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島

2019.2.16~17 영종도 비박

kyeong~ 2019. 2. 16. 00:41

 다리하나만 건너면 되는 섬...영종도

이 엄동설한에 벌판에서 잠을 잔다고 하면 누가 이해를 해줄까

그래도 그것이 좋아서 짐을 꾸리고 집을 나섰다

하늘도시옆 인천대교가 훤히 바라다 보이는 땅에

기다리기라도 하듯 넓은 땅은 반듯하게 우리를 반긴다

주변에는 멀리 인천대교가 보이고 갯펄옆으로 산책 데크가 있어서

벌판에서 잠을 자고 아침산책까지 할수 있는 명당자리다

밤이 이슥토록 멀리 여행온것처럼 둘러 앉아 사는 이야기도 하고

그러다 별빛 초롱초롱한 들판에 각각의 텐트에 들어가서 죽은듯이 누워있는 시간

인간은 원래 홀려였다는 것을 실감하고 고독을 온몸으로 체험하는 시간이다.

자연으로 돌아가는 시간.....죽게되면 이렇게 바람소리 가득한 땅에 누워있으리라는 생각을

이 야생의 시간에 들때마다 줄곧 해보게 된다

야생의 시간을 가지노라면 각박하게 살아온 시간이라든가

어떤이와 소용돌이속에 갇혔다던가

죽어도 뗄수 없는 정이라든가....

아무것도 아니었음을 어느순간 술기운처럼 골고루 온몸에 퍼지는 날이 있다.

그 술기운같은 아무것도 아님이 축쳐진 삶에 희한하게도 독을 제거하는 위대한 힘을 가졌다.

미세먼지와 소음의 세계를 벗어나 야생의 시간을 가지고 돌아올때마다

죽었던 시간이 다시 살아오는 희열이 생긴다

도시의 독소들을 방류하고 새로운 기운을 가득채우고 돌아오는 즐거움

비박의 즐거움이라 하겠다.

 

2019.2.16~17(토, 일 비박)

영종도 운남동 175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