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山

2016.1.23.토. 진안 운장산

kyeong~ 2016. 1. 23. 10:58

 

 

 

 

 

 

 

 

무채색의 계절

 

 

온기라고는 없는 뻣뻣한 나무에

눈칠을 하니

너덜너덜한 각질이 안 보인다

검버섯이 넓게 번진 바위에

눈칠을 하니 무겁지 않아 좋다

 

바람이 툭툭 털어내지만

수십 년 겨울을 터득한 몸은

또다시 눈칠을 하며

지나간 계절을 잊는다

 

산길을 걷는 일은

가까이 있는 계절을 아는 것

무채색의 계절이

무슨 말을 하겠냐만

순백의 세상 앞에서

지난  계절을 잊을수 밖에 없다

 

언젠가

수없이 덧칠한 눈을 조각내며

나무의 손짓이 햇살을 부를지라도

지금은

모든 시간 위에 눈칠을 하고 있다.

 

 

梁該憬

2016.1.23. 눈 덮힌 진안의 운장산에서

 

 

 

 

 

운장산(1126m)

 높이 1,126m. 노령산맥의 주봉으로,

이 일대는 800~1,000m의 고산지대를 이루며,

연석산 등과 함께 하나의 웅장한 산지를 형성하고 있다.

산체는 동봉·중봉·서봉의 3개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으며,

중봉이 최고봉을 이룬다. 구름에 가리워진 시간이 길다 해서 운장산이라고 했다.


만경강 상류, 금강 상류가 발원하여 만경강과 금강의 분수령이 되고 있다.

소백산맥과 노령산맥의 지형적 영향으로 연평균강수량 1,300㎜ 내외의 다우지역에 속한다.
주자천계곡은 물이 맑고 암벽과 숲에 둘러싸여 있어 여름철 피서지가 되고 있다.

계곡마다 기암절경을 이루고 사계절의 경치가 뚜렷하며, 조릿대가 울창한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등산로가 유명하다.

주변에 마이산도립공원과 대둔산도립공원이 있다.

 

 

2016.1.23.토

날씨;강한 한파(-17~-5도), 맑음

오전10시-오후 4시

피암목재-활목재-서봉(칠성대)-중봉(운장대)-동봉-내처사동

산행거리:대략 6km

산죽이 많고 평탄한 길이나 군데군데 밧줄을 타야하는 위험구간 있음

 

 

출발지

피암목재:운장산 피암목재 주소 : 전북 완주군 동상면 신월리 857-1

'느린마을양조장'지금은 폐업중인 이곳에서 시작한다.

 

 

 

첫번째 만나는 봉우리

서봉까지는 2.1 km

운장대까지는 2.7km

 

 

 

올해는 눈가뭄으로 눈산행은 못하나 했는데

몇일전 제법 많이 내린 눈때문에

눈을 밟아 볼 수 있게 되었다.

 

산죽이 많은 길

활목재까지는 대략 2키로

그리 가파르지 않아서 쉽게 오를수 있다.

 

 

소나무 사이로 멀리 운장대를 바라보며..

 

 

눈이 더 많이 앉아 있으면 좋으련만

그래도...눈길을 밟는 기분때문에

마음은 저 깊은 곳까지 알싸하다.

 

 

활목재에서 칠성대까지는

좀 가파르다

산행의 묘미는 가파른데 터질듯한 숨을 내뱉는 즐거움 아닐까

뭉쳐있던 한숨들이 모두 몰려나가는듯한 후련함이 좋은 깔딱이고개다.

 

봉우리가 산에 가려 있을정도로 놓다는 운장산의 최고봉을 가기 위해

힘차게 토해내는 숨소리

부서지는 숨소리가 눈위에 멀어져 간다.

 

 

 

 

칠설대(중봉)

새처럼 날고 싶은 바위다.

저곳에서 잠시 바람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소리를 들어보시라

겹겹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산줄기의 기운을 느껴 보시라.

 

칠성대는 북두칠성의 일곱 성군이 운장산에 살던 스님과 선비를 시험하기 위해 내려왔다가

실망해 하늘로 올라갔다는 전설이 전한다.

이후 서봉을 칠성대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칠성봉에서 바라보는 봉우리

왼쪽이 동봉 오른쪽이 운장대

운장대를 거쳐 동봉을 오르고 내처사동으로 향하는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칠성대에서 바라보는 360도 파노라마 풍경을 감상하시라

세상의 산줄기이 모두 나를 향하여 달려오는 거센 기운을 느끼시리라

바람도 가장 힘차게 불어오는 봉우리다.

 

 

나그네의 흔적

저 짐을 지고 가는자...

