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에 잠시
오월의 산속에는
보이는 것마다 꽃
바람을 찌르던 솔잎에도
내미는 손끝마다 송화가 가득
산언저리를 떠받치던 돌 밑에도
꽃 같은 혀가 봄을 노래한다
꽃이 핀 자리에
우르르 몰려나온 잎
꽃처럼 고운 연둣빛이여
나무의 실핏줄이 터질 때마다
죽어라 쏟아지는 저 연둣빛
연둣빛이 속절없이 열리는 산 중턱에서
철쭉꽃같은 얼굴로 하늘을 보니
허공을 향하는 길
연둣빛에 절인 내몸에서 푸성귀 냄새가 난다
2017.5.13. 희양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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