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島

2019.3.3.선유도-장자도-대장도

kyeong~ 2019. 3. 3. 23:49




절벽에서

 

길 끝을 모르는 나는

겁 없이 길을 간다

삶의 특별한 의미를 잃어버린 나는

날마다 절벽을 오른다

절벽을 잡고 세상을 살아볼까

어디를 보아도 모서리뿐인 몸뚱이

모난 면까지 비비는 햇살처럼

절벽을 잡고 하늘을 본다

 

절벽에서 내 몸은

줄기세포처럼 분열한다

분열하듯 손 뻗어

절벽의 끝을 향한다

절벽의 끝은

새로운 우주를 만나는 정거장

길 끝에서 어김없이 나타나는 새로운 길

절벽은 내일을 향한 나침판인가

 

나의 마음은 오늘도 벼랑 끝

예상치 못한 길을 돌고 돌아

다시 벼랑 끝에 섰을 때

보이는 것마다 길이 되는 순간

줄기세포처럼 번지는 기쁨

지금까지 걸어온 일이

다 벼랑을 만나려고 걸어온 일인가.

 

 

 

梁該憬

2019.3.3, 일 대장봉에서

3.1~3까지 삼일 연휴

직장인들에게는 황금 같은 시간이다.

비금도에서 하루를 보내고 올라오는 길에 선유도에서 비박을 하기로 했다

새만금 간척지의 방조제길이 생기는 긴 세월 동안 어쩌다 한 번씩 관심을 끌게 되었다

새만금 방조제 길이 한창 공사 중일때 신시도 대각산을 올랐었고

또 공사가 마무리될 즈음에 야미도에 갔었고

3년 전인가...신시도에서 무녀도까지 다리가 이어졌다고 해서

무녀도 트래킹을 한 후

사람만 건너다니는 어설픈 목조다리를 건너 선유도 선유봉과 망주봉을 올랐었다.

서해안의 아기자기한 암릉군을 아름답게 바라보았던 기억을 송환해서 이번에 다시 즐겨볼 생각이다

선유봉에서 건너다보이는 대장봉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사륜 바이크도 다니고 집라인이 있어서 가족 단위로 즐기기 좋을 거라 생각했던 곳이다

새만금 방조제길에서 무녀도와 선유도 장자도까지 연결하는 대교가 놓였으니

이제 더는 외로운 섬이 아니다

어둑어둑해지는 시간 선유도의 파도 소리를 들으며 하루를 묵게 된다니 그저 즐거운 마음이다.

여행을 좋아하다 보니 못가 본 곳은 있어도 한 번 가지는 않는다.

 

 

 

시간이 된다면

무녀도 선유도 장자도 대장도 그리고 다시 선유도로 나와서 망주봉까지 걷는다면 속속들이 다보는 셈이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선유도 해수욕장에서 일박을 하고

선유도 장자도 대장도까지만 걷고 망주봉은 생략을 했다.

 

 

무녀도에서 선유도를 건너면 바로 버스정류장이 있다

하차를 하고 횡단보도를 건너서 바닷가 마을로 내려오면 트랙킹 시작점이 된다.

선유교 건너서 첫번째 버스정거장 (트랙킹시작점)

전북 군산시 옥도면 선유도리 산 44-1

 

2019.3.3.일. 날씨 흐림

선유교-옥돌해수욕장-선유봉-장자도-대장봉

 

금도 산행을 하고 목포 송공항에서 열심히 달려 군산 선유도에 도착하니

예전보다 사람과 차량이 북적북적  수십배 많아졌다

사람들이 용케도 좋을곳을 찾아오는구나 싶다.

솔밭아래 텐트칠 장소를 잡고 일어서니 어느새 선유도 해수욕장은 어둠이 가득 내려앉았다

함께 온 일행들과 밤바다와 삶과 이야기와 술을 섞어서 삼월의 추억을 만들고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 트랙키을 하리라 생각했다.

 

 

선유도의 밤바다를 바라보며 텐트에서 하루를 보냈다

집라인타워며 솔섬으로 건너가는 교각이며 바닷가에 조명시설을 해두어서 섬풍경은 예전보다 조금더 화려해졌다.

