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山

2015.12.27. 일요일 북한산(탕춘대능선-족두리봉)

kyeong~ 2015. 12. 27. 00:32

 

 

 

 

 

 

 

푸른 허공

 

하늘이 맑아서 푸른 걸까

푸르므로 맑은 걸까

푸른 허공을 올려다보니

모두 다 비운 듯 슬프다

 

구름이라도 한 자락 걸치고 있지

거미줄 같은 바람이라도 퉁기고 있지

숨을 쉬지 않는 듯 조용한 저 빛깔 

앙상한 나뭇가지 하나 올려놓으며

적선하듯 채운다

 

아득하여 푸른 하늘

바람구멍을 막고

동면에 든 저 하늘에

내삶의 찌든옷자락을

적선하듯 걸쳐 놓는다. 

 

2015.12.27. 북한산에서

 

 

 

 

 

 

 

2015.12.27.일

불광역-탕춘대 능선-족두리봉-불광역

놀며 놀며 3시간가량

 

불광역에서 출발하여

탕춘대 능선에 올라서서

올망졸망 바위얼굴을 내민 북한산 줄기를 바라본다.

가끔은 걸어가는 길을 남기지 말고

걷는 것에 충실하고

작은 소리를 들으려 했으나

저기 북한산 줄기를 바라보며 무의식적으로 카메라를 꺼낸다.

 

그러면 그렇지 습관이라는게 어디가나...

 

보이는 만큼 또 담아보자.

 

 

 

 

 

올망졸망 바위얼굴을 내민 북한산 봉우리들

 

가장 많이 올랐던 산이 북한산이었고

기암괴석의 근육질의 북한산이 참 매력덩인데

나는......북한에서만...길을 잃는다.

헷갈리고 또 헷갈리고

도무지 길을 기억하지 못하는 이 멍청한 북한산 맹인.

 

그래도 북한산...사랑해요.♡♡♡♡♡♡

 

 

쉬어가는 일이 비단 나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내가 쉬므로 해서

네가 쉬고

나의 그 무엇이 쉬고

그리고 비로소 다른 길이 보이는 것

 

 

 

 

 

탕춘대 능선길...

족두리봉이 함께 걸어가는 길

 

 

 

북한산을 걷는 즐거움은

가까이 또는 멀리...

그리고 내 발밑까지

근육질의 바위를 즐기는 것이다.

 

 

 

이름하여 탕춘대능선길....

북한산 차마고도라고 이름 붙이며

힘들지 않게 걸어가요

 

 

탕춘중성蕩春中城

 

 

 

탕춘대 蕩春臺

종로구 신영동 136번지에 있던 돈대로서,

연산군 11년(1505) 이곳에 탕춘대를 마련하고 앞 냇가에 수각을 짓고 미희들과 놀았던 데서 유래된 이름이다.

영조 27년(1751) 가을에 영조는 탕춘대에 거둥하여 활쏘기로 무사를 뽑고,

 29년(1753)에 蕩春中城을 새로 쌓고,

30년(1754)에 탕춘대를 고쳐 연융대라 하고

 洪尙書를 시켜 신영동 172번지 세검정 위 길가에 있는 바위에 ‘鍊戎臺’ 석자를 새겼다.

 

 

 

 

속살같은...뿌리가 다 드러나도

강하게 살아가는 나무들..

뿌리의 길이가 나무의 높이보다 길 것같다.

사람의 핏줄이 키보다 몇십배 길듯이.

 

 

경치좋은 이곳에

신의 섭리처럼 놓여있는 돌의자

잠시 쉬고 싶은 순간이 었지만

일행을 따라 발길은 이어지고.

 

 

 

탕춘대 능선에서 바라본 족두리봉

 

 

 

오늘의 최고 주연

족두리봉 볼때마다

계속 찍어볼 요량이다.

주연배우의 최다출연은 당연한 일이지.

 

 

 

오던 길을 뒤돌아 보며

북한산 차마고도 칭하는 길....

 

 

 

 

 

오르지는 않았지만 향로봉도 바라보고...

 

 

 

 

무채색으로 변신을 해도

역시 주연급이다.

 

 

 

 

 

 

발디딜 흙이 있기라도 한 것인지

바위 틈을 비집고 더불어 살아가는 소나무들....

 

 

 

 

비봉능선을 잠시 바라보았다.

바람 한 점 없이 푸른 하늘을 따라가는 저 길

참으로 여러번 걸었던 추억이 아련하다.

 

 

 

조물주가 무엇을 빚다가 저리 두었는지

주름이 잡혀 있는데

그늘이라 사진에는 잘 나타나지 않았다.

 

 

 

저 단단한 바위를 뚫고 자라는 소나무..

도시와 산

도시와 나무

도시와 사람...

모두 단단한 도시에 발을 딛고 견는 중이다.

 

 

 

맑아서 푸른 걸까

푸르러서 맑은 걸까

텅빈 하늘이 가슴이 아파

마른 나뭇가지를 걸쳐 놓았다

부러질것 같은 마른 나뭇가지

그래도 그 나뭇가지라도 얹어 놓으니

덜 시리다.

 

 

 

청솔가지보다 더 푸른 하늘

푸르지만 푸르다기 보다

비어 있어서 허허롭다.

 

 

 

맘껏 하늘을 보고

속절없이 걷고 싶고

걷고 있어도 걷는 것이 그리운....날들

그렇게 걷다보니

어느새 훌쩍 한해를 다 걸었다.

 

어떤이는

누구와 걷는냐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나는

걷고 있으니 그가 좋다라는 생각으로 한해를 지냈다.

 

많이 걷는 사람

혼자 걸어본 사람은

멀리 가본 사람은

그가 얼마나 좋은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내년에도 수 없는 걸음 속에 손잡고 걸어가는 그가 있길 기원합니다.

 

2015년 함께 걸었던 모든 분들 고맙습니다.

2015년 마지막 산행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