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만 가보던 선자령길
긴 능선을 따라 바람이 강하게 맞이하던 길
그 길에 여름이면 들꽃이 아롱다롱 핀다하여 길을 나섰다.
나설때 창문으로 들어오는 새벽 햇살이 찬란했는데
강원도에 이르자 이슬비가 내린다.
들꽃도 기다렸지만
선자령에서 바라보는 풍력단지의 조망을 기대했는데
그냥 고개숙여 길가에 핀 들꽃이나 찾아야겠다..
누군가 그랬다
이렇게 안개자욱한 날이 처음에는 몽환적인 기분이라 좋았는데
자꾸만 만나다보니 귀신나오는 날 같다고.
풀숲에서 꽃의 영혼이라도 나오려나....
2014.6.27.토
날씨 흐림그리고 안개비
오전 11시 10분 출발-오후 4시 하산
구)대관령 휴게소 출발-양떼목장-한일목장길-선자령...그리고 동해전망대-국사성황당 - 양떼목장 -구대관령휴게소
바우길1코스를 조금 변형하여 걸었다.
구)대관령휴게소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672-1
대관령에서 오솔길을 따라 30분 정도 걷다보면 양떼목장 울타리가 나온다.
비가 오는 탓에 비옷을 입은 꼬마...
이쁜 들꽃을 바라본다.
녹색은 더욱 짙게 물들고 있는데
비가 오니 텅비어 있는데 저 꼬마라도 있으니 좋습니다
양떼목장길따라...참조팝꽃이 이쁘게도 피었네요
발목에 올라앉는 작은 꽃들
실비를 맞아 얼마나 싱그러운지
덥지 않아 좋고
초목이 생긱가 도는 길입니다.
낙엽송길을 따라
가득찬 저 안개...
누가 귀신나올 것같은 날씨라는 말에 지나가던 사람까지 웃었지요.
난 저 나무위에 눈이 가득 앉았던 겨울날을 상상하며 걸었지요.
속새를 비롯해 습지 식물이 가득합니다.
이런 양치식물의 군락을 만나면
때묻지 않은 태초의 밀림같은 상상에 접어듭니다.
많지는 않지만 자작나무도 군데군데 있어서 나름 분위기가 좋아요
어제부터 내린 비탓에 계곡물이 불어서
깊은 산속을 울리는 물소리를 숲의 심장소리 같습니다.
노루오줌이라는 들꽃이 군데군데 피었어요
노루가 오줌눌때 오줌줄기같이 생겼는지.....야생화 이름이 재밌네요
속새에 대한 설명
한일목장 풍차단지 보이는 곳인데
안개때문데....아쉬운 마음입니다.
비가 조금 주춤했지만 그래도 간간히 적시는 촉촉한 기분
유월의 이길은
참조팝꽃의 행렬이 반겨주는 길입니다.
혹여 이글을 보게 되는 그대여
꼭 한번 걸어보시라.
촉촉히 젖어 있는 꽃길
숲속에서 풀내음이 베어 나옵니다.
주목나무에 맺혀 있는 빗방울
사진이 많이 흐리죠잉?
산위로 갈수록 점점 더 흐려지는 기분입니다.
우산을 쓰고 가는 사람
실비라서 맞고 가는 사람
전 비를 맞으며 갑니다.
아무런 경관은 볼 수없는 아쉬움이 가득한체...
이 안개숲에서 그들만의 집을 짓고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올라온 길을 되돌아봅니다.
이 거대한 표지석에 벌써 몇번째지?
올때마다 작은 육체를 세워봅니다.
비나 바람이나 눈이 저 표지판의 글자를 지우고 있다
역사는 어쩌면 과거를 덧칠하며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어가는 중인지도...
하나도 같은 모습이 없는 돌
그래도 돌입니다.
모두가 다른 얼굴들...
어디에서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살았는지는 모르지만
한순간 이 각기 다른 돌들을 지나갑니다.
선자령을 가려고 했던 그마음이 같았던 한순간이 있어서...
이름을 알려고 했던적도 없는 무성한 풀 위에
이슬이 맺히니 잠시 눈을 마주쳐 봅니다.
좋았던 사람도 가끔은 생소한 사람이 되고
몰랐던 이름없는 풀이 정이 갈때도 있습니다.
아무것도 아닌것이 더 아름다울때도 있네요
여기도 이름모를 풀...
아~ 오늘은 이름없는 풀~
아니다 이름모를 풀의 군락에 눈길이 자꾸 갑니다.
풍력기 앞에서
열심히 올려다보는 나그네
아무것도 안보이는데
보인다는 짐작을 하면서 바라보는 저 사람들...
이름이 이뻐서
들꽃 안내판을 담아봅니다
볼때는 알 것은데
집에 오면 까막머리가 되는 이유때문입니다.
하산으로 접어드는 길
참 낯익은 곳이라 생각했는데
계절이 달라지니
이렇게 생소한 느낌입니다.
눈감고도 갈 수있는 길
그러나 다른 느낌때문에 이러저리 풍경에 빠져 듭니다.
흐림에도 불구하고 .
오늘은 이름없는 풀에 많이 빠져 듭니다
그럴때도 있는거지요
집에 있는 식구보다
들에서 만난 벗이 더 좋을때도 있는 것처럼.
동해 전망대
안개천국...
안개전망대로 할까요?
국사성황당앞 생태숲
이런 느낌을 좋아해서 또 찍어봅니다.
미역줄나무꽃이 한가득 피어 있습니다.
길이 이쁘죠?
오전 11시 10분쯤 걷기 시작해서
4시에 하산
대략 5시간이면 넉넉하겠네요...
바우길에서 만난 유월의 들꽃
까치수염
노루오줌
노루오줌
속새
미역줄나무
참조팝
비비추
꿩의 다리
피나무
?
범꼬리
기린초
엉겅퀴
복분자딸기
터리풀
참싸리
참좁쌀
.
.
.
.
.
집에 있으면 짝수방송 채널 뒤척이다가
물건하나 질러버릴텐데
돌아서 내려오면 꽃이름 모두 잊어 버릴찌라도
거기에가면 아름다운 꽃이 피더라는 기억은 하고 살겠지요
이다음에 누군가 편히 걸을수 있는 길을 가자고 하면
아마도 오늘 걸었던 이 길을 한번쯤 또 걸어가지 않을까요.
다음주에 친구들과 함께 걷기 위해 오늘 답사차 걸었는데
참 잘했다는 생각입니다.
다음주에는 청명한 날씨이길 기대합니다.
2015.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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