마치 한강 둔치에 앉아있는 느낌이 들었다.

서해안의 바다는 동해안보다 고요해서 좋다

동해안 바다는 파도가 내마음속으로 밀려들어올 것 같은 반면

서해안 바다는 내가 바다로 끌려가는 느낌이다.

 

 

시간차를 타고 색깔을 바꾸는 짚라인 타워.

바라보는 동안 팔색조처럼 변화는 조명

날이 흐려서인지...별빛은 어디로 다 숨었는지...

별빛이 그립다

여름이 되어서나 볼 수있을까.

 

 

솔섬으로 건너가는 다리는 화려한 조명빨을 자랑하고 있다.

선유도는 이제 고즈넉한 섬이 아니다

차량이 몰리고 북적북적대는 섬으로 바뀌었다.

 

아침하늘이 미세먼지가 가득해서 풍경을 알아볼수 없을 지경이다

지방에 와도 서해안쪽으로는 맑은 하늘을 기대하기는 이제 어려운것 같다.

방독면를 쓰고 우주인들처럼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멀리  고군산대교가 어렴풋이 보인다.

 

 

고군산대교를 조금더 당겨보지만 흐린 날씨....

신선이 놀다갔다는 섬 선유도인데

오늘 아침은 미세먼지만 잔뜩 놀다가는 섬이다

 

 

선유도 해수욕장에서 바라본 대장봉과 왼쪽 솔섬

지난밤 조명이 아름다운 곳이었고

짚라인 안착지이기도 하다

 

 

왼쪽으로 선유봉이 보이고 앞에는 대장봉이다.

저기 대장봉 바로 아래 전망대 데크가 있어서 비박을 한후 일출보는 명소이기도 하다.

 

 

솔섬뒤로 보이는 봉우리는 대봉이다

건너편 대장봉과 오른쪽 대봉...이름이 헷갈리는데 선유3구에 속하는 대봉이다.

대봉에도 전망대가 있는데 저기서 바라보는 풍경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절경이다.

 

 

섬가운데 독불장군처럼 우뚝 솟은 봉우리는 망주봉.

이번에는 올라가지 않았지만 몇년전에 올라갔던 봉우리...

저곳에 오르면 마치 하늘을 나는 것같은 느낌이 들정도로 기회가 된다면 꼭 올라보기를 권한다.

 

 

망주봉에 오르면

확연히 보이는 '평사낙안'

모래위에 기러기가 내려앉은 모양이라는 뜻이다.

선유도의 으뜸가는 상징물이라 하겠다.

(2016년 촬영)

 

 

2016.9.11. 망주봉에 올라 바라본 선유도 풍경

선유봉과 장자도 대장봉이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이다.

이곳에 올랐을때 바다를 향해 날고픈 충동이 일었었다

바다위를 날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이 일정도로 날고 싶은 곳이었다.

길끝에서 길을 만난다 했던가..

그 길은 날고 싶은 길이었었다.

 

 

 

른 아침

선유해변에서의 아침풍경을 바라보고 트랙킹을 위해서

아침밥도 거른체 서둘러 트래킹을 나선다

장자도와 대장봉을 먼저 오르고 나중에 옥돌 해변으로 갔지만

트래킹하기 좋게 순서대로 편집해본다.

 

 

저 빨간다리 선유교를 건너자 마자 버스정류장에서 하차를 하고 마을로 내려오면 선유도의 바닷길이 시작된다.

날씨가 흐린것인지 미세먼지탓인지 아침 날씨가 이토록 낮은 하늘을 드리우고 있다.

춥지도 않고 걷기 딱 알맞은 마음보다 하늘이 무겁다

 

선유남로~ 남쪽 항만~

움직이는 어선도 없고 고요한 아침이다

무겁게 내려앉은 하늘때문인지 누구도 바다로 나갈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걷고자 찾아 온 사람이 보이지 않는 해변 ...

이리저리 길을 찾아 아침 건강을 위해 열심히 걸어본다.

