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山

2015.12.19.토. 설악산 토왕성폭포 전망대

kyeong~ 2015. 12. 25. 19:49

 

 

 

 

산악회마다 '45년만의 토왕성폭포 개방'이라는 제목으로

공지가 올라있다

아무나 갈 수 없는 곳

출입이 금지된 땅을 가본다는 설레임으로 출발을 했다.

 

언제나 그랬듯이 차에 오르면 습관처럼 잠을 청하였는데

요 몇일 기습적으로 일어난 주변의 일때문에

차내에는 조용하고 어둡지만

잠을 잘 수가 없다

 

늘 잠에 절어있는 사람처럼 머리만 닿으면 잠을 잤었는데

머릿속의 생각들은 등불없는 길을 이리저리 휘젓고 다닌다.

무슨일이 있었지만 아무일없던것처럼 마음을 다스린다는 것에 대해

나는 너무 역부족이라는 것을 실감한다.

 

눈은 감았으나

생각의 영역을 지우거나 바꾸지 못한체

5시30분쯤 인천을 출잘한 차량은 9시20분 설악동에 도착했다

 

2015.12.17.토요일

겨울이지만 영상의 맑고 포근한 날씨

소요시간:2시간 30분

 

 

 

설악동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권금성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는 저곳에 겨울볕이 들고 있는 중이다.

설악산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이 주로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는 곳인데

오늘은 바람은 느껴지지 않지만

강풍으로 케이블카 운행금지라는 안내판이 붙여져 있다.

 

 

 권금성權金城

설악산성(雪嶽山城), 옹금산석성(擁金山石城)

강원도 속초시 설악동에 있는 고려시대의 산성.

 

둘레 약 3,500m. 일명 설악산성(雪嶽山城)이라고도 하는데,

현재 성벽은 거의 허물어졌으며 터만 남아 있다.

이 산성은 설악산의 주봉인 대청봉에서

북쪽으로 뻗은 화채능선 정상부와 북쪽 산 끝을 에워싸고 있는 천연의 암벽 요새지이다.

이 산성의 정확한 초축연대는 확인할 수 없으나,

『세종실록』 지리지에는 옹금산석성(擁金山石城)이라고 기록되어 있고 둘레가 1,980보라고 되어 있으나,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권금성이라 하고 권(權)·김(金)의 두 가지 성을 가진 사람들이

 이곳에서 난리를 피하였으므로 붙여진 이름이라는 전설을 소개하고 있다.

 

 

 

 

 

토왕성폭포(사진:퍼옴)

토왕성폭포는 설악산 화채봉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칠성봉을 끼고 돌아 떨어지는,

상단 150m·중단 80m·하단 90m 총 320m 높이의 3단 폭포로,

설악산에서도 특히 경관적 가치가 뛰어나 2013년 국가지정문화재인 ‘명승(제96호)’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절벽과 낙석 등 위험지역이어서 공원관리공단이 1970년 설악산국립공원 지정 이후

 45년째 일반인의 출입을 금지하고 겨울철 이곳에서 열리는 빙벽등반대회 참가자에게만 제한적으로 접근을 허용해왔었다고 합니다.

 

 

비룡폭포에서 나무 계단을 400미터 연장하고

숨가쁘게 가파르게 오른 곳에 전망대를 설치하여

멀리서라도....웅장한 토왕성폭포를 감상할 수 있게 하였다.

(사진:퍼옴)

 

설악동9시 20분도착

입장료를 내고 설악의 품으로 걸어가들어간다.

 

 

날씨는 영상의 기온이라 춥지는 않지만

골짜기를 흐르는 물은 반쯤 얼어 있는 걸보니 설악의 겨울은 춥긴 추운가보다.

 

 

 

설악이긴 해도...

참 썰렁하다

깊은 골짜기를 걸어갈때에는 ....

아무느낌은 없다.

단지 이 길끝에 그 길고 수려한 토왕폭포의 몸이 버티고 서 있으리라는 기대만 가지고 간다.

 

 

육담폭포를 가로질러 출렁다리가 있다.

제법 출렁거려서....겁이 많은 나는 멀미가 났다.

 

45년만의......

숫자가 끌어들인 인파는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금지된땅을 밟고 싶은 마음은 인간의 본능이었던가...

많은 사람들때문에 천천히 오를수 밖에 없고

그래서 누구나 다녀올 수 있는 곳이라 생각하면 된다.

 

출렁다리와 육담폭포

 

 

얼어있는 육담폭포

그래도 그의 속살은 깊고 푸르다.

 

 

힘들지 않게 올라온 비룡폭포...

왠 사람이 그리도 많은지...

하기사...나도 생각할 것도 없이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책임처럼 달려온 길인데...

