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山

2015.9.12.토. 정선 민둥산

kyeong~ 2015. 9. 15. 21:56

 

 

 

 

 

 

 

 

 

 

 

 억새가 사는 곳에서

 

거친 숨을 쉬며

올라온 이 부끄럽게

은빛으로 터진 꽃은

하늘 아래 우아하게 반짝이네

 

어디에서 바람은 불어왔는지

흔들리는 모습이 황홀하다

세상에 어느 꽃이

저리 아름답게 흔들릴까?

 

이른 가을바람에

벌써 흔들리는 이 마음

마음이 황홀하듯 아찔하다

바람이 가는 곳을 묻지 말라

은빛으로 빛나는 억새에

혼절한 나는

시공을 초월한 바람같이

그대를 은빛으로 흔들지도 몰라.

 

梁該憬

2015.9.12.토. 정선 민둥산에서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내다 본 하늘

어긋남이 좋다

비가 올거라는 예보가 어긋나고 회색의 하늘을 보내왔다.

회색의 하늘 사이로 달린 버스는 정선의 시원한 바람앞에 정차하였다.

아직은 축제시작전이라 조용하다

갓털이 되어 방방곡곡으로 날아가기전

초록과 억새꽃의 조화로움이 펼쳐지는 9월의 민둥산을 찾기는 처음이다.

 

가을이면

억새한번, 단풍한번, 국화한번...

이렇게 가을에 대한 예의를 다한다.

가장 화려한 산악의 계절

발이 바쁘고 마음이 급한 가을에

여기저기 갈 곳 찾기에 바쁘다.

 

드문드문 낯익어 가는 인연들과 마음으로 눈인사를 나누며

억새의 찬란한 은빛 물결을 찾아 산에 오른다.

 

 

정선 민둥산

민둥산강원도 정선군에 있는 높이 1,117m의 이다.

 ‘민둥산’이라는 이름은 정상 주변에 나무가 없고 억새만 자라고 있어서 붙은 이름이다.

정상 주변에는 돌리네 지형이 발달하였다.

 

증산초교-완경사길-쉼터-민둥산 정상(3.2km)-갈림길-화암약수(7.1km)

총 10.3km

오전10시 10분출발-오후 4시 하산(살방살방)

날씨: 흐림

 

 

증산초교에서 산행은 시작된다

볼일좀 보고 나왔더니 일행들은 이미 출발했다.

아는 곳이니 터벅터벅 느긋하게 산을 오른다

오랫만의 산행이라 오늘의 체력이 바쳐줄지 모르겠지만

몰운대 짧은 트랙킹을 원했지만  민둥산을 향한 다수의 의견에 따라 눈치껏 따라 붙었다.

 

 

길은 급경사길 2.6km와 완경사길 3.2km로 나뉘어 지는데

왼쪽길 완경사길을 택하여 오르기 시작한다

강원도의 산은 높이가 1000고지 이상이라서

완경사라도 그리 만만치는 않다.

 

산 정상은 민둥산이지만

산아랫부분은 이렇게 낙엽송이 미끈하게 들어서있다.

 

 

붉은 밭이다.

여뀌의 종류가 참 많은데

'가시여뀌'밭이다.

좁쌀같은 꽃이 이렇게 모여 있으니 그또한 화려하다.

 

 

침엽수림 너머로 겹겹의 산줄기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다행인 것은 계속 오르막이 아니라

잠시 숨을 돌릴수 있는 완만한 길이 있어서 좋다.

 

나무는 별로 없지만

산너머 또 산

산이 참으로 많기도 하다

수억년의 세월을 지내왔는데 봉우리마다 이름이라도 얻었는지...

 

 

맑고 청량한 기운을 즐기면서 쉬엄쉬엄 걷다보니...어느새 정상이다

나무가 없다보니 시야가 확트여서 마음의 평수가 넓어지는 듯하다.

 

 

 

 

드문드문 핀 들꽃에도 눈이 가고

멀리 펼쳐진 억새에도 눈이가고

낯설지 않은 풍경이건만

마음은 자꾸 황홀하다.