 

 

앞산섬

선유도 남쪽 해안을 따라 나무데크길을 조성해두었고 그 해안길을 따라 조금 걷다보니

아..드디어 만난 고기잡이배

잔잔한 바다위 오로지 홀로 바다를 영위하고 있다

 

거친 해안을 따라 걷기좋은 데크길이 조성되어 있다

낮게 흐르는 바닷내음이 올라오고 있다

지금은 온세상이 요동이 없다

산도 바다도 마을도 모두 침묵하는 세상이다

단지...이방인의 걷는 소리만 투박하게 들릴뿐이다.

 

 

데크에서 바라본 선유봉

저 암릉이 바라보는 것보다

올랐을때 풍경이 기가막히는 곳이다.

새만금 주변의 점점이 떠있는 섬들과 바다와 하늘의 조화로움이 가득한 곳이다.

 

데크길 끝나는 곳에서 옥돌해변을 만난다. 선유봉까지 500미터...

거리계산을 어떻게 한건지 몰라도 도선상의 거리는 1km 쯤 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바다풍경과 암릉의 멋진 풍경을 바라보며 급하지 않은 경사를 오르다 보면 어느새

나즈막한 봉우리 선유봉을 만나게 된다.

 

옥돌해변에서 뒤돌아...걸어온 해안길을 바라본다.

 

옥돌해안과 선유봉

날씨가 맑았다면 얼마나 더 기막힌 풍경이 되었을까

하늘은 늘 행운을 주지 않는다

비가 오지 않은것만으로도 다행이지~

섬이 어디 가는 것도 아니고 아쉬우면 또 오면 되니까...

가장 쉬운 생각만 하고 살자~

 

옥돌해안의 돌은 납작납하다

파도가 많지 않았는지 둥글둥글하지 않고 납작한 옥돌만 가득하다.

이마을 사람들 마음같이 납작납작하다

 

쓸쓸한 바닷가..

3월초입의 옥돌해변은 사람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 고요한 바닷가

바닷가 자갈을 훓고가는 파도마져 보이지 않는 곳

오늘은 작정하고 아침도 바다도 파도도 늦잠을 자기로 했나보다

 

길바닥에 새긴 선유봉 표지판

깨진 시멘트 바닥이며 자갈이며

제멋대로 ....사는게 이렇게 깨지고 부서지고 그렇게 세월을 보내는거죠뭐

 

옥돌해수욕장이 있는 마을을 빠져 나가서 본격적으로 선유봉을 향하여 오른다.

 

사람이 살지 않는 돌담집..허물어질듯...그래도 긴세월을 버티는 돌담

사람은 가고 없어도

어디선가 사람의 따듯한 목소리가 들릴것도 같은 시골 돌담이다.

 

선유봉 112미터

산은 낮지만 오르는 길이 암릉길이라 조심조심 올라야 한다.

낭떨어지도 있고 편하지 않은 길이다.

 

 

선유봉 정상이라야 어설픈 목판 목걸이 하나 걸치고 있다

그렇지만 이곳에서 보는 풍경은 가장 멋진 그림을 보는 것 같다.

 

 

선유봉 정상에서 선유도 해수욕장 방향의 풍경(2016.9월 등산 사진)

 

 

선유봉 정상에서 무녀도 방향의 풍경(2016.9월 사진)

 

 

 

선유봉을 내려와 장자도로 건너가는 다리

왼쪽은 옛다리

오른쪽은 새로 놓인 대교

트래킹은 왼쪽 다리를 이용해서 건너게 된다.

 

 

장자도에서 바라본 선유도 아침 풍경

왼쪽 대봉 가운데가 망주봉 오른쪽이 선유봉이 쬐끔 보인다.

 

 

트래킹으로 건너게 될 장자교

 

흐릿한 망주봉..

 

 

 바닷가 갈매기들도 날아볼 생각이 없다 한적한 아침시간

 

 

장자도 선착장을 지나 작은 다리를 건너 대장도 대장봉을 향하여~

 

장자도에서 바라본 선유도

오늘의 선유도는 꿈같은 시간이다

뭔가 보일듯 말듯...

보았으나 다보지 못한듯하고

못본듯하나...어느 한귀퉁이가 선명히 기억이 난다.

 

 

장자도에서 바라본 대장도 대장봉

 

 

대장도 방파제와 건너편 선유도

 

대장도 바닷가 풍경

 

 

대장봉으로 오르는 길목

다리가 생긴 이후 많이도 다녀갔다.

