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島

2020.2.15.토. 창원-저도 비치로드

kyeong~ 2020. 2. 15. 01:48



2월, 어느새 봄


봄인가 보다

나른하게 낮잠을 자는 바다

동백꽃 피는 소리에도

꿈적도 하지 않는다 

무수히 부서지는 은빛 언어들은

야생의  별들이 밤새도록 풀어놓은 고해성사들

그리하여 닿을 수 없는 먼 곳에 두고

스스로 빛이되기를

태양을 향하여 기도하는 중


나른한 바다를 향하여

들어간 생각들이 비틀거리지만

용케도 균형을 잡았는지 미동이 없다

고개를 들어보니

동백꽃이 논개처럼 뛰어든다

수장된 동백의 영혼은

아침이 가장 먼저 드는 바닷가에서

동백의 정원을 이룰 것이다


나른한 바다를 향하여

은빛 언어들이 잠을 깨울 때

꽃들의 생이 시작된다

동백꽃이 피는 바닷가에서

때 이른 봄을 담는다

홍매화까지 피는 바람에

봄물이 들어버린 날

나의 고해성사는 이번 봄을 넘기기로 했다 

별들이 어두운 밤을 수없이 지내왔듯이.


梁該憬

2020.2.15.토. 창원 저도 비치로드에서



설 연휴동안 디나완섬의 바다에 흠뻑 취했던 그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

말레이어로 수트라는 실크빛을 뜻한다

실크빛 바닷가에서 여름 휴가처럼 여유롭고 한가한 시간을 보냈다

그 여운이 아직까지 남아있어서 남쪽의 바다로 떠나기로 했다

창원시 마산에서 3년정도 머물렀던 곳이라 반가운 마음으로 떠날수 있었다

날씨가 10도를 웃돈다고 하니 설익은 봄을 만날지도 모르겠다

봄이든 겨울이든

남쪽마을의 풍경은 온기가 돈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섬이며 싱그럽게 푸른 바다는

기대에 못미친적이 없었는데 섬이라서 더 좋다

둘레길이름도 '비치로드'라고 하니 디나완섬의 수트라빛 바다를 선물해줄것 같은 기대를 가졌다



2020.2.15.토 맑음

인천 6시 30분출발-저도 11시20도착

저도연육교(콰이강의다리)-구복리버스정류장-조밭개마을-1,2,3,4전망대-바다3구경길-능선4거리-용두산-능선사거리-큰개-저도연육교

약7키로 / 3시간 소요

오후2시30분 트레킹종료

맛집 식사후 오후 3시 30분 인천 출발-오후 8시도착


저도 연육교(콰이강의 다리)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구복리 304-6


콰이강의 다리는 태국에 있는 다리로 1942년 일본군이 영국 육군 포로들을 이용해 건설

1943년 10월에 완공이 되었다

구산면과 저도를 연결하는 '저도 연육교'를 왜 콰이강의 다리라고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기는데

