지(395고지)
1952. 10. 6~1952. 10. 15까지
국군 제9사단이 1952년 10월 철원 백마고지에서 중공군의 공격을 수차례 격퇴한 전투.
철원 군사지역이라서
고대산은 군사시설이 많다
철원평야가 보인다
북쪽 산간지대에 저렇게 넓은 평야가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탁트인 풍경을 보는 맛
가슴이 툭 터진다.
사이다를 마신것 같이..
버들강아지가 산에 올랐네.
보개산을 거쳐 금학산으로 가는 길...
우리는 저길로 아니가고
제3등산로를 향해 내려갈 것이다.
정상에서는 어디를 봐도 철원평야다
저기 군부대를 거쳐...내려갈 것이다.
이제 그만 바라보고..
하산을 한다.
늘 아쉬운 마음
서둘러 내려감을 원망하면서...
그래도 하산을 한다.
군부대지역에 오니
태극기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줌으로 당겨서 찍어보고..
산에 오른 영문
산에 오른 폐타이어
다른산에는 없는 풍경이다.
가파르지 않게 지그재그 목재계단..
내려감을 아쉬워하는 사이
표범폭포에 이르렀다.
메말라 있는 골짜기
장마기에는 표범처럼 힘차게 흘러내리려나..
아..드디어 고대산에서 봄을 만나는 순간이다.
남녁에는 꽃잔치가 3월초부터 시작인데
삼월말임에도 구석구석 숨어있는 얼음이 있는 고대산이다.
산아래...처음만난 고대산의 봄
드디어 봄이 산을 오르겠구나.
급하고 암릉길이 언제 있었냐는 듯
평안한 길이다.
욕쟁이 할매집 외부모습
큰 쇠철판에 모양없이 썰어서 김치와 함께 익혀먹는 집....
주인장할매의 욕이 고기보다 구수하지만
언뜻 적응이 안되는 욕도 많아서...약간은 무섭다.
다녀간 사람들의 흔적들...
훤한 벽이 없다
온통 낙서천국이다.
그렇게 산을 오르고
맛있는 식사를 하고 집으로 간다
예전에는 저 기차를 타고 왔었다
그래서...기차가 다시 그립지만
왔던 버스를 타고 다시 집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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