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의 남해에는 꽃물이 든다
몇 송이 피는 것도 아니고 강산의 색깔을 바꿀만큼 화려하게 채색한다
햇살은 점점 두터워지고 쉽없이 피고지는 꽃때문에
밤마다 남쪽으로 머리를 둔다
몇 번을 가더라도 질리지 않는 천하절경 남해의 금산
금산 자락의 우뚝한 바위 뒤에 숨어 있는 부소암에 간다고 하여
주저없이 남해행 버스에 오른다
웅장한 바위가 짙푸른 남해를 지키듯 서있고
사계절 끊임없이 찾아오는 손님들을 위하여
기도같은 주문을 외고 서있는듯하다
바위처럼 서서 섬이 떠있는 바다를 내려다 보노라면
어느새 바위처럼 홀로 서있는 부처가 되는 곳
숨쉬는 것조차 잊은체 서있다보니...어느새 일행은 서둘러 길을 내려가고 있다
바람이 거친날 이곳에서 소리한번 질러보고 싶다
바람이 비틀거릴만큼 큰소리를 질러보고 싶다.
맘속에 갇혀있는 공허를 저 바다를 향해 쏟아내고 싶다
저기 섬처럼 산산히 흩어져 바다에 떠 있는 나의 공허들.....
푸른 공허가 아득히 멀어져 가는 날 나는 어느새 인연으로 부터 자유를 얻고
인연으로 인하여 다시는 아파하지 않으리
그리고 꽃물든 세상에서 비로서 따듯한 마음으로 살아가리라.
복곡주차장-기념품매장삼거리-금산정상-단군성전삼거리-부소암-헬기장-두모계곡-두모마을
(소요시간:휴식시간 포함 4시간정도...)
2016.4.9.토.
인천 오전6시10분 원인재역 출발-복곡1주차장 11시 30분도착
복곡2주차장까지 셔틀버스로 15분가량 이동 (버스비 2000원, 입장료 1000원)
보리암 뒷편 수도하는 스님같이 서있는 저 바위들...
벌써 몇번째 올려다보는지.....
눈에 익은 풍경이라 고향 뒷산을 보듯 정겹다
이번엔 보리암은 들리지 않고 바로 금산 정상으로 올라간다
조릿대 숲길을 따라 올라가면 금방 정상이 나온다
4월 초입...벚꽃이 한바탕 지나간 길
진달래가 소박하게 피어 있는 길
낮은 곳에는 얼레지꽃이 만발을 하였다.
사월초순, 남해의 금산은 얼레지 밭이다.
얼마나 수려한 절경이면 명승의 칭호를 얻었을까
아기자기한 섬과 바다가 만나고 우뚝선 바위의 기상으로 서있는 금산에 올라서면 마냥 바다를 바라보며 서있고 싶은 곳이다.
남해금산南海錦山
금산(681m)은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유일한 산악공원으로 온통 기암괴석들로 뒤덮인 38경이 절경을 이루고 있다.
지질은 중생대 퇴적암으로 이루어져 있고, 기암괴석을 형성하여 금산삼십팔경(錦山三十八景)이라 불릴 정도로 일대 장관을 이루고 있다.
정상에서는 남해에 있는 크고 작은 섬과 넓은 바다를 한눈에 굽어 볼 수 있어 삼남지방의 경승명산지로 손꼽힌다.
금산을 소금강(小金剛) 또는 남해금강(南海錦江)이라고한다. 또는 금강산을 개골산(皆骨山)이라 하는데 비유하여 금산을 개암산(皆岩山)으로 부르기도 한다.
본래 신라원효대사(元曉大師)의 기도처로서 보광산(普光山)이라 하였는데,
태조이성계(李成桂)가 등극하기 전에 이 산에서 수도하면서 기원한 결과 그 이상을 달성하여 왕좌에 오르게 되자
은혜를 갚기 위하여 비단 ‘錦(금)’자를 써서 ‘普光山(보광산)’에서 ‘錦山(금산)’으로 바꿔 부르게 된데서 지금의 이름이 붙게 되었다
정상에는 강화도 보문사, 낙산사 홍련암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기도처의 하나인 보리암이 있다.
또한 이곳에는 쌍홍문(雙虹門)·사선대(四仙臺)·음성굴(音聲窟)·상사암(相思巖) 등이 있어 해마다 많은 등산객과 관광객이 찾는다.
