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해도
아무리 춥다 해도
가고 싶어 간다
북극점 같은 그곳에 서서
순환하는 산하를 보노라면
내 삶이 돌고 돌아
여기에 올 수밖에 없었던 약속이었나
아침과 저녁 빛깔이 닮았듯이
수년 전과 지금의 체온이 너무도 닮아
빙빙 돌아가는 북극점 같은 여기에서
산줄기마다 선을 긋고
내 삶의 층마다 선을 긋는다
산은 저렇게 달려가는구나
가파른 절벽을 다듬어가며
첩첩산중을 세상에 풀어 놓는구나
해는 또 저렇게 부서져 내리는구나
어느 날 내린 눈발이
부서져 내린 해의 분신이었는지도 몰라
이산과 저 산이 손잡고 순환하는 세상
여름과 겨울은 다른 계절이 아니라
세월의 도르래를 잡고 순환하는 중
겨울을 퍼 올리면 아래에서 곤함을 달래는 여름
여름을 퍼 올리면 순응하듯 낮은 곳을 향하는 겨울
그래서 여름에 와도 그곳이 좋더라
겨울에 와도 그곳이 좋더라
바람이 분다 해도 그곳이 마냥 좋더라
梁該憬
2018.12.15. 발왕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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