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2019.3.31. 바람 부는 날(완주 기차산 장군봉에서)

kyeong~ 2019. 3. 31. 23:49



바람 부는 날

 

어제까진 봄날이었다가

오늘은 눈발이 날린다

이런날 진달래는

어쩌자고 다 피어버렸네

천군만마의 군화 소리 같은 바람은

장군봉을 향하는데

봄은 여러 겹으로 울타리를 친다

 

바람 속에 서 있는 삼월이

벼랑 끝으로 떨어져 나갈 때

진달래 혀 빼물고 다시 산자락을 오르겠지

내일이 사월인데도 눈발 날리는 산자락에 살자니

거센 바람이 몰려올 때마다

괜찮을 거야 속으로 파고드는 기도

바람을 이기고 돌아보니

어느새 진달래는 가고 없네

평생 변하지 않는 것은

저 맷집 좋은 장군봉뿐일 거야

 

梁該憬

2019.3.31. 완주 기차산 장군봉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