금산의 38경은 망대, 문장암(文章岩), 대장봉, 형리암, 탑대, 천구암, 이태조기단(李太祖祈壇, 이씨기단),
가사굴, 삼불암, 천계암, 천마암, 만장대, 음성굴(音聲窟), 용굴, 쌍홍문, 사선대, 백명굴, 천구봉, 제석봉, 좌선대, 삼사기단(三師祈壇), 저두암,
상사바위, 향로봉(香爐峰), 사자암(獅子岩), 팔선대, 촉대봉(燭臺峰), 구정암, 감로수, 농주암, 화엄봉, 일월봉, 흔들바위, 부소암,
상주리석각, 세존도, 노인성, 일출경 등이다.
봉화대(망대)
우리나라 최남단 봉화대로서 금산의 정상에 있다
고려시대부터 사용했다고 한다.
망대에 올라서 남해를 바라보는 풍경....
이곳을 오르지 않고는 남해의 풍경을 보았다고 말하지 말라고 싶다.
흐릿하게 무지개빛 하늘이 보였다
무지개 색이 흐려서 풍경색을 진하게 했다.
영험한 하루처럼 느껴진다
황사가 가득한 봄날의 정오쯤...비가 온것도 아닌데 무지개빛이 살짝 비친다.
금산을 향하여 오르는 산줄기들...
산으로 난 저 길만 보면 왜 그리 설레이는지....
이산저산 걷다보면...어느새 길은 길로 통하여 모두 만나는 길처럼 느껴지는 길
문장암文章岩
금산의 정상 봉수대로 오르는 길목에 있는 버선모양의 바위로서
조선 중종 시대의 학림 학사인 신제 주세봉 선생이 글씨를 쓰셨다고 해서 문장암이라 일컫는다.
"유홍문상금산(由虹門上錦山)" 이란 각자가 남아있다.
금산에는 이렇게 바위에 새겨진 글씨가 많다
금산아래 해수관음보살상 주위의 바위에도 수많은 글씨가 있다
바위틈에 쌓은 작은 돌탑들....
바위입으로 돌탑을 삼키는 듯한 느낌
저기 좁은 틈까지 소원으로 체우려는 나그네들.
무엇을 그리 기도하는 것이 많을까
그냥 바위의 세월대로 그냥 그곳에 남겨두자
모든 것을 사람의 마음대로 기도하는 대상이 되지 말자
곳곳이 쌓여 있는 돌탑들을 보면 누군가에 의해 와르르 무너질까 가끔은 염려가 된다.
큰 바위사이로 멀리 다도해 풍경을 다시 한번 찰각
바위에 올라서 풍경을 내려다보는 느낌은 아찔하면서도 더 멋져 보인다는 느낌......
금산을 수놓은 얼레지꽃...
사월은 얼레지꽃의 계절...남쪽지방의 산에는 많이 자생한다.
금산을 내려와 보리암으로 가지 않고 궁금한 부소암으로 향한다.
보리암은 여러번 왔던 곳이라....이번에는 바람이 스치듯 그냥 지나간다.
진달래꽃이 피는 계절에 나는.....아주 작은 암자 부소암을 찾아간다
앉아야 보이는 작은 들꽃같이
바위 뒤에 숨어 잘 보이지도 않는 암자...부소암에 간다.
금산의 진달래는 소박하다
무리져 화려하지 않고
드문드문...계절을 알리는듯한 표정으로 피어 있다.
길에 깔아 둔 멍석길
아마도 비가오면 흙이 패이는 것을 막기 위한 것같다.
걷는이도 편하고....
고개에 핀 진달래
그 고개를 넘어서면 남해의 풍경을 다시 또 만날수 있다.
햐~
얏호~
두모마을의 유채꽃밭
점점 두터워지는 햇살을 받고
바다로 바다로 밀려나가는 듯한 유채꽃밭...
시계가 흐려서 많이 아쉽다..
다랭이 논에 심은 유채꽃밭...
가까이보다 멀리서 보는 풍경이 더 멋지고 아름답다.
부소암으로 가는 길
저 다랭이논과 바위가 보이는 이곳이 금산의 가장 멋진 풍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뇌같이 생긴 부소암
갑자기 하늘이 뚫리고 우뚝 솟은 부소암(扶蘇岩)이 툭 트인 남해를 배경으로 반긴다.
사람의 뇌를 닮은 듯한 거대한 바위는 협곡 건너편에서 하늘과 교신을 하듯 신령스럽다.
중국 진시황의 장자 부소가 유배되어 살았다는 전설과 단군의 셋째 아들 부소가 방황하다 이곳에서 천일기도를 했다는 설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경이롭다.
부소암으로 내려가다 다시 뒤돌아본 금산
바위틈에서 핀 진달래도 찍어보고....
건너편 바위에 핀 진다래를 당겨서 찍어보고..