 

 

 

억새와 들꽃이 어우러진 사이로

골짜기에 묻혀 있는 정선군 증산면 마을이 보인다.

 

 

 

억새의 물결이 흘러내리는 정선

 

걸어왔던 곳

다시 뒤돌아보는 순간이 항상 아름답다.

 

 

축제전이라

한가한 정상

 

풀이 왜 제대로 자라지 못할까

예전이나 지금이나 정상은 늘 이렇게 흙이 보인다.

비가 오면 무너져 내릴듯..잡초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예전에 이곳에는 이것저것 설치물이 있었는데

자연그대로를 보기위해 모두 철거한듯하다

갈대만이 무성한 민둥산이다.

 

 

맛있는 식사후...

늘 하산을 하게 되고

그 하산이 아쉽지만

이번에는 아쉬운 마음이 덜하도

오를때보다 더 길고 긴 억새길이 있기 때문이다.

'화암약수'만 보고 하산하면 되는 길이다.

 

우리 일행이 어디까지 갔는지 훤히 보이는 길

그 길을 따라 걸어간다.

억새만치는 아니지만 수줍게 피어난 들꽃을 보면서.

 

 

 

 

조금 내려와서...바라본 민둥산

억새의 은빛노래가 들리는 듯하다.

 

발구덕으로 내려가는 능선을 바라보며..

 

 

 

 

 뒤돌아보길 몇번이던가...

 

 

그리고 다시 걸어가고..앞으로보나 뒤로 보나

억새뿐인 이곳이 질리지 않게 좋다.

 

 

 

수수처럼 붉음에서 벗어나 은빛으로 가고 있는 억새...

잠시 찬란한 은빛의 세계의 그들의 클라이막스 춤을 추리라.

 

 

민둥산이라...나무가 반갑다.

 

 

저기 갈림길에서

우린 왼쪽길로 간다.

 

산아래 움푹 들어간 곳이 "돌리네"라고 하는데

석회암지대가 내려앉으면서 생긴 구릉이라고 한다.

 

 

활짝 개화하지 않아 붉은 빛을 띠고 있다.

 

 

이렇게 보아도 저렇게 보아도

무조건 셔터를 눌러보고 싶은 풍경이다.

 

 

 하늘이 좀더 파랬으면

저 억새가 얼마나 빛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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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에 취해 들꽃에 마음주는 것을 게을리했다.

 

 

화암약수 방향...삼거리 갈림길에서 왼쪽길로 내려간다.

 

 

엉겅퀴와...

 

 

하산길 물봉선밭을 만났다.

침엽수림과 어우러진 물봉선

 

잠시 산길를 벗어나...임도길을 걷는다.

들꽃이 낮게 앉아 웃는 길

터덜터덜 걷는재미가 있다.

 

 

오이풀이 지천이다.

 

 

어미소는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이방인을 경계한다.

 

 

윗제동 마을

 

 

 

여뀌밭이다.

 

 

 

 

화암약수 주차장

 

 

 

정선의 소금강이라 불리우는 몰운대길이 이곳에서 시작된다.

다음에 걷기 위하여 눈여겨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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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에 많이 와본 산의 다섯손가락에 드는 산이 민둥산이다.

어느만치 어떻게 가야할지 다 안다고 생각했지만

와암약수 방향은 생각지도 않았기에 모른다는 것을 알리가 없다.

알아도 다 아는 것이 아니며

모른다고 하여 영원히 모르는 것은 아니다

기회는 우연히 찾아 오는 것이 많으며

우연의 숫자는 부지런한 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준다는 것이다.

은빛물결 속으로 점점 깊어만 가는 가을

찬란한 가을의 억새밭에서 가을맞이를 가슴을 확장하여 얻고 온 것이다.

무진장으로 춤을 추는 억새밭의 시간

그 시간은 이미 추억으로 간직하게 되었지만

추억이 많은 인생을 갈구하는 사람...그 사람은

또 어디로 떠날까...꿈을 꾼다.

 

 

 

        민둥산의 들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