참 행복한 꿈을 지고 가는 사람이리라.

 

 

 

 

혹여 여름에 오거든

저 벤취에 앉아 단 10분만이라도 앉았다 가세요

이만한 풍경을 어디서 만나겠어요

가장 높은 곳에서 풍경을 따라 돌아가는 느낌이 드는 곳

 

산정상에 벤취를 두는 이유를 한번쯤...느껴보세요

 

칠성대(서봉)

 

 

이제 동봉(운장대)를 향하여 바람을 등지고 간다.

 

 

검버섯천지인 바위에 눈칠을 하니

무겁지 않아 좋다.

 

 

왼쪽 동봉과 오른쪽 운장대(중봉)

 

 

코발트빛 하늘과

순백의 산과

무색의 나....

이렇게 삼위일체가 되어

스스로 풍경이 되는 순간

 

 

순백의 세상

저 먼곳을 향하여 쉼없이 날아가는 나는 겨울새

 

 

 

운장대가는 길에 뒤돌아본 칠성대(서봉)

 

서봉만 뒤돌아보나요

다시 또 저 멀리 굽이치는 산물결도 보고...

온산하가 다 보이는 길을 걷다보면

오장육부가 뻥 뚫리는 기분이다.

 

 

 

어느새 운장대

운장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 1126m

산의 이름은 구름에 가리워진 시간이 길다 해서 운장산이라고 했다.

 

 

운장대에서 동봉을 거쳐 구봉산까지 걸어도 되고

짧게 걷기를 원하면

동봉을 거쳐 내처사동으로 하산하면 된다

한파와 체력부족으로 내처사동으로 하산점을 잡고

갈길을 제촉한다.

 

 

 

동봉가는 길

올려다본 운장대

기반암은 중생대 백악기의 퇴적암과 화강암류이며, 산마루에는 암석이 곳곳에 드러나 있다

곳곳이 밧줄을 잡고 조심하여 오르고 내려야 한다.

 

 

겨울산에 오르면 항상 느끼는것

거대한 산짐승이 누워있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다.

 

 

운장대에서 동봉으로 가는 길에도 이렇게 조망이 좋다

조망은

서봉 중봉 동봉중에서 서봉이 가장 좋다.

 

저기 어디쯤 마이산이 보였는데

사진에는 잘 나오지 않았다

오늘 산행을 같이 한 산우분들과 그때..마이산을 동행했었다.

 

 

조릿대가 단순한 겨울의 무채색을 일깨워준다

한파에도 더 강한 초록빛으로 살아가는 조릿대에게

허리 낮춰 카메라로 인사를 해본다.

 

 

거친 각질투성이의 겨울나무에

눈칠을 하니 선이 더 새롭다.

 

 

동봉 바로 아래 숨은 비경

여기서 멋진폼으로 추억의 사진을 몇장 찍어보고...

 

검버섯이 가득한 바위에 분칠이라도 했으니...

겨울이 덜 살막하다

 

 

 

동봉에서 바라본

왼쪽 운장대, 오른쪽 칠성대

가던 길을 뒤돌아...

바로직전길

뒤돌아보는 순간 이미 추억이 된 저 곳...

그래서 다시 아쉬움이 되살아나기도 한다.

 

 

 

동봉에서 마지막인 산하를 둘러보며...

 

운장산의 매력은

이렇게 탁트인 시야로 인해 저 멀리까지....바라볼수 있는 것이다.

잡목에 가려 ...조망이 이렇게 시원하게 나오는 산은 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

 

 

오를때에도 조릿대 길

내려올때도 데칼코마니처럼 나타나는 조릿대길

 

 

다 내려왔다

동봉에서 내처사동으로 내려오는 길이 가파르다

다행이 그리 길지는 않지만....

겨울산행시 조심하여 내려와야 한다.

 

 

풍경이야 좋지만

다소 위험한 것을 즐기며

하산점에 이르렀을때

맛있는 밥집이 기다리고 있는 즐거움....

오늘의 맛집은 송어회이다.

 

 

겨울의 아기자기한 소경...

 

 

 

 

운장산 송어횟집

진안군 주천면 내처사길 122-4

063-432-5458

메뉴: 송어회, 토종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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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백의 마음, 막힘없는 산소 흡입에

산행의 마무리 맛집인 고단백 송어회에...

새벽잠을 깨우고 강한 한파를 두려워하지 않고

먼곳까지 달려가는 이유는

이런 강한파워을 느낄수 있는 하루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눈이 오는데로

바람이 부는데로

추우면 추운데로

 

몸과 마음을 맡기고 파도를 타노라면

세상은 언제나 내것...

 

어디간들 모두 내것인 세상! 정말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