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오월에 잠시 (희양산)

kyeong~ 2017. 8. 23. 00:41





오월에 잠시


오월의 산속에는
보이는 것마다 꽃
바람을 찌르던 솔잎에도
내미는 손끝마다 송화가 가득
산언저리를 떠받치던 돌 밑에도
꽃 같은 혀가 봄을 노래한다

꽃이 핀 자리에

우르르 몰려나온 잎
꽃처럼 고운 연둣빛이여
나무의 실핏줄이 터질 때마다
죽어라 쏟아지는 저 연둣빛
연둣빛이 속절없이 열리는 산 중턱에서 

철쭉꽃같은 얼굴로 하늘을 보니

허공을 향하는 길

연둣빛에 절인 내몸에서 푸성귀 냄새가 난다


2017.5.13. 희양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