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 路

2016.1.16.토. 어게인 현리 (방동약수-방태산)

kyeong~ 2016. 1. 18. 01:07

 

 

 

 

 

 

 

 

 

 

지속하는 기억

 

추운 날

점퍼의 지퍼를 턱밑까지 올리고

우물같이 깊은 신발을 신고

유년의 길을 걷는다

꽁꽁 여민 옷을 뚫고

온몸에서 노래하듯 말이 튀어나온다

발끝으로 미끄러지던 옛날이 말을 하고

손에는 눈 뭉치 굴러가는 소리를 낸다

몸에는 꿩의 깃털이 날리고

마음은 연을 따라 올라갈 모양이다

새총을 타고 날아가는 기억과

용수철을 타고 튀어 오르는 이야기들

기억하는 이야기들이 전혀 움츠러들지 않을 때

온종일 쏟아낸 말들이 그림을 그린다

수다쟁이 앞에

드디어 하늘이 입을 열었다

소통을 위하여 쏟아내는 눈발

지금 우리가 기억하는 것들은

어쩌면 점소묘화처럼

점점이 떠 있는 회색의 풍경일지도 몰라.

 

梁該憬

2016.1.16. 인제에서 눈이 내리던 날

 

 

 

 

 

다른 곳에 약속이 있는 날이다

그러나 약속을 깨고

방동약숫길을 거쳐 방태산 휴양림을 걷기로 했다.

 

쇳내음이 나는 방동약숫물이 좋아서도 아니고

지난 여름에 들렀던 방태산 휴양림을 걷고 싶은 것도 아니다

현리를 지나 운두령 고개를 멀미를 하며 넘었던 유년이 눈물나게 그리운 것도 아니다

 

꿈속에 왔던 것처럼 아련한 기억속의 현리를 매년 찾아들고

나의 마음은 뜬금없이 반응을 하고 있다.

현리 어느 언저리를 걷고나면 밥은 현리에서 먹을 것이라는

그런 짐작을 해보기도 했다

 

가끔은 그곳에 가보고 싶다

아는 사람은 없어도

유년시절에 넓었던 시냇물이 지금은 실개천처럼 작아졌어도

나의 큰 우주였던 그곳에서

유년의 신을 만나고 싶을때가 있다

 

 

오가네 민박-방동약수-방태산 휴양림-제1야영장-이단폭포-제2야영장-구룡덕봉방면 약 1km지점에서 turn-관리사무소

am10시출발-pm3시(식사시간포함 아주 널널하게 5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