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를 향하여
넉넉한 들판에
모여있는 바위의 전시장
수억 년의 계절 동안
일어서 산이 된 바위들
꽃이 지고 들녘이 휑할 때
가장 높이 있는 바위가 되고 싶다
바위들이 겹쳐있는 곳
험준함과 둥근 것이 공존하며
침묵의 탑처럼 버티고 있는 바위 성들
숨결이라고는 느낄 수 없는 절벽을 향하여
나는, 가난한 마음을 던져 본다
높이 오르고자 함이 숙명인 것처럼
손을 내밀지 않은 바위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잡고 오르고 또 오른다
아득히 먼 천황봉
발바닥 반만 올려놓을 수 있으면
못 오를 곳이 없으리라.
梁該憬
2016.11.12. 토. 월출산 천황봉을 오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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