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부는 날
어제까진 봄날이었다가
오늘은 눈발이 날린다
이런날 진달래는
어쩌자고 다 피어버렸네
천군만마의 군화 소리 같은 바람은
장군봉을 향하는데
봄은 여러 겹으로 울타리를 친다
바람 속에 서 있는 삼월이
벼랑 끝으로 떨어져 나갈 때
진달래 혀 빼물고 다시 산자락을 오르겠지
내일이 사월인데도 눈발 날리는 산자락에 살자니
거센 바람이 몰려올 때마다
괜찮을 거야 속으로 파고드는 기도
바람을 이기고 돌아보니
어느새 진달래는 가고 없네
평생 변하지 않는 것은
저 맷집 좋은 장군봉뿐일 거야
梁該憬
2019.3.31. 완주 기차산 장군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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