부소암 사이로 바라다 보이는 두모마을...
오른편 소나무 한그루
부소암 암자의 마당에 핀 소나무...
수도승 같이 고고 하다.
절간으로 들여다보는 새한마리
어느 누구의 영혼처럼 암자에 날아든 새
절집 근처에 사는 새는 지저귀지도 않는다
조용히.....앉아도 소리없이 사라진다
절간에 사면 그도 부처인것이지...
뇌같이 생긴 부소암을 돌아가면
작은 암자 부소암이 있다.
절벽에 앉아 있는 부소암...
이곳을 지날때는 발소리조차 죽이고 조용히 지나가야 한다.
좁은 문
다행이 열려 있다
돌을 파서 계단을 만들고 들위에 앉아 있는 부소암으로 들어가보자
부소암
이 절벽위에 어떻게 암자를 지을수 있었을까
어떤이의 노고로....이 절벽위에 집을 지울수 있었을까
마음이 저절로 고요해진다.
단한 사람의 스님이 혼자의 싸움으로 기도하는 곳
날마다 저 멀리 바다를 바라보며 그곳을 향하여 마음의 모든 것을 내려 놓고
빈마음으로 불전에 안식하는 스님~
돌부처와 산신할머니가 한자리에 있다
좁은 공간에....모두 한꺼번에 모시고 있나보다
마음을 모아 삼배를 하고 돌아서기 싫은 걸음을 옮긴다.
소원을 적은 기왓장
이 좁은 터에 언제 저 기와을 얹을수 있는 절집을 지을수 있을까
어쩌면 영원히 절집 벽처럼 저기 쌓여 있을수도 있겠다.
바위를 깎고 축대를 올린 이 비좁은 곳
그래도...마당에는 흙이 있고 작은 잡초들이 봄볓을 쬐고 있다.
낮은 축대, 그리고 쉬어가면 좋을 바위...
섬과 섬사이를 일렁이는 파도
먼것은 먼곳에 있고
가까운 것은 가까이에 있다
멀어서 아름다운 것도 있고 가까이 있어서 감사한 것도 있다.
지리산 반야봉아래 작은 암자에서 너무 좋아 눈물 흘릴뻔 했었는데
그때는 깊고 깊은 지리산이 마음을 깊게 했었는데
이곳 부소암은 넓게 넓게 마음을 넓히라....하는 것 같다.
스님 홀로 이곳에 기거하시나보다
멀리 남해의 풍경을 바라보며 홀로~ 홀로~ 이곳에서 사시나보다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우신 분....
인연에서 벗어날수 있을때 가장 자유로운 마음이 되리라.
나를 두고 앞서 내려간 일행을 따라
총총 걸음을 옮긴다
부소암 바위절벽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회전철계단을 설치해 두어서
편하게 두모계곡으로 내려 갈 수 있었다
내려가는 길....다른 산행인이 숨겨진 비경을 가르쳐 주었다
보물찾기를 한것처럼 그 바위에 올라 다시 한번 두모마을 유채꽃 피는 풍경을 바라보았다.
타산악회 산악인이 가르쳐 준 비밀의 화원에 핀 진달래
함께 온 일행들은 앞서 내려가고
천천히 혼자 내려가던 나에게....하마터면 모르고 그냥 갈뻔한 숨겨진 비경
비밀의 화원을 바라보는 심경....
아까 절간에서 삼배를 한 것에 대한 부처님의 선물인가
남해 양아리 석각
석각이 새겨진 부분을 확대해서 찍어 보았다.
금산의 높은 곳에서 바라보았던 다랭이 논....그곳에 핀 유채꽃밭이다
두모마을까지 내려오면 가장 환한 웃음으로 반겨주는 유채꽃....
이번 길을 걸으면서 한시도 피곤했던 적이 없다
얼레지꽃밭이며 가슴이 확 트이는 시야며 작은 암자 부소암의 매력과 맨마지막 노란웃음으로 와으르 웃고 있는 두모마을 유채밭
이런 길은 2배로 길어도 좋은 곳이다.
금산에 핀 얼레지꽃
얼레지사이에 핀 현호색
두모마을 유채꽃 풍경
꿈결같은 부소암길을 마치고
맛집에 들렀다
아무리 좋은 길도 날저물면 제집을 향하여 돌아서야 하는 일
머물지 못하고 돌아사는 길
밥 안먹도 뿌듯한 길을 걸었다
- 남해 사랑채식당
- 경남 남해군 이동면 남해대로 1575
- (우) 52432(지번) 이동면 신전리 1079-3
- 055-863-5244
- 멸치쌈밥이 유명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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