안내문에 의하면 1958년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전쟁영화

'콰이강의 다리' (감독 데이비드 린)에 나오는 철도용 다리와 모양이 닮았다는 점에서

발생된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영화가 비록 암울한 전쟁 역사를 담고 있지만

수년간 많은 사람들이 입을 통해 자연스럽게 형성된 하나의 별칭으로 자리잡게 되었다고 한다



스카이워크 입구

연인들이 사진을 찍기 좋은 장소 



스카이워크 바닥을 보호하기 위해 덧신을 신고 ~



저도 스카이워크

바닥은 투명유리로 되어 있어서

바다가 훤히 보인다

요즘은 투명유리를 설치한 시설물이 많아서인지

예전처럼 무섭지는 않다


스카이워크에서 바라본 풍경

시원하게 어선이 달려간다

오늘은 영상 10도를 웃도는 날씨다

날씨가 봄날처럼 잔잔하여 둘레길을 걷기에 아주 좋은 날씨다

저기 바다 어디쯤에서 봄이 올라올것 같은 예감이다


스카이원크옆 저도 연육교

모두 빨간색 스카이워크로 걸어오는 바람에

저도 연육교는 텅 비어 있다

지역주민들이 옹기종기모여 앉아서 지역특산물을 파는 모습

하산길에 팔아드려야겠다고 ....지금은 그냥 지나간다



1키로 가량은 바다를 끼고 아스팔트길이다

어선들이 오가는 마을

어촌의 마을길을 오랫만에 걸어본다


언덕길을 넘어...조밭개 마을로 가는 길

해양관광로를 따라 걸어가면서

정오를 향해가는 바다풍경을 눈에 담아본다


미역냄새가 전해져 온다

가슴 밑바닥까지 미역냄새가 가득하다

들떠있던 마음이 미역냄새에 차분하게 안정을 찾았다



조밭개 마을 앞

주인없는 썪은 목선이 눈길을 잡는다

이마을의 역사와도 같은 목선

한때는 주인을 위해 충성을 다했을 목선

외롭게 주인이 살던집이라도 바라보는 양...떠있다


홍합 말리는 풍경

홍합 말리는 아주머니가 이마을에 찍을게 있느냐고 물어본다

늘 이곳에 살아온 사람은 이곳이 삶의 무게 이고 터전이다

이곳으로 어쩌다 온 사람들은 별게다 풍경이라 카메라를  눌러본다


바다태생 홍합...맛있게 보이죠

해초냄새가 베어든 홍합

홍합 한 주먹 넣고 미역국을 끓이고 싶다

그대 한입 내 한입



어구를 가득 실은 수상창고


해양관광로를 한모퉁이 돌고나니... 저도 연육교가 다시 보인다

섬이야 늘...한바퀴 돌고나면 거기가 거기..

그렇지만 맑은 공기와 한복판까지 뛰어가고픈 바다가 있어서

찾아 올때마다 새로운 기분이 들어서 좋다


제1전망대로 가는 바다구경길 입구

처음에는 아스팔트길로 트레킹하는구나 싶었는데

마을을 지나자 이내 숲길로 들어선다



비치로드 둘레길 안내판을 따라

바다냄새 솔솔나는 길

해송숲 사이로 보이는 바다는 더욱 신선한 기분이 들게 하는 길

아....오늘도 최고의 하루를 보내겠구나


제1 전망대로 가는 길


바닷가 갈대숲에는 긴 세월을 견딘 외나무리 다리가 있다

어떤이가 지나가면서 이런것도 찍느냐고 한다

몰랐던 풍경

저도를 지켜온 것이라면 찍을수 밖에 없다


산비탈 한켠에 매화나무가 봄을 알린다

2월, 어느새 봄

생각지도 않은 봄을 만나

내마음 구석구석 봄바람이 인다


소나무향내며

끊임없이 올라오는 바다냄새며

이렇게 기분좋을수가

운수대통한 날처럼....

혼자 걸어도 꿈길 같이 행복한 길

2달 내내 기침으로 가득한 몸에 신의 은혜를 받은 것처럼

봄의 가호가 내게로 전부 오는 것처럼 기분 좋은 길이다



짙은 그늘이 있는  숲길

준비없이 만나는 봄을 잠시 가려주는 듯....

숲속에 드니 시원한 맘마져 든다



1.5키로 정도 걸어오니 첫번째 전망대



첫번째 전망대에서 만나는 풍경


1전망대에서 바라본 쇠섬


한모퉁이 돌아도 바다는 낮잠을 자는듯 고요하다

서둘러 오는 봄때문에 나른한가보다

춘곤증이 밀려드는 바다...

좀더 있으면 꽃때문에 멀미를 할텐데...


1전망대에서 0.8키로 거리에 2전망대가 있다

여기서 바다절벽을 따라 데크길이 있다

산길로 걸어도 되고

바다구경 1,2,3길로 걸어도 된다


별이 쏟아진것처럼 은빛언어들을 바라보며

말이 없어도 가슴에는 할말을 무수히 남기고 가는 길


막연한 상상을 하며 이곳까지 왔지만

아무 생각없이 앞을 보며 가는 길

생각을 모두 털어내고 싶은 날이 있다

아름답다는 말조차 소음이 될것 같은 고요한 바다를 만나

한동안 누군가 걸어간 발자욱을 따라 조용히 걸어간다



한마디도 하지 않고

꽃이라도 저곳에는 떨어지지 말라고 하고 싶은 바다


조용해도

삶은 이어진다

살아가기 위한 삶의 부표같은 풍경


수트라~


바다는 바로 이런 색이야~


3전망대에서 ~


3전망대의 바다 색깔~

자갈까지 훤히 보이는 맑은 바다


무염으로...걸어온 길

단순하게 흑백의 시간처럼 걸어가는 시간


내것이 어디있나...

모두 스쳐갈뿐~


모든 나무에서 금방이라도 꽃이 피고 잎이 날껏 같은 봄말같은 하루

새의 혀같은 잎이 금방 말을 할 것 같다


소나무에도 더 푸른 빛이 돌고...


건너편에 보이는 곳은 경남 고성땅이다

바다에서 보이는 풍경은 옹기종기 코앞에 보이지만 길은 돌아서 돌아서 한참 가야 한다


고성땅이 보이는 4전망대

이곳에서는 한동안 바다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해초 냄새를 가장 오랫동안 느꼈던 시간

햇빛아래 앉아서 봄이라도 기다리는 것처럼....


바다전망대는 이제 마지막이다

바다데크길을 여기에서  접고

지금까지는 경사도가 없는 길을 걸었지만

용두산으로 오르는 길은 오르막이다



바다의 거친 삶의 현장이겠지만

오늘은 가장 평온한 날처럼 보이는 날


바다구경길이 끊어진 곳에서

이제 산으로 올라가야 한다


바다데크길이 끝나고...

산길로 걸어가는 바다구경길

이곳에서 1.5키가면 용두산 정상이다



바다3구경길

용두산으로 오르막이 시작되기전까지의 풍경

잔솔나무 사이사이로 바다는 연신 이야기를 전한다

주고 받은 말은 많은데

내속에 있던 말을 다 전하지 못한체...



동백꽃 뿐만 아니라

매화꽃뿐만 아니라

진달래도 핀 2월

벌써, 봄, 봄, 봄



용두산으로 오르는 가파른 길


능선 사거길에서 용두산까지 300미터 올랐다가

다시 턴해서 이곳까지와야 한다

배낭을 이곳에 벗어두고

용두산으로 고고씽~



200미터 높이의 용두산...

문득 부산의 용두산공원이 생각난다

용의 머리쯤으로 여겨지는 곳인지...



용두산에서 바라보는 풍경

저도 연육교

그 옆에는 자라섬

왼쪽은 구복리 마을풍경

오른쪽 끝에는 구복리 안목섬이다


용두산에서 마을로 내려와 하늘을 보니

뭉게구름이 몰려온다

건물 유리벽의 구름반영이 아름다워서 한컷



둘레길끝에서 만나는 매화밭

청매 홍매까지 특급선물을 받은 길이다

정신없이 매화에 마음을 빼앗겨 수없이 카메라 똥침을 눌렀던 날이다

많이 찍었지만 낙화하는 꽃잎처럼 사진을 날리고

몇장만 남겨서 그날을 기억해본다

청매 #1


청매 # 2


청매 # 3


매화


홍매# 1

홍매# 2


홍매# 3


홍매# 4


홍매# 5


홍매# 6



큰개마을 매화삼매경을 마치고 다시 조밭개마을을 지나 연육교쪽으로 넘어가는 길


조밭개 마을쪽으로~


크리스마을을 만난것처럼 붉은 빛깔...

길을 멈추지 않을수가 없다


갈퀴꽃도 다소곳이 봄을 알리고....


생각지도 않은 봄을 만나 상춘객이 된 하루다

이럴줄 알았으면 봄단장을 하고 떠나는건데

겨울옷을 벗지못한체 어줍잖게 봄을 만났다

동백이 피고지는 바닷길에서

화룡점정 홍매화까지 만나고 나니 축복받은 삶을 살아온듯 기분이 좋다

2월은 남쪽으로 가야겠다

기침으로 뒤범벅이 되었던 몸에 봄이 들었다

고급스런 꽃들을 마음껏 만났으니

온몸이 봄이다

동백이며 매화며 진달래까지...

얼어붙은 세상이 전부다 환해지는 느낌이다

나무마다 물이 오르고 가는곳마다 싹이 돋는 계절이다

잠시 강추위가 찾아오겠지만 길게 머물지는 못하리라

저리 웃고 있는 매화가 있는데....


20200215.토 by gyeong~


서울식당 낙지볶음

마산에서 먹은 맛집중에 가장 맛있게 먹은집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구산로 114 

지번-구산면 옥계리 7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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