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2019.4.27.연두연가(월악산에서 )

kyeong~ 2019. 4. 27. 23:48




연두 연가

 

산의 슬하에

연둣빛으로 말하는 잎들이 산다

연둣빛 손바닥 위에

무엇을 쥐여줄까

볼 통통한 햇빛은 손금을 쥐여주느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산을 넘는다

연두 잎으로 채우는 산의 시간

풀잎이여 연둣빛이여

시간 맞추어 나를 마중 나오셨는가

나는 저 손짓에 이끌려 너무 멀리 와버렸다

산길에서 벗어 날길 없는 운명

연둣빛이 없었다면 산에 오지 않았을까

겹겹이 쌓여온 산의 마음

연둣빛이 길을 터주지 않아도

보이는 길

눈을 감아도 아른거리는 저 손길 때문에

집을 두고 또 산에 오네

 

梁該憬

2019.4.27.월악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