 

 

비룡폭포飛龍瀑布

설악산국립공원의 외설악지역(外雪嶽地域)을 배수하여

동해로 흘러드는 쌍천(雙川)의 지류가 화채봉(華彩峰)의 북쪽 기슭에 만들어놓은 폭포이다.

비룡폭포가 흐르는 하천의 상류 쪽에 토왕성폭포(土旺城瀑布), 하류 쪽에 육담폭포(六潭瀑布)를 동반한다.

전설에 의하면 폭포수 속에 사는 용에게 처녀를 바쳐 하늘로 올려 보냄으로써

심한 가뭄을 면하였다고 해서 비룡이라 불렀다고 한다.

 

 

 

비룡폭포에서 잠시 머물고

가파른 계단을 따라 400미터를 더 오르면 토왕성폭포의 전망대에 이른다.

 

 

많은 인파의 정체 때문에

간간히 서있는 동안 주변 풍경에 셔터를 누른다

 

푸른것도 아니고

눈이 내려 있는 것도 아니고

썰렁하기만한 설악...

그래도 설악이라는 명성때문에 주변의 풍경에 기대를 하고 자꾸 눈길을 돌린다.

 

 

급하게 오르는 것보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 사이에 서서

별것 아닌 풍경에도 의미를 담아 바라보고자하는 여유를 찾은다

 

뒤돌아보니...

45년만의....라는 말에 실려서 온 사람들이라 생각하니

속으로 조금은 웃음이 난다.

 

토왕성폭포를 오르는 것도 아닌데

무작정의 언어의 마술에 걸린듯하다.

 

 

 

역광이다

눈이 부시다

동해의 푸르고 눈부신 햇살아래서

토왕이 길고 긴 힘과 기운을 느껴봐야겠다.

 

 

 

얼어있는 폭포

유독 폭포가 더 얼어 있다

휴면의 설악인것처럼

폭포도 잠에 들었다.

 

 

설악에서 한시간여만에 천천히 1시간20분여만에 만나는 폭포

여름에 다시 와야겠다

깨어 있는 폭포의 당당함을 봐야겠다.

 

 

 

 

 

흑백의 계절

멈추어 있는 계절

사람들만이 꿈을 찾아 떠도는 계절

더 깊은 잠에 들어있는 토왕성폭포가 되라

바람도 잠이 들고

어둠도 잠이 들고

겨울도 잠이 들어

말을 멈추고 마음은 동면에 들어

이세상에 잠들지 않은 것이 없는 그런 계절을 만나는 것도

가끔은 필요하리라

다 함께 쉬어가고 싶은 사람이라서...

 

 

 

토왕성폭포는 너무 멀고

설악은 색깔이 없고

전망대앞에 우뚝 서있는 저 작은 봉우리가 깨어 있어서

잠시 눈길을 멈춘다.

 

 

좁은 데크에 겨우 비집고 들어서서 여기저기 풍경을 담는다

 

 

설레이며 찾아든 토왕의 몸둥아리에 다시한 번 눈길을 주고

다른 곳에서 시간을 사용하기 위해서 천천히 발길을 내려 놓는다.

 

 

 

오를때 보지 못한 풍경

내려올때 만나고...

 

어쩌면 저 능선에도 내 발길이 닿을지도 모르지

 

 

육담폭포 위의 출렁다리

오를때에는 사람들이 장난처럼 흔들어서 가슴을 졸이며 건넜는데

다행이 지금은 사람이 별로 없다

얼른 건너가야지...

 

흔들린다는 것은 늘 내게 공포스러움일지도 모른다.

 

 

멀지 않은 곳

놀며 쉬며 2시간 30분에 내려와서

다음 행선지로 발길을 옮기자니

멀리 울산바위가 손짓한다.

 

신흥사 법당에서 마음을 내려 놓으려 했는데

저기를 오를까 잠시 망설여진다.

 

그래도....처음에 마음먹은대로 해야지

신흥사를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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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왕성폭포를 오르는 것도 아니고

그저 멀리서 바라보는 일인데

수년만의 개방이라는 언어에 낚여

너무 많이 설레었나보다

숨도 쉬지 않고 있는 폭포에 그저 몰래 다녀가는 나그네였나보다

언젠가 캄캄한 밤에 저 능선을 오르며 천진분간을 못하고 그져 숨가쁘게 쫓아가던 그 기억에

토왕성폭포는 나의 꿈의 길이라는 기대를 잊지 않고 있었기도 했다.

 

그래도 하루종일 집에서 티비체널만 움직이는 것보다

먼곳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걸었다는 것

마음을 부지런히 하지 않으면 이루어지지 않는 길....

 

토왕성폭포를 만나고 신흥사 법당에서 안식을 취하고

마지막 겨울별미 도룩묵매운탕을 먹고

이처럼 알짜스런 하루가 어디 있을까

2017.12.17.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