그중에 하나가 되어 첫발을 디뎌보는 대장봉...

먼저번 선유도를 다녀가면서 꼭 와보고 싶었는데

마음먹은데로 이루어지는 것에 대해 고마운 마음이다.

 

 

대장봉은 전체가 커다란 바위덩어리다

엉금엉금 기다시피 하면서 봉우리를 오른다 높지는 않지만

바위덩어리다보니....기어서 올랐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솔숲사이로 좀더 편한길이 있었는데 모르고 바위를 기어서 올랐다.

 

 

대장봉을 오르면서 바라본 장자도

 

 

군산의 둘레길은 "구불길"이라 한다.

대장봉길도 산이 높지 않다보니 둘레길에 속한다.

들쑥날쑥 해안을 따라 걷다보니 구불구불 생긴데로 구불길이다.

 

 

앞에 보이는 섬은 '관리도'

항상 관리받고 섬인가...하하하ㅏ...

지방의 지명은 숨은뜻이 많이 들어있고 지방의 방언이 변화한 것이 많아서

재밌는 이름들이 많다.

 

 

정상은 제법 평평한 바위 봉우리

소나무에 정상을 알리는 목판 목걸이

 

 

대장봉 정상에서 바라본 장자도와 선유도

한달후 또 올테지만...흐린날의 아침이 왠지 아쉽다

다시 왔을때...청명한 풍경으로 만날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아침은 해가 중천에 뜰정도로 밝아왔지만

햇빛은 미세먼지때문에 맥을 못추고 있다.

이런날은 산에 올라도 조망이 없어서 아쉬운 마음만 가득하다

 

 

선유들 바라보면서 내려가는 길은

좀더 편한 나무계단길을 택했다.

 

암릉길 말고 나무계단길로 내려오면 만나게 되는 전설이 깃든 할매바위

 

할매가 살았던 오두막집과 그 뒤에 우뚝솟은 할매바위

 

산자락에 홀로 살았던 할머니를 그리는 전설을 읽으며 이번 섬여행의 마무리를 하게 된다

이낡은 집은 얼마나 더 버티고 지낼수 있을까

내아이의 아이가 이곳을 지나갈때도 이집은 남아 있을까...

허물어져가는 집에도 전설이라는 숨결을 넣었다.

 

대장봉으로 오르는 길이 어런 나무계단으로 편하게 오를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암릉길로 올랐다가 이 나무계단길로 내려오는 것을 권하고 싶다.

 

대장도의 이쁜 펜션...

듣기로는 예약하기가 힘들정도로 사람들이 몰린다고 한다.

 

장자도의 궁궐같은 이쁜 펜션들...

 

대장도에서 장자도로 건너와 선유도 트랙킹을 마무리 한다.

 

무녀도 선유도 장자도 대장도를 한몸으로 생각하고 새벽부터 빡시게 한꺼번에 걸어도 좋을듯한데 시간과 체력이 필요하다

이미 무녀도와 선도 망주봉을 걸었던 터라

그쪽은 생략하고 걸었지만 다시한번 전 코스를 다 걷고 싶은 욕심도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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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많고 산도 많고 사람도 많다

풍요속에 길을 찾아 즐거움을 찾아 나서길 수없는 세월이다

바쁘고 정신없이 살아가는 직장인에게 길은 보약같은 존재이다.

 산을 오르고 한바탕 땀을 흘리고

걷고 싶은 만치 걷고 오면 살아가는 일이 왠만하면 덤덤히 받아넘기게 된다.

그 숱한 길중에 왜 선유도라는 섬이 내 앞에 왔는지는 모르지만

하늘이 점지해준 길이라 여기며 그 길에서 아들을 얻듯 즐거움을 마음가득히 잉태하고 돌아왔다

어디서 왔는지는 모르지만 함께 걷는이가 있어서 외롭지 않게 걸을수 있었다

나만이 존재하고

나만의 세상을 가지고

나만의 기쁨을 얻을수는 없는 일

함께 하는 하는 일이 살아갈수록 참 기쁜일이라는 것을 새록새록 느끼게 한다.

 

2019.3.3.일. by g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