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海

2020.6.14.일 영덕 블루로드

kyeong~ 2020. 7. 1. 00:09

부산가는 것보다 더 먼곳처럼 느껴지는 영덕

요즈음은 곳곳마다 길이 뻥뻥 뚫려서 마음만 먹으면 쉽게 갈수 있는 곳이 되었다

어제 영덕의 공룡능선 팔각산행을 마치고

영덕의 풍력단지에 아지트를 틀고 노숙을 했다

강구항에 들려서 바닷 내음이 풀풀 나는 회두접시를 뜨고 술한잔에 외지에서의 밤을 곤하게 보냈다

 풍력단지의 큰 날개소리가 위력적으로 들리는 곳이지만

술과 바람과 비와 그리고 바닷내음이 한데 어우러진 곳에서 집과 일과 모든 인연들을 내려놓고

몇몇 산우들과 거친 자갈밭에 자리를 펴고 누워있자니 세상 내누울곳만 있으면 참 행복한 일 아닌가 싶었다

 

 

폭우가 쏟아진다고 했는데 밤이슥할때까지 하늘은 맑았다

 

폭우가 온다고 몇일째 뉴스가 나오는 바람에 길떠나는 것을 식구들이 반대를 했었다

그러나 비오면 어디라도 들어가면 되겠지 .....

영덕으로 가는 길에 비가 몇방울 떨어지긴 했지만

팔각산 산행을 하고 영덕 풍력발전단지에 아지트를 틀고

밤이 이슥토록 비는 오지 않았다

잠이 깊게 들었던 새벽3시...그제서야 후두둑 후두둑 빗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생판 모르는 땅 길바닥에 누워서 비오는 소리를 들어도 행복한 영덕의 밤을 보내게 되었다

 

산행을 하고 텐트를 쳐도 비가 고이지 않을 땅을 찾아서

영덕 블르로드 풍력발전단지 아래로 아지트를 틀었다

 

새벽 3시부터 비가 오기 시작했다

빗소리를 들으며 보내는 밤

낯선땅 낯선밤이 지나가고 있었다

 

 

2020.6.14.일요일

어제는 맑았지만 아침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영덕블루로드 b코스 해맞이공원에서 출발하여 축산항에서 마무리짖는 곳

축산항 정자로 갔다

수도권으로 출발하여 올라가려면 블루로드 전코스를 걷기는 어려우니

축산항근처 죽도봉 둘레길만 조금 걷기로 했다

 

축산항 방파제

하늘이 조금은 위로 올라갔다

비가 개일 모양이다

그렇게 많이 온다던 비는 반나절도 못채우고 하늘을 들어올리고 있다

 

 

블루로드 b코스 끝지점 죽도봉 둘레길

 

멀리 풍력발전단지가 보인다

강구항에서 시작해서 해맞이공원까지 걷는 영덕블루로드a코스 중간지점이다

어제 저 풍력발전단지에서 거대한 풍력발전기의 날개소리를 들으며 밤을 보낸 곳이다

 

요즈음은 둘레길에 지질과 암석에 대한 안내문이 있어서

잊고 살던 지구과학시간을 조금씩 떠올리게 한다

 

 

얼굴바위

 

영덕 블루로드 죽도봉 등대

넓은 데크가 있어서 자리깔고 앉아서 망망대해와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곳이다

간혹 여기서 비박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밤새 밀려오는 파도소리와 함게 내몸이 파랗게 되는 느낌이 될때까지 바닷소리를 듣고 싶은 날도 있을테니까.

 

 

비가 온후 안개로 가득한 풍력발전단지...

해무와 바다와 그림같은 동해의 풍경

나는 동해의 풍경을 보면서 자랐지만 함께한 일행들은 동해의 푸른 풍경에 맘껏 즐거워 한다

 

 

나무도 사람도 지구도 세월도...나이 없는 것이 있으랴

영덕땅의 나이랄까

지구의 나이랄까 퇴적하면서 나이테처럼 층이 생겼다

 

 

구멍이 난 타포니지형..

 

마그마가 메운 암석

마그마에 자갈이 섞여서 땅의 틈을 메꾸었다고 한다

 

 

비를 머금고 있는 패랭이꽃

 

멀리 멀리 해파랑길은 뻗어가고 있다

동해의 북쪽끝에서 남쪽끝까지의 길을 총칭 해파랑길이라고 하는데

그중에 영덕구간을 불루로드라고 별칭을 가지고 있다

 

하늘은 점점 바다를 닮아가고 있다

푸르디 푸른 하늘

더 푸르디 푸른 바다

 

바닷속이 훤하게 들여다보이는 맑은 동해바다

 

 

영덕은 가로수를 비싼 향나무로 심어두었네요...

 

7번국도의 드라이브코스 매력은 우리나라에서 첫번째로 꼽을수 있는 곳이다

맘같아서야 7번 국도를 모두 달리고 싶지만

영덕에서 울진까지만 올라가보기로 했다

잠시 망양 휴게소에서 커피를 마시며 동해의 아름다운 바다를 여유롭게 바라보았다

 

 

망양휴게소에서 바라본 동해바다

 

 

영덕대게를 알리는 길가 표지판...

 

울진 촛대바위

울진에도 촛대바위가 있는줄 처음알았다

 

 

비박을 떠날때마다 참 먼길을 돌아서 돌아서 다닌다

역마살이 아니면 이렇게 다니기 정말 힘든곳이다

차안에서 오래 앉아 있어야 하고 많이 걸어야 하고

거기다가 비박이다보니 잠자리가 편한것도 아니다

씻지도 못하고 거지꼴을 하고 2~3일을 보내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

그래도 또 떠날날을 기다리며 하루하루 보낸다

다음 비박지는 도명산이다 또 거지꼴로 노숙을 하겠지만

이런게 사는 맛이고 행복인걸 어찌하랴

 

2020.6.14.일